3M興業 CinemAgora님의 제보 덕분에 알게 된 흐뭇한 소식 하나. 퇴임 후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이버 활동에 들어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최근 필명을 정했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3월27일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노무현의 다섯 번째 편지’ 글에서 “저도 필명을 하나 지었”다며 “‘우공이산(愚公移山)’으로 하려고 했는데, 선점한 임자가 있어서 ‘노공이산’으로 밀렸”다고 말했다. ‘노짱’, ‘노통’ 등의 애칭에서 ‘노공이산’이란 정식 필명으로 데뷔하는 순간이었다.

‘우공이산’은 보시다시피 이 블로그 문패다. 중국 <열자>(列子) ‘탕문편’(湯問篇)에 나오는 우공(愚公)의 일화에서 이름을 따왔다.
사연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블로터닷넷> 창간을 막 준비하던 즈음, ssanba 대표의 특명이 떨어졌다. ‘다음주까지 블로그 문패를 정할 것!’ 막상 과제가 떨어지니 막막해졌다. 고민 끝에 세운 원칙은 두 가지. 첫째, 블로그 운영 목적과 정신을 잘 나타내는 이름으로 할 것. 둘째, 멋 부리거나 과장하지 말 것. 그렇게 탄생한 이름이 ‘우공이산’이다.
우공이산.
참 평범한 문패다. 개성 있고 재기발랄한 블로그 이름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고리타분하게 ‘우공이산’이라니. 포털 검색창에 입력해봐도 고사성어 풀이만 되풀이될 뿐, 누구 하나 <블로터닷넷>에 둥지 튼 블로그 이름으로 기억이나 했을까.
허나, 세상은 우공이 바꾼다. 이롭지 않으면 나서지 않는 현실주의자도, 요령껏 쉬운 길만 골라 가려는 기회주의자도 아니다. 후손을 위해 한 삽 한 삽 여생을 뜨는 어리석은 당신 덕분에 세상은 조금씩 바뀐다. 고리타분하다고 손가락질 할 일이 아니다. 조그만 능력을 과대 포장하기에 바쁜 얼치기 전문가들 틈에서, 느리지만 묵묵히 세상을 바꾸는 우공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나는 우공이 되고 싶었다. 우직하고 어리석지만,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한 삽이나마 보태고 싶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인터넷에서 보았다. 노련한 어느 소설가의 경지는 아니더라도, 나도 ‘밥벌이의 지겨움’을 느낀다. 허나 현실 정치의 희로애락을 모두 맛본 뒤에도 우직하게 인터넷으로 새로운 발걸음을 떼는 ‘노공이산’에게서 또다른 가능성을 본다. 한 블로거의 힘은 미약하나, 수많은 ‘우공’ 블로거들의 힘은 태산을 옮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2년여 동안 느리지만 한 걸음씩 묵묵히 블로그로 세상과 소통했다. 그 동안 얼마나 세상이 바뀌었는지, 얼마나 나아졌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우직히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참, 노공이산님은 ‘민주주의2.0′ 웹사이트 준비로 분주하시단다. 우공이산 하시길 바란다.
<덧>
저는 ‘우공이산’ 블로그 주인장 ‘asadal’(아사달)입니다. ‘우공이산님’이라고 부르는 분도 종종 계십니다. 뭐 좋습니다. 뭐라 불린들 어떻습니까. 가끔 들러주세요. 충고도 좋고 질책도 환영합니다. 함께 우공이 돼, 세상을 바꿔보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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