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담배 4갑, 책 한두 권 혹은 맥주 서너잔. 값진 듯 가벼운 듯, 가늠하기 애매한 이 1만원은 그러나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예컨대 김동현(23, 경상대학교 4학년) 씨에겐 1만원도 남다른 쓰임새 있는 물건이었다.
김동현 씨는 얼마 전 가슴 아픈 일을 겪었다. 정정하던 할머니가 갑작스런 병환으로 병석에 누우신 것.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모시고 재활 훈련을 따라갔던 김동현 씨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겐 실버카가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길 들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인터넷에서 ‘만원의 마법’ 이벤트를 보고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보냈는데 당선이 돼 1만원이 들어왔어요. 처음엔 좀 귀찮기도 하고, 그냥 1만원 챙기고 잊어버릴까 싶었는데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기왕이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어요.”
그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재활 훈련을 받는 할머니를 떠올렸다. 평소 집 근처 노인복지시설인 ‘감사의 집’을 지나면서 어르신들이 불편한 몸으로 힘들게 외출하는 모습도 봤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돕고자 김동현 씨는 실버카 8대를 구입해 노인복지시설에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한 대 가격이 13만원 정도이니 모두 100여만원이 투입돼야 할 ‘프로젝트’였다. 종잣돈은 1만원. 자, 무엇을 할 것인가.
그는 컵라면과 커피를 1만원어치 샀다.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집 뒷산인 오봉산 정상에 올라 등산객을 대상으로 컵라면과 커피를 팔 생각이었다. 혹시 문제될까 싶어 사전에 경산시청 산림담당 공무원에게 문의해 ‘법적으로 문제 없다’는 답변까지 들었다. 일부러 불조심 강조기간도 피했고, 공익 목적으로 진행한 일회성 판매이니만큼 판매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산에 올랐다. 가파른 등산로를 1시간쯤 걸어올라 정상에 이르렀다. 준비해간 버너를 펼치고 물을 끓이니 영업 준비는 끝. 평소 보이지 않던 ‘노점’이 들어서자 등산객들이 하나둘 관심을 보였다. 김동현 씨는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커피와 컵라면을 팔게 된 사연을 일일이 설명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판매 수익금으로 좋은 일에 쓸 거라고 하니, 아주머니들이 칭찬해주고 커피도 한 잔 더 사주셨어요. 저도 처음엔 큰 기대가 없었는데, 막상 칭찬을 듣고보니 기운이 더 나고 일도 재미가 붙는 거에요.”
그렇게 하루동안 1만원의 종잣돈은 2만6천원으로 불어났다. 김동현 씨는 수익보다 더 큰 나눔의 기쁨을 벌었다. 즐거운 고민도 더불어 생겼다.
“주변에 대학입시를 앞둔 고3 학생이나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많이 있어요. 이들을 대상으로 엿이나 찹쌀떡 같은 합격기원 상품을 팔아볼 생각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이용해 밤바닷가에서 연인들을 대상으로 폭죽을 팔아볼까도 생각하고 있어요.”
김동현 씨 아이디어는 네오위즈와 희망제작소가 함께 진행한 ‘만원의 마법’ 1기 행사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각자 1만원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방법을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이벤트다.
“상금으로 받은 300만원은 일단 보관해두고 어디에 쓸 지 차근차근 생각해볼 예정이에요. 일부는 학자금 대출을 갚는 데 쓰고, 나머지는 또 좋은 일을 위해 부풀릴 방법을 고민해봐야죠.”
머릿속에만 있을 땐 한 사람의 아이디어였을 뿐이었지만, 세상에 공개되면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고 확대된다. 누가 아는가. 이처럼 작은 아이디어들이 모여 세상을 움직이고 바꿀 지.
네오위즈 ‘만원의 마법’은 앞으로 매 분기마다 계속된다.
<업데이트>
대상 수상작 외에 네오위즈 ‘만원의 마법’ 수상작으로 결정된 주요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 감동의 1만원 - 성여진양(금정여고 2학년) : ‘매주 산의 쓰레기 주워 깨끗한 환경 실천’
이미 ‘만원의 마법’에 신청하면서 뒷산에 있는 쓰레기를 주우러 가겠다고 생각한 성여진 양. 가족들도 성양의 취지에 공감하여 함께 가기로 했다. 1만원으로 쓰레기봉투와 비닐장갑을 구매한 성양의 가족들은 매주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깨끗하게 쓰레기를 치웠다.
집에서 쓰레기를 분리수거해 또 다시 재활용한 그녀는 이제 가족뿐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아침 운동도 하고 산도 깨끗하게 하며 환경을 실천하기로 했다.
● 재미있는 1만원 – 송호남군(명석고 3학년) : ‘고3 수험생 기를 살려주는 롤링페이퍼’
고3 수험생인 송호남군은 대학 입시 준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친구들을 위해 ‘만원의 마법’의 놀라운 힘을 빌리기로 했다.
1만원으로 종이와 펜을 구매한 그는 학교 후배들에게 롤링페이퍼를 부탁했고, 진솔하면서도 따뜻한 후배들의 메시지는 롤링페이퍼를 타고 고3 교실에 가득찼다. 학생들의 반응에 놀란 선생님은 좋은 취지에 공감하며 다른 반에도 함께 ‘후배 표’ 롤링페이퍼를 시작했다.
● 풍성한 1만원 – 이동혁군(경산 진량고 2학년) : ‘저금통으로 모은 돈, 외국인 도움 주는 교회 전액 기부’
‘만원의 마법’ 이벤트 응모하여 받은 1만원으로 어떻게 할까 고민한 이동혁군은 저금통 3개를 구매하여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백원 이백원 매점 잔돈을 넣었던 그의 모습을 보며 반 친구들도 그 뜻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좋은 뜻으로 모은 돈은 3만 5천원이 되었고, 전액을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무료 급식 등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교회에 기부했다.
그리고 다시 그는 저금통을 가득 채울 행복한 꿈을 꾸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자료 : 네오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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