햅틱 뒷면 USIM 카드.
예전 휴대폰에선 전용 칩 방식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했다. 월정액 800원에 언제
어디서나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었다. 여기에 후불식 교통카드가 포함된 신용카드까지 넣어 출퇴근길에 이용하곤
했다. 지갑을 따로 꺼낼 필요 없이 휴대폰으로 바로 버스나 지하철을 탈 수 있어 꽤나 편리했다.
얼마 전부터 삼성전자 ‘햅틱’으로 갈아탄 뒤, 가장 아쉬웠던 기능도 이것이다. 신용카드를 포함해 후불식 교통카드로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USIM(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 우리말로 풀면 ‘범융 가입자 식별 모듈’이다. 쉽게 말하면 이동통신 이용자 정보를 담은 ‘디지털 신분증’ 정도가 되겠다.
3세대(3G) 이동통신에선 USIM 카드만 끼우면 이통사에 관계 없이 곧바로 단말기를 교체 사용할 수 있다. CPU와 메모리를 내장하고 있어, 전화번호 목록 같은 개인정보도 저장된다. USIM 카드가 보급되면 지금처럼 “어떤 게 SK텔레콤 전용 휴대폰인가요”라고 묻는 풍경도 사라진다.
헌데 지금 보급되는 USIM 카드에는 신용카드 기능이 빠져 있다. 선불형(충전식) 교통카드인 ‘T머니’ 기능을 제공하는 USIM 카드가 있긴 하지만, 신용카드 기능과는 거리가 멀다. 돈이 떨어질 때마다 일일이 충전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다.
머잖아 햅틱에서도 신용카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KTF와 SK텔레콤 등이 잇따라 기업은행, 신한은행 등과 손잡고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란다. 이른바 ‘USIM 뱅킹’ 시대가 대중화될 모양새다.
USIM 뱅킹 서비스를 위해 KTF는 신한카드와 아예 몸을 섞었다. 지난 4월21일 ‘모바일크레디트’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두 회사가 각각 10억원씩 출자하고 신한카드가 ‘50%+1주’ 방식으로 1대 주주가 되는 방식이다. CEO와 CFO도 사이좋게 나눠 맡았다.
SK텔레콤도 비슷한 제휴로 맞불을 놓았다. 4월24일, 신한은행과 손잡고 WCDMA USIM 기반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이를테면 금융 기능이 내장된 USIM 칩으로 계좌이체나 조회, CD/ATM기 이용, 지로납부, 수표 및 환율 조회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전용 리더인 ‘동글’에 휴대폰을 갖다대면 신용카드 결제도 된다. 후불식 교통카드 기능을 내장한 신용카드를 휴대폰 USIM 카드에 넣고 다니는 셈이다.
굳이 신용카드까지 필요 없다면 모바일뱅킹 서비스에 눈을 돌려봄직하다. 요즘엔 전용 칩 없이도 자바 가상머신(VM) 방식으로 월정액 800~900원에 모바일뱅킹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위피1.2 이상이 탑재된 휴대폰이라면 된단다. 이를 이용하려면 VM 프로그램을 휴대폰에 내려받고 공인인증서를 등록해야 한다.
그런데 햅틱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VM 방식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았다. 최근 일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내가 주로 이용하는 국민은행은 아직 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VM은 정상적으로 설치되는데 공인인증서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먹통이 된다. 공인인증서와 햅틱 ‘SCH-W4200′ 모델과 호환성 문제를 점검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인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략 일주일 정도 걸린다는 소식이다. 이 글을 읽을 때 쯤이면 될 지도.
햅틱을 쓴 지 한 달 째. 습관이란 무섭다. 충전식 교통카드가 처음 나왔을 땐 일일이 거스름돈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뻤다. 신용카드에 후불식 교통카드 기능이 내장되자, 그 동안 틈틈이 교통카드를 충전하던 일이 원시적이고 미련한 행동처럼 느껴졌다. 휴대폰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이젠 지갑을 꺼내는 것도 귀찮아졌다.
모바일뱅킹에 길들여진 나는 지금, PC로 은행 사이트에 접속하는 일조차 번거롭게 느껴진다. 물론 새로운 습관도 생겼다. 휴대폰만 보면 무심결에 버튼 대신 화면을 ‘터치’하고 촉감을 느끼려는 내 모습에 이미 길들여졌으니.






국민은행의 자바 VM 방식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직접 신청해 보았다. VM 뱅킹 프로그램은 제대로 내려받아 설치되는데 공인인증서를 이용한 마이사인(mysign) 인증 과정에서 먹통이 되고 만다. 호환성 문제가 곧 해결될 거라고 하니, 머잖아 햅틱에서도 자바 VM 방식으로 월정액 800~900원에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 사진을 클릭하면 큰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업데이트>
‘
공인인증서 관리 서비스’와 ‘VM 모바일뱅킹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과정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소식이다. ‘마이사인’ 인증 과정에서 진행이 멈추는 이용자는 휴대폰 ‘다운로드팩’에서 내려받은 파일을 지우고 ‘**7700+<SHOW>버튼’을 눌러 프로그램을 다시 내려받아 실행해보시길 권한다. 이런 식으로 다시 설치하고 실행한 결과, 정상적으로 모바일뱅킹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었다. 햅틱에선 아직까지는 신한·하나·국민은행만 이용 가능하다. 아래는 국민은행 VM뱅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모바일뱅킹 서비스에 접속한 화면.
월정액 서비스에 반드시 가입하시길 권한다. 월 800~900원에 별도의 무선인터넷 및 데이터 이용료 없이 마음껏 모바일뱅킹을 즐길 수 있다. 국민은행은 4월30일까지 가입하는 고객에게는 2008년 말까지 월정액 800원을 면제해주는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2 comments untill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