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영국. 공익 아이디어를 현실로 뒤바꾸려는 집단 실험이 시작됐다. 시민들은 저마다 아이디어를 올리고, 기획자·개발자·디자이너 등이 이를 구현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조깅하는 젊은이들이 독거노인들을 위해 신문을 배달하거나 방문해 말벗이 되도록 돕는 웹사이트가 생겼다. 주민들이 동네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기금을 모금하는 웹사이트도 탄생했다. 그렇게 이들은 ‘사회 혁신을 꿈꾸는 36시간’을 만들어냈다.

스코틀랜드, 호주, 슬로바키아, 그루지아, 뉴질랜드, 체코, 나이지리아 등으로 확산된 이 움직임이 지난해부터 한국에서도 깃발을 꽂았다. ‘소셜 이노베이션 캠프36’ 행사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2011 소셜 이노베이션 캠프36’ 막이 올랐다. 진행 방식은 지난해와 똑같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시민들로부터 공모받고, 웹 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 등이 한자리에 모여 36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실제 웹서비스나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으로 만드는 행사다.

지난해 열린 캠프에선 172개 아이디어가 모였고, 9개 아이디어를 최종 선정했다. 60여명의 기획자·개발자·디자이너가 참가해 ▲즐겨 이용하는 버스 기사에게 글과 사진을 곁들인 칭찬 스티커를 남기고 이를 SNS로 공유하는 ‘친절버스’ ▲모바일 웹과 앱으로 전국 재래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렛츠 마켓’ ▲나무를 쉽게 심고 기부할 수 있는 ‘트리잉’ ▲상인들이 매출 목표를 직접 세우고 이를 달성하면 기부를 하도록 유도하는 ‘십시일반’ ▲도심 근교 농업 종사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아우어팜’ ▲동네를 중심으로 이웃들과 소통하고 일손을 나누는 ‘우리동네 사람들’ ▲창작을 위한 품앗이 펀딩 프로젝트 ‘아트펀드’ ▲재능을 기부하려는 사람과 이를 필요로하는 단체를 연결해주는 ‘소셜인’ ▲이용자들이 협업해 만드는 자전거길 정보 ‘Fun한 자전거길’이 탄생했다.

캠프에서 구현된 웹서비스나 모바일 앱은 실제 운영에 들어가며, 사후 운영 과정까지 지원받는다. 지난해 수상작 가운데 전국 재래시장 검색 앱 ‘가는 날이 장날’과 자전거 코스 공유 서비스 ‘Fun한 자전거길’, 재능기부 매칭 웹사이트 ‘소셜인’은 지금도 활발히 서비스되고 있다.

소셜 이노베이션 캠프36이 낳은 모든 결과물은 저작자 표시(BY)-비영리(NC)-동일조건 변경허용(SA)의 CCL 조건으로 누구에게나 공개된다. 사회적기업처럼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는 기업들에겐 영리 목적으로 쓰는 것도 일부 허용된다.

이들이 올해 또 다시 가슴 뛰는 36시간을 만들어보려 한다. 지난해처럼 희망제작소·해피빈재단·다음세대재단이 공동 주최한다. 2년째 후원사로 참여하는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외에도 네오위즈 마법나무재단과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가 새 후원사와 파트너로 이름을 보탰다.

먼저 5월5일까지 공식 홈페이지에 서 아이디어를 공모받고 캠프 참가자를 모은다. 누구나 평소 감춰뒀던 창의적 아이디어를 올릴 수 있다. 기획자, 개발자, UI 전문가나 디자이너라면 직접 36시간 캠프 현장에 참가해도 좋다. 4월 넷쨋주에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창안을 돕는 ‘아이디어 수다모임’도 진행될 예정이다.

5월21일에는 선정된 아이디어 제안자와 캠프 참가자들을 위한 사전 소개 자리가 마련돼 있다. 이들은 한 달 여에 이르는 아이디어 숙성 기간을 거쳐 6월17일 자정부터 19일 정오까지 꼬박 36시간 동안 경기도 일산 동양인재개발원에 모여 아이디어를 실제 웹서비스나 모바일 앱으로 구현하게 된다. 완성된 결과물 가운데 심사를 거쳐 모두 3개를 최종 선정한다. 수상팀은 상금과 더불어 ‘2011 명예의 전당’에 등록된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시민들의 공익적인 아이디어를 IT기술을 통해 36시간 안에 현실로 만들어낼 뿐 아니라 참가자들의 집단지성과 협업을 통해 진행된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가 더욱 의미있다”라며 “많은 시민과 비영리기관, IT 종사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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