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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한국 ‘전입’ 3년, 무엇을 얻고 잃었나

유튜브가 한국 진출 세 돌을 맞았다. 2005년 2월14일 지금의 유튜브 도메인을 등록했으니, 전체 나이로 치자면 6살이 된다. 이 가운데 절반을 한국어 서비스가 함께한 셈이다.

유튜브는 2005년, 당시로선 새로운 시도였던 ‘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기치로 내걸며 출생과 동시에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인 2006년 10월 구글이 16억달러에 유튜브를 인수하며 화제를 뿌렸고, 같은 해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오르기도 했다. 2008년 1월에는 한국어 서비스를 정식 선보여 지금에 이르렀다.

구글은 2월22일, 거텀 아난드 아태지역 파트너십 총괄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유튜브 국내 진출 3년을 돌아보는 간담회를 가졌다. 짧다면 짧은 3년 동안 한국에서 유튜브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유튜브는 한국에서 무엇을 얻었고 잃었을까.

■ 국내 동영상 공유 서비스 1위

유튜브가 한국 서비스를 내놓기 전만 해도, 국내에서 유튜브가 동영상 공유 서비스에서 선두를 빼앗으리라는 목소리는 높지 않았다. 유튜브 한국 진출 이전인 2007년 중반만 해도, 국내 동영상 공유 서비스는 판도라TV, 엠엔캐스트, 엠군 등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네이버나 다음, 네이트 등 주요 포털도 자체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었다. 글로벌 서비스인 유튜브가 한국 시장에 연착륙하리라는 기대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사정은 바뀌었다. 국내 동영상 공유 서비스는 수익모델 부재와 막대한 서버·회선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점차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7년까지 2위를 유지하던 엠앤캐스트는 2009년 4월 서비스를 닫았고, 1년 뒤인 2010년 4월에는 네이버가 동영상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러는 사이 유튜브는 ‘글로벌 플랫폼’을 무기로 국내 이용자와 제휴사를 꾸준히 설득했다. 2006년 9월 유튜브 채널을 처음 연 ‘기타 신동’ 정성하씨의 연주 동영상은 구독자가 33만명에 이르고 전체 동영상 조회수가 2억2천만건을 넘는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양손 기타리스트’로 화제를 모은 김용운(잭 김)씨 연주 동영상은 지금까지 9천만회, ‘귀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황윤하 동영상도 5170만회나 재생됐다.

유튜브는 2010년 3월부터 지금까지 국내 동영상 공유 서비스 부문에서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다.

■ 제휴 채널 확대…’한류’를 세계로

국내 주요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제휴도 꾸준히 넓혔다.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 ‘한류’를 세계에 알리는 교두보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유튜브는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3대 음악기획사와 국내 1위 음반 유통사 로엔 등 100여곳 콘텐츠 파트너와 손잡고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소녀시대, 동방신기, 슈퍼쥬니어 등 소속 가수들의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채널로 유튜브를 활용한다. 뮤직비디오나 콘서트 동영상, 인터뷰와 미공개 동영상을 올려 해외 팬층을 넓히고 현지 진출 토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소녀시대는 2010년 한 해 동안 국내 유튜브 웹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본 동영상 순위에서 1, 2, 9, 10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JYP엔터테인먼트도 비슷하다. 원더걸스, 2PM, 2AM 등 소속 아티스트 공식 채널을 개설하고, 방송에서 볼 수 없는 뒷얘기와 일상을 올리고 공유한다. 2010년 10월11일 공개된 2PM ‘아윌 비 백’ 뮤직비디오는 나흘만에 조회수 100만을 넘어서며 ‘오늘의 세계 최다 조회 동영상’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밖에 그룹에이트는 2010년 10월 ‘장난스런 키스’ 특별판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해 1400만건에 이르는 조회수를 올렸다. MBC는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하는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MBC 위대한 탄생’ 동영상 오디션 접수를 유튜브로 받았다.

한국 문화만 알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2008년 6월 한국에서 열린 OECD 장관 회의는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주요 행사를 소개했고,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나 청와대 등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있다.

■ 저작권 보호 넘어 수익 창출 창구로

유튜브가 동영상 콘텐츠 제휴를 넓히는 바탕에는 자체 개발한 ‘콘텐츠 검증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2008년 12월 공개한 이 기술은 콘텐츠 저작자가 유튜브에 떠도는 불법 영상물을 자동 걸러내고 이를 처리하는 방법을 선택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불법 동영상이 발견되면 저작자는 세 가지 조치 가운데 원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저작자 판단에 따라 ①해당 저작물의 삭제를 요청하거나 ②불법 저작물을 삭제하지 않고 유통 흐름이나 이용 행태 등을 분석하는 데 활용하거나 ③해당 저작물에 광고를 붙여 수익을 도모하는 식이다. 기존 불법 저작물을 무조건 막는 데서 한 걸음 나가, 제휴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물꼬를 바꾼 셈이다.

이를 위해 유튜브는 ‘유튜브 비디오 인사이트’란 콘텐츠 관리·모니터링 시스템을 제공한다. 국내 제휴사(저작자)들은 이를 활용해 자신의 동영상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얼마나 유통되고 재생했는지 한눈에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영업·마케팅 전략을 수립한다.

■ ‘본인확인제’에 발목, 한국선 동영상 업로드·덧글 차단

지난 3년 동안 유튜브에 탄탄대로만 놓여 있었던 건 아니다. 국내 인터넷 규제와 부딪혀 운영 정책을 바꾼, 아픈 기억도 있었다.

유튜브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인 2010년초 ‘제한적 본인확인제’ 대상으로 선정됐다. 하루평균 방문자수가 10만명이 넘는 웹사이트에 대해 본인 확인을 거쳐 게시판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제한적 본인확인제 시행을 이틀 앞둔 2009년 4월초, 한국지역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동영상 업로드와 덧글을 다는 기능을 제한해 스스로 본인확인제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이 조치로 지금도 유튜브에서 ‘콘텐츠 위치’를 ‘한국’으로 설정한 이용자는 동영상을 올릴 수도, 유튜브에 덧글을 남길 수도 없다. 유튜브로 국정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던 청와대는 위치를 ‘전세계’로 설정해 이명박 대통령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이는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와 지역별 규제정책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지금까지 회자된다. 유튜브는 현재 국내 도메인을 갖고 있지도 않고 국내에 둔 서버도 없지만, 여전히 동영상 업로드와 덧글 달기 같은 ‘게시판’ 기능은 막혀 있다. ‘한국’지역을 설정한 이용자는 PC로 유튜브에 접속했을 땐 동영상을 올리거나 덧글을 남길 순 없지만,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 같은 스마트폰에선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유튜브와 제휴를 맺은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에서도 유튜브 동영상에 덧글을 남기는 데 제약이 없다. 똑같은 웹서비스지만 ‘플랫폼’만 바꾸면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이 달라지는 셈이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쪽은 “2009년 덧글과 동영상 업로드 기능을 없애면서 2010년 본인확인제 대상에서 빠졌지만, 동영상 업로드 문제에 대해 정책당국으로부터 아직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라며 “서비스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문제도 있는 만큼, 올해 정책 발표를 좀 더 지켜보고 내부에서 판단을 내릴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