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가 올해 해외 진출에 다시 도전한다. 정확히 말해, 예전처럼 나라마다 다른 서비스로 서비스를 따로 제공하는 모양새는 아니다. 싸이월드란 단일 플랫폼 위에 다양한 언어를 얹고, 해외 이용자도 손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1월19일, 이같은 계획을 포함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전반을 손질한 밑그림을 제시했다.

송재길 SK컴즈 최고재무책임자

웹·모바일 아우르는 단일 표준 플랫폼으로 새단장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싸이월드 해외 진출 소식이다. 이미 SK컴즈는 2007년 싸이월드를 미국과 독일 등 6개 나라로 내보낸 적 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거둬들인 뼈아픈 경험이 있다. 실패에서 배운 것일까. 이번엔 전략을 바꿨다. 나라마다 현지화된 싸이월드 서비스를 선보이는 대신, 통합 플랫폼으로 서비스 지역 기반만 넓힌다는 계획이다. 해외 법인을 따로 세울 계획도 현재로선 갖고 있지 않다. 이를테면 페이스북과 비슷한 모양새다.

SK컴즈에서 SNS 전략을 총괄하는 이태신 본부장은 “싸이월드는 따뜻한 문화가 흘러가는 ‘사이좋은 세상’이란 고유 특징을 갖고 있는 아이덴티티 공간임에도 예전 해외 진출시엔 이런 강점을 살려 나가지 못했다”라며 “나라별로 동떨어진 섬처럼 SNS를 구축하는 대신, 싸이월드란 원 스탠더드 플랫폼(단일 표준 플랫폼)으로 전세계가 일촌을 맺을 수 있게 하면 지역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SK컴즈는 올해 상반기 안에 주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은 영어 서비스를 덧붙인 다음, 다른 언어권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태신 본부장은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통합 싸이월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욕심은 없다”라며 “따뜻하고 감성적인 싸이월드 문화가 10~20대 젊은층에 호응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강점 있는 분야에 초점을 맞추면 기존 글로벌 서비스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통합 싸이월드는 대문과 담장을 대폭 열어젖힐 예정이다. 주요 서비스 API를 공개해 일촌 중심의 네트워크를 가벼운 인맥까지 확산할 수 있도록 넓히겠다는 생각이다. 예컨대 해외 소셜게임 서비스 이용자가 싸이월드 이용자와 일촌을 맺고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지난해 선보인 소셜 버튼 ‘공감’도 외부 서비스로 확산해 인맥 네트워크를 더욱 넓히고, 네이트온 친구와도 인맥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

싸이월드 모양새도 바뀐다. 개인 취향이나 용도에 따라 기능이나 모양새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개인화 기능이 덧붙는다. 이를테면 ▲지금처럼 개인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용도로 쓰거나 ▲단문블로그처럼 짧은 글을 올리고 빠르게 소통하는 용도로 쓰거나 ▲정보 중심으로 전문적인 글쓰기 공간으로 쓰고자 할 때 이용자가 그에 맞는 형태를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도 본격 힘을 싣는다. 스마트폰이나 피처폰, 스마트TV 등에서 싸이월드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위치정보와 음성·영상인식 기술을 적용해 좁은 화면에서도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요컨대 웹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개방형 통합 싸이월드와 오픈API, 네이트온을 정교하게 엮어 오픈 SNS 플랫폼으로 구축하겠다는 뜻이다.

소셜커머스·소셜검색 올해 본격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소셜 종합선물’ 보따리도 풀었다. 소셜커머스, 소셜검색을 본격 선보이고 오픈 플랫폼 ‘네이트 앱스토어’도 새단장한다.

소셜커머스는 새단장한 SK컴즈 소셜 플랫폼 안에 상거래 기능을 포함한 그림이다. 지난해 9월 선보인 ‘씨로그’(C로그)가 중심에 놓일 전망이다.

SK컴즈는 지난해 말께 기업이나 단체, 학교나 공공기관 등을 위한 ‘법인 씨로그’ 기능을 선보이며 소셜커머스 씨앗을 뿌렸다. 법인 이용자도 개인 이용자처럼 C로그를 개설하고, 다른 이용자와 친구를 맺고, 글이나 이벤트를 뿌릴 수 있게 한 셈이다. 올해에는 여기에 상거래 기능이 덧붙는다. 소셜쇼핑 서비스처럼 공동구매 서비스를 직접 제공할 수 있게 하고, 싸이월드나 네이트온 서비스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케팅 효과나 각종 통계자료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분석 기능도 무료로 제공한다.

소셜커머스 전략을 맡은 정진우 법인사업TF장은 “1월 안에 게시판 기능과 이벤트, 쿠폰, 공동구매 알림 기능을 제공하는 법인 씨로그 2차 버전을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6월 안에 분석 기능이 포함된 통합 관리자 기능을 선보이고, 9월에는 개방형 웹소프트웨어(SaaS) 기능을 제공해 협력업체가 제공하는 유·무료 솔루션을 법인 회원이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며 “판매자들이 싸이월드, 네이트, 씨로그와 네이트온 같은 SNS 플랫폼을 활용해 상거래를 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소셜 검색은 데이터베이스를 확충하고 이를 정교하게 찾아내 보여주는 검색 기술로 차별화하겠다는 생각이다. 김동환 검색본부장은 “올해 상반기 안에 SK컴즈 주요 서비스를 대상으로 우선 소셜검색을 선보인 뒤, 하반기부터는 네이버·다음 같은 경쟁사 뿐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해외 SNS 정보들로 검색 대상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로그인 기반으로 내 인맥들의 정보만 따로 모아 보여주는 개인화 검색 서비스도 선보이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네이트 앱스토어는 국내 선점 효과를 더욱 높이면서 서비스 영역을 모바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올해 ‘모바일 네이트 앱스토어‘를 열고, 도토리 결제 기능도 지원한다. 앱 개발자들에겐 1억원 규모로 개발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서버나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김영을 오픈플랫폼팀장은 “네이트 앱스토어는 현재 누적 매출 36억원에 누적 회원 375만명, 1억 매출 달성 기간이 4일에 이를 정도로 ‘돈이 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라며 “일본 믹시나 중국 렌렌 등과 손잡고 앱 개발자들이 네이트 앱스토어와 믹시, 렌렌에서도 동시에 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외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인확인제 등 국내 규제와 충돌 문제 해결해야

하지만 SK컴즈가 내놓은 밑그림이 생각만큼 순조롭게 풀릴 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서비스를 해외로 확대했을 때 국내 규제와 충돌하는 대목을 어떻게 해결할 지 의문이다.

싸이월드는 오랫동안 국내 이용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닫힌 플랫폼이었다. 주민등록번호와 실명으로 인증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턴 해외 교포나 국적이 바뀐 이용자도 여권번호 등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빗장을 풀었지만, 가입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받긴 마찬가지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단일 플랫폼 기반 글로벌 SNS가 e메일 인증만으로 간단히 가입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문턱은 높다.

그렇다고 국내 가입자는 실명 인증을 거치고, 해외 이용자는 인증 문턱을 낮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내와 해외 이용자 역차별 문제도 발생할 소지가 적잖다. 결국 싸이월드가 글로벌 표준 플랫폼으로 거듭나려면, 국내 서비스를 대상으로 적용된 제한적 본인확인제 벽부터 넘어야 한다.

SK컴즈도 이 대목에 적잖이 신경쓰고 있는 분위기다. SK컴즈쪽은 “본인 인증 관련 시스템은 지난해부터 많이 개선했으며, 가입 절차를 단순화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라며 “방통위나 정부 규제기관, 입법기관과 함께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싸이월드 이후 SK컴즈는 소셜 플랫폼 영역에서 눈에 띄는 ‘작품’을 내놓지 못한 모양새다. 소셜검색과 소셜커머스 분야도 이제 신발끈을 맨 상태다. SK컴즈쪽은 “공들여 준비한 만큼, 제대로 된 서비스로 성과를 내겠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송재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해외 서비스를 중심으로 SNS 시대가 본격 도래했고, 경쟁이 붙으면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본다”라며 “신뢰도 높은 인맥 네트워크를 가진 싸이월드 장점을 살린 통합 플랫폼으로 SNS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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