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읽어볼 글~!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참 잘못 짚었다.
변희재(편의상 존칭 생략)는 아놀드 하우저의 표현을 빌자면 이른바 ‘애매성의 우상‘에 빠졌다. 그에겐 포털이 누리꾼의 고혈을 빨아 제 배만 불리는 흡혈귀요, 길들이고 정화해야 할 악의 축 쯤으로 보이나보다. 그래서 이런 심증을 뒷받침해줄 사례들만 눈에 들어오는 모양이다.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이 만들어낸 근거들이다.
먼저 연예인 X파일 확산! 이거, 전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상당부분 포털 책임 맞다. 출발은 길을 잃지 않았다. 그렇지만 관련 기사가 포털 메인에 걸리지 않았다거나 게재 예정이던 기사가 취소되는 일을 들이대며 ‘포털의 권력화’로 건너뛰는 건 오버다. 권력은 포털 혼자 만든 것인가. 뉴스 영향력 확대란 ‘빛’과 콘텐츠 이용료란 ‘소금’에 미혹해 너나할 것 없이 불나방처럼 기사를 매판하던 과거 언론사들의 행태를 벌써 잊었나. 뉴스 메인에 걸리기 위해 ‘제목장사’나 ‘키워드 장난’을 서슴없이 일삼는 장사치 언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포털 뉴스의 힘은 포털이 만든 게 아니다. 기성 언론과의 합작품이다. 이제와서 포털을 손가락질하는 언론들부터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여론을 몰아 물타기를 하려는 건가. 과거를 지우고 싶겠지만 독자들, 그렇게 멍청하지 않다.
법원은 포털의 뉴스와 댓글, 검색 등으로 명예훼손 피해를 본 김모씨의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포털이 뉴스를
자의적으로 배치하고 있다면 마땅히 그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겨레’를 제외한 모든 신문사와 방송사에서는
포털을 비판하고 나섰다. 유독 ‘한겨레’만이 이해할 수 없는 사설과 칼럼을 게재했다. ‘한겨레’는 5월21일자 사설에서 “포털
책임만 강조하다 보면 포털이 자유로운 책임과 비판을 가로막는 괴물이 될 것”이라며 강력한 규제를 사실상 반대하고 나섰다.
<한겨레>만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고 해서 진보가 포털을 옹호한다고 말하는가? 변희재는 <한겨레> 칼럼을 제대로 읽어보기나 한 걸까. 변희재가 문제삼은 칼럼은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걸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다만 사회적 책임 강화란 명분으로 또다른 포털 길들이기가 나타날 수도 있음을 경계하고 있을 뿐이다. 다시 한 번 잘 읽어보길 바란다.
‘<한겨레>를 제외한 모든 신문사와 방송사가 포털을 비판하고 나섰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 찾아보니….
이 정도다. 물론 법원 판결 결과를 스트레이트로 보도한 기사들은 빼고.
변희재 말대로 대부분의 언론이 포털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사설을 쏟아냈다. <한겨레>만 ‘규제가 또다른 괴물을 낳아서는 안된다’고 경계할 뿐이다. 인터넷 언론 가운데는 <오마이뉴스>가 민언련의 논평을 대신 실었다. 민언련 역시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규제의 부작용도 함께 경고하고 있다.
여기서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가. 변희재의 말대로 ‘진보’가 포털 비판에 침묵하고 있다는 것? 아니다. 이른바 국내 주요 언론들은 포털을 대하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비슷하다는 것이다. <한겨레>가 포털 규제의 또다른 위험성을 지적했다고 해서 ‘진보가 포털을 옹호한다’고 말한다면, 위 사설에서 보듯 <경향>이나 <한국>은 보수신문이란 얘긴가. 그게 변희재식 편가르기인가. 이거야말로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이다. ‘애매성의 우상’에 빠지지 말란 뜻이다.
이른바 언론사들을 ‘포털 비판’이란 기준에 따라 분류하려면, 진보와 보수의 잣대를 들이대는 건 틀린 말씀이다. 지금의 언론사 가운데 진정한 진보와 보수가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설령 구분된다해도 포털 앞에선 무의미하다. 이른바 ‘조·중·동’이건 ‘한·경·대’이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포털 앞에선 똑같이 피해의식과 경계심을 갖고 있다. 그게 지금까지의 포털과 언론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기본 전제 아닐까.
문제는 거대 자본을 규제해온 진보의 원칙과 논리로 첫 단추를 꿰어야 하고, 이에 대해서 보수적 자유주의자들이 언론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동의해주면서 마무리돼야 한다. 그러나 신문과 대기업에 대해서는 ‘묻지마 규제’를 주장하면서 포털만큼은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일련의 이상한 진보세력들과 공론장에서 어떻게 합의할 수 있겠는가.
말 잘 하셨다. 포털이 거대 자본이라면 ‘똑같이 진보의 원칙과 논리로 첫 단추를 꿰야 한다’고 해도 뭐, 끄덕일 만하다. 그런데 변희재는 포털만큼은 이상하리만치 규제해선 안 된다는 카르텔이 퍼져 있다고 의심한다. 그렇다면 묻자.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발의 준비중인 ‘검색서비스사업자법안’(이하 검색사업자법)이 과연 추상같은 진보의 원칙과 논리를 반영한 것인가. 변희재식으로 말하자면, 검색사업자법은 포털만큼은 이상하리만치 규제해야 한다는 보수(가 맞는지도 모르겠지만)의 카르텔이 낳은 사생아 아닌가. 검색사업자법의 무개념에 대해서는 이미 이곳 저곳에서 많이들 얘기했으니 여기선 생략.
만한 진보네트워크라는 단체가 그렇다. 이들은 포털을 규제하면 이것이 마치 네티즌의 자유로운 소통을 막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걱정하고 있다.
‘인터넷이 자본과 권력이 개입할 수 없는 순수한 공간이라고 믿’는 사람? 없다. 그렇게 순진하지 않다. 인터넷도 개입과 조작이 가능한 곳이다. 그렇지만 다양한 목소리 앞에 열려 있을 때 조작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진다. 포털을 규제하는 게 아니라, 지금처럼 덧글을 제한하거나 폐쇄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누리꾼의 자유로운 소통을 방해한다는 얘기다. 그 방식을 두고 ‘포털 규제’로 단번에 건너뛰지 말란 얘기다. 왜 징검다리 놔두고 훌쩍 건너뛰느냔 말이다.
나름 찾은 비유겠지만, 결론은 뚱딴지! 대기업 본관은 기업 직원들을 위한 공간이다. 방문객이 마음대로 집회하도록 허용된 공간이 아니란 걸 변희재는 모르는 걸까. ‘자유’를 얘기해야 할 전제가 틀렸다는 뜻이다. 누리꾼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포털을 대기업 본관이란 폐쇄적 공간과 비교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이런 식으로 물타기하는 비유가 사람들을 미혹시키는 대표적 사례라 하겠다.
본관 ‘앞’을 말한 것이라면 그나마 이해해줄 수 있지만, 그렇다 해도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대기업 본관 ‘앞’에서 집회의 자유를 누리기 힘든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지금 포털에서 온전한 표현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것도 맞는 말씀이다. 비유를 좋아하는 분이니, 똑같이 비유로 설명해드리겠다. 대기업 본관 앞에서 집회를 할 수 없는 건, 대기업이 일찌감치 어용 집회 신고서를 몽땅 선점한 탓이다. 이런 편법을 못 쓰게 하는 대책을 내놓는 게 옳은 해결책이다. 지금의 검색사업자법은 대기업이 집회신고서를 선점해버리니 아예 모든 이들의 집회의 자유를 빼앗자는 식의 발상이다. 변희재는 이게 옳다고 보는 것일까.
문제는 해결방식이란 말야!
인터넷기자협회가 아니라 인터넷미디어협회다. 역시 이상한 일이다. 거대 자본 포털을 비판한다는 이유 하나로 왜 나의 이념적
성향까지 바뀌었단 말인가.
왜 갑자기 진보·보수 타령인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누가 그대에게 강제로 ‘보수 논객’ 꼬리표를 달아주었다는 얘긴가? 협회 소속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누군가 강제한 결과인가? 그것도 포털의 힘이라고 말하고 싶으신겐가? 본인 스스로 이념적 성향이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걸로 그만이다. 자신도 모르게 어느 날 ‘보수 논객’이란 꼬리표가 붙어다닌다면, 그 이유에 대해 상투 잡고 반성해볼 일이다. 독자 탓할 일이 아니란 뜻이다. 이쯤에서 정리하자. 포털이 도덕적으로 깨끗하다거나 잘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문제점, 많다. 그렇지만 지금 나오는 검색사업자법과 같은 식의 해결책은 아니올시다. 어차피 문제삼으려는 게 뉴스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솔직히 까놓고 요구하는 게 덜 추하다. “뉴스 서비스만은 로봇이 자동으로 긁어다 뿌려지게 해 주세요”라고. 그게 아니라면, 컨텐트 공급자인 언론이 앞장서서 포털과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내놓아야 할 일이다. 그런 점에서 ‘아쿠아 프로젝트’나 ‘뉴스뱅크’같은 시도는 나름 의미있는 발걸음이라 여긴다. 문제는 해결방식이다. 컨텐트 제공자와 플랫폼 사업자가 공존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한다. 지금처럼 생떼를 쓰거나 정치적 논리로 해결하려들지 말고.







오호라.. 그만도 그 분의 요즘 언행을 보면서 답답해 하면서 벼르던 차였는데.. 입장이 입장인지라 조용히 있었죠. 속이 좀 시원해지는군요. ‘작은 완장’에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는 모습이 안쓰럽게 보이기도 합니다. 간만에 괜찮은 글 읽었습니다.
asadal님의 해당 포스트가 7/30일 버즈블로그 메인 헤드라인으로 링크되었습니다.
선택과 집중의 산물이란 표현이 아주 제격입니다. 어허허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포털, 모든 걸 다 해쳐먹으려고 하는 거대공룡 같아서 싫습니다. 근데 한가지는 편하게 해요. 특히 뉴스! 요거 아니었다면 얼마나 불편하게 내고향 신문을 찾아가고, 소규모 언론의 목소리를 듣겠습니까. 그래서 대형신문사가 포털이 싫은 거겠지. 광고까지 빼앗아가고 이름도 없는 언론사와 제목이 같이 배열되고, 그게 싫겠지. 변희재만 그럴듯한 언론에 글쓰는줄 알았는데, 이름없는 고급 논객들이 겨기저기서 나오니 저도 위기의식이 커졌을테고… 내비둬! 그렇게 살다 죽게. 접때 보니까, 안티조선 하면서 인터넷을 설파하던 이분이 종이신문은 절대 죽지않는다고 조선일보 신문의날 특집에 나왔더구먼… 냅둡시다! 아사달님 글에 변희재가 재반론을 하면 재밌겠는데 그 사람도 자기가 잘난 사람으로 생각하니 아마도… 권력화가 된 것이지. 초기 포털 덕분에.
답글이 늦었습니다. 포털에 대한 보다 객관적이고 꼼꼼한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