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장애인이라면 비장애인보다 웹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많을 것이라고 짐작하게 마련이다. 정말 장애인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만약 불편함을 느낀다면, 어떤 점이 장애인의 웹 접근성을 막고 있을까.

비장애인이 무심결에 드나드는 웹사이트들을 장애인 눈높이에서 다시금 바라보게 해주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액세서블러티코리아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3개월여에 걸쳐 조사한 ‘장애인 웹 사용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액세서블러티코리아는 조사기간 동안 모두 187명의 장애인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오류 데이터를 뺀 170명을 대상으로 웹 접근성 실태 조사를 분석해 공개했다.

조사대상 장애인 가운데는 지체장애인이 10명 중 3명 꼴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맹이나 저시력 장애인 등 시각 기능에 불편함을 가진 장애인도 33%였다.

하지만 이같은 장애가 적어도 이들에게 PC나 인터넷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을 주는 비율은 적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54%는 장애 때문에 컴퓨터 이용이 불편하지는 않는다고 대답했고, 장애로 인해 인터넷 이용이 불편하지는 않는다고 대답한 비율도 57%에 이르렀다.

이용하고 싶지만 장애 때문에 쓰지 못하는 웹사이트로(복수 응답)는 은행과 인터넷뱅킹(37명), e쇼핑몰(35명)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방송국이나 동영상, 온라인 강의(21명)와 각종 민원 및 정부기관 웹사이트(18명)도 이용하고 싶지만 여의치 않은 서비스로 꼽혔다. 이에 반해 ‘장애 때문에 이용하지 못하는 웹사이트는 없다’고 말한 응답자도 23명에 이르른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특정 웹사이트를 이용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대체 텍스트가 없거나(28명) ▲키보드 제어가 안되거나(14명) ▲플래시 사용이 어렵다(13명)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조사대상 장애인들이 마우스(47%)보다는 키보드(53%)를 좀 더 선호하는 점을 감안하면, 키보드로 웹사이트 주요 기능에 접근해 쓸 수 있는 대체제를 마련해주는 일이 장애인 웹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들은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할 웹서비스로 무엇을 꼽을까. 복수응답자 둘 중 하나는 ‘전자정부 사이트’(50%)를 꼽았다. 금융(45%)과 e쇼핑(40%) 사이트도 하루빨리 고쳐야 할 웹서비스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웹서비스는 본인 확인이나 결제 기능이 들어 있는 곳들이다. 대개 윈도우와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서만 제대로 동작하는 ‘액티브X’ 방식을 버리지 못하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이런 방식은 장애인에게 넘기 어려운 문턱이 된다. 실제 조사 과정에서 ‘기타 의견’으로 나온 응답을 보자.

“인터넷뱅킹을 사용하려고 하면 Active X 를 설치하라고 하는데, 이것을 설치하고 나면 키보드로 조작하는것이 불가능해집니다. 오직 마우스로만 조작해야 뱅킹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저와같은 전맹 시각장애인들은 마우스 사용이 불가능하여 인터넷뱅킹을 전혀 이용할 수 없게 됩니다. 키보드로도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장애인의 웹 접근성과 사용성을 개선하려면 어떡해야 할까. 응답대상 장애인들의 ‘요구’는 무리한 게 아니다. 비장애인과 동등한 웹페이지를 사용하기 원하고(88%), 장애인 전용 웹사이트를 따로 만들기를 원하지도 않는다(62%). 대체 텍스트를 충실히 제공하고, 회원가입 버튼이나 콤보 박스, 동영상 전·후진 및 볼륨 버튼 등을 키보드로 제어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할 뿐이다. 웹사이트 회원 가입시 자동가입 방지를 위해 제공하는 그래픽 문자(캡차코드)를 청각장애인도 음성으로 들을 수 있게 배려하면 된다.

이 모든 문제를 어렵잖게 해결하는 방법은 뭘까. ‘웹 접근성 지침’을 잘 따르면 된다.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엄(W3C)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이나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을 참조하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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