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19일, 터키 청년 아흐멧 일디즈는 이스탄불에 있는 자기 아파트 앞에서 총상을 입고 숨을 거뒀다. 26살. 게이라는 이유로 자행된 명예 살인이다. 서빗 일마즈는 사랑하는 여성과 결혼한 레즈비언이다. 호주 정부는 이들을 법적 부부로 인정하지 않는다. 동성애 커플이란 이유에서다. 성적 소수자나 여성, 피부색과 인종에 대한 차별은 지금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버젓이, 때로는 은밀하게.

휴먼피아노’는 지구 곳곳에서 차별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손가락과 목소리를 담은 웹사이트다. 엠네스티 터키가 만들었다. 휴먼피아노에선 흑백 건반 대신 사람 손가락이 들어서 있다. 검은 손가락은 검은 건반, 흰 손가락은 흰 건반. 생김새도, 질감도 저마다 다른 손가락들.

손가락을 누르면 저마다 사연을 적신 목소리가 음 높이에 해당하는 소리를 낸다. 아흐멧 일디즈 손가락은 ‘도’와 호응한다. 손가락을 누르면 ‘도’ 음높이만큼 일디즈 외침이 흘러나온다. 일마즈 손가락은 ‘솔’ 자리에 들어섰다. 이렇게 오른쪽으로 한 음계씩 이동할 때마다 사연이 담긴 저마다의 목소리가 고조된다. 음계는 가냘프게, 때론 구슬프게 웹사이트를 떠돈다. 가슴을 적시는 신음들이 검은 화면 곳곳에 얼룩진다.

미리 설정해둔 15가지 리듬은 고통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합창이다. 녹음 버튼까지 제공하는 건 참담하다못해 잔혹하다. 이들의 고통과 가해 권력의 난폭함을 극한까지 까발리고 싶어서일까.

휴먼피아노는 국제 엠네스티의 차별 금지 캠페인 ‘Fight Discrimination in Europe’(유럽에서 차별과의 투쟁을)에 따라 만들어졌다. 부제는 ‘living in harmony’(더불어 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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