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든 웹이든, 장애인 접근성과 사용성을 보장하는 일은 양보할 수 없는 최고의 미션(임무)이다. 이는 곧 인간 중심의 설계 사상에 다름아니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주관하는 ‘2011 웹접근성 향상 전략 세미나’가 5월2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렸다. 국내 개발자와 이용자, 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웹접근성 관련 중요성을 일깨우고 적용할 수 있도록 NIA가 2005년부터 해마다 두 차례 정기 개최하는 행사다. 올해 행사엔 협회와 업계, 개인 개발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는 장애인 접근성과 사용성을 보장하는 SW 설계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김 대표는 “지금은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로 이용자가 정보를 주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대”라며 “SW와 콘텐츠 중심의 수평적 문화가 대세인 지금,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하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지난해 겪었던 ‘충격’도 곁들였다. 지난해 안연구소 SW를 수출하려고 미국시장에 들어가려다, 미국 재활법 508조에 가로막힌 경험을 하면서 뼈저리게 반성했습니다. 1998년에 제정된 미국 재활법 508조는 연방정부와 소속기관에서 SW를 구매할 때 장애인 접근성을 필수 요소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정부나 민간 기업에서도 접근성을 중요한 요소도 다루고 있었고요. 그 때 깨달았습니다.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관심의 문제라고. 우리 SW를 완전히 뜯어고쳐 다시 개발할 각오로, 접근성을 제대로 보장하겠다고 생각했어요. 많이 반성했습니다.”

김 대표는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하는 일은 곧 ‘인간 중심의 설계 사상’이라고 말했다. “화려함보다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SW 설계가 중요한 때입니다. SW 기획 단계부터 지능적인 알고리즘을 활용하고, 디지털 약자에 대한 사소하지만 세심한 배려를 곁들이는 노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NIA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 비율은 78.3%이지만, 국내 250만 장애인 가운데 인터넷을 쓰는 사람은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53.5%)이다. 2008년 4월 발효된 ‘장애인차별금지및구제에관한법률’에 따라 개인 홈페이지를 뺀 모든 웹사이트는 2013년까지 장애인 웹접근성을 의무 보장해야 한다. 업계에선 웹접근성을 넘어 SW 접근성까지 의무 보장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과 제도를 보다 명확히 규정하는 단계로 나아가길 주문한다.

NIA는 지난해 12월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2.0′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안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근성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공공기관이나 민간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웹 접근성 교육과 웹접근성 모니터링단 운영, 웹접근성 실태조사와 품질마크 인증 제도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 4월19일, NIA와 ‘국내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양해각서’를 맺고, 자사 주요 제품에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하고 관련 교육과 SW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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