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와 갤럭시탭. 요즘 온라인 콘텐츠를 공급하는 이들에게 골치 아픈 숙제를 던져준 ‘물건’이다. ‘태블릿PC’ 또는 ‘스마트패드’으로 불리는 새로운 기기의 등장은 e콘텐츠 소비에 대한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려 한다. 휴대폰처럼 비좁은 화면도, PC처럼 넉넉한 공간도 아닌 이 기기에선 그러나 콘텐츠가 새로운 방식으로 이용자에게 다가선다. 요즘 말로 새로운 이용자경험(UX)을 제공하는 기기가 등장한 것이다.

헌데, 뭐가 새로울까. 태블릿PC의 등장은 정말로 새로운 e콘텐츠 소비 경험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일까. 그렇다면 넓은 의미에서의 ‘온라인 미디어’는 이 낯선 기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런 얘기들을 주제로 전문가분들을 블로터 포럼에 모셨다. 온라인 매체와 포털, 언론학 전문가가 각자 생각하는 ‘태블릿PC론’을 엿들을 좋은 기회다.

  • 일시 : 2010년 12월3일(금) 오후 4시~6시
  • 장소 : 블로터닷넷 회의실
  • 참석자 :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모바일사업본부장, 강정수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연구소 박사, 이성규 매일경제 연구원, 이희욱·주민영 블로터닷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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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욱 |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이 출시되면서 미디어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포털이나 언론사, 여러 온라인 콘텐츠 사업자들이 이 새로운 물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논의가 무성하다. 헌데 생각해보면 태블릿PC는 예전에도 있었지 않나. 왜 새삼스럽게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같은 스마트패드가 요즘들어 주목받는가.

김지현 | 아무래도 사용하기 편해서일 게다. 과거 태블릿PC는 PC의 연장선이었고, 사용성이 좋지 않았다. 요즘 등장하는 태블릿PC는 운영체제도 새롭고 사용성이 무엇보다 다르다. PC 소외계층의 호기심을 유발하기 좋은 물건이다. 나이가 드신 분들도 쉽게 쓰는 물건이고, 실제로 그런 영상들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스마트폰도 그랬지만, 스마트패드는 더 쉬운 물건이다. 주변에 아이패드 쓰시는 분들을 관찰해보면, PC는 어려워하시지만 아이패드는 쉽게 배우는 어르신들이 적잖다.

이성규 | 이동하면서 어디에서든 편리하게 기기를 쓰고 싶은 욕구는 이전에도 존재했다. 과거 태블릿PC가 나왔지만 실패했던 것은 이 시장에서 넷북이나 PMP, UMPC 등이 어느정도 그 수요를 대체하고 있었다. 그런데 편리하게 쓸 수 있는 한 두개의 태블릿이 등장하면서 그 수요가 태블릿으로 이동하고 있다.

강정수 | 제품 뿐 아니라 시장을 봐야 할 필요가 있다. 과거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우선 패러다임 변화를 꼽겠다. 과거에는 태블릿이 PC의 연장선이었다. 지금보다 빠르고 화려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적용했고 값도 비쌌다. 이동성 면에선 매력이 없었다. 그걸 바꿔놓은 게 넷북이다. 퍼포먼스는 낮아도 내 용도에 맞는 효율성을 제공해 수요를 만들었다. 시장이 형성된다는 건 소비자 요구와 제품이 맞아떨어졌다는 걸 뜻한다.

연결성과 이동성이 보장된다는 점도 주목할 일이다. 과거의 태블릿은 하이 퍼포먼스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배터리 수명도 짧고 연결성도 낮았다. 지금의 스마트패드는 와이파이와 이동통신이 결합되면서 이동성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 닐슨에서 최근 발표한 통계를 보면 만 6~12살 아이들이 올 연말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장 먼저 꼽은 것이 아이패드다. 플레이스테이션3이나 닌텐도 제품보다 높게 나왔다. 아이들은 아이패드를 게임기로 생각한다는 뜻이고, 그 요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는 뜻이다. 가트너 자료에 따르면 PC 시장의 올해 성장률이 예측치인 22%에 못 미치는 14.3%로 예상된다. 그 영향을 생각해보면 지금 태블릿 구매 수요보다 내년에 출시될 다양한 태블릿에 대한 대기수요가 이미 발생하고 있다고 본다.

이희욱 | 말씀하신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쉽고,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게 공통된 특징인 것 같다. 요즘 미디어 업계의 고민은 이 태블릿 안에 콘텐츠를 어떻게 채울 것이냐 하는 것이다. 태블릿PC의 콘텐츠가 차별화돼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강정수 | 새로운 시장이 형성됐는데, 이것이 과거의 패러다임과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를 살펴봐야 한다. 중학교 시절, 부모님께선 늘 일찍 들어오라고 말씀하셨다. 헌데 동네에 가로등이 생긴 이후로 부모님 걱정이 덜었다. 패러다임 변화가 사고방식을 바꾼 사례다. 태블릿도 마찬가지다. 언제 어디서나 연결돼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다. 이에 걸맞는 콘텐츠가 등장할 것이다. 이제 길을 모를 때 지나가는 행인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꺼내 찾아보면 된다. 집에 가서 검색하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실시간 검색하는 시대가 된다. 생활 패턴과 사고방식 변화에 걸맞는 콘텐츠와 응용프로그램(앱)이 등장할 것이다.

물론 지금은 통계적으로는 태블릿PC에서 게임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기는 하다. 그 다음으로 인기 있는 건 생산성 도구들이다. 반대로, 가장 적게 팔리는 것이 언론사 앱이다. 미디어 앱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임과 생산성 앱이 많이 팔리긴 하지만,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새로운 시장이 등장할 것이다.

이성규 | 언론사에 몸담은 입장에서 고민은 이것이다. 사람들은 뉴스를 언제 어디서나 소비하고 싶어하고, 실시간 뉴스 소비 행태가 자리잡았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소비될 수 있는 독자들의 시간과 공간을 장악하고 싶어한다. 24시간 내내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의 뉴스를 계속 제공할 수 있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미디어의 대응이 시작됐고, 태블릿에도 주목할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이 어떤 장소와 시간에 있는가에 따라 뉴스 소비 행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희욱 | 스마트폰이 이미 실시간성과 연결성을 제공하고 있었잖나. 태블릿이 그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bloterforum_leesk이성규 | 이동성만이 태블릿의 차별화 요소는 아니다. 예컨대 아이패드로 이동중에 신문을 보기는 어렵다. 여기 계신 김지현 본부장님이 하셨던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 ‘아이패드는 포터블하지만 모빌리티는 없다’는 얘기다.

이희욱 | 그렇지만 다음은 태블릿을 모바일 사업부란 카테고리에 포함시키고 있잖은가. (웃음)

김지현 | ‘N스크린 TF’라는 별도의 조직에서 대응하고 있다. 그런 분류에서 보면 갤럭시탭은 분류하기 조금 애매한 기기이긴 하다. 생산자 입장에서 태블릿에 따로 대응해야 하는가. 이건 어려운 문제다. 리모컨으로 조작하며 TV로 보는 콘텐츠와 스마트폰의 콘텐츠, 터치 방식의 태블릿 콘텐츠를 구분해보자. 입력도구가 달라지면서 이용자가 기대하는 콘텐츠가 달라지고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최적화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각자 다른 콘텐츠를 기대하지만, 생산자 입장에선 투자회수(ROI)를 안 따질 수 없다. 그러다보니 모든 이용자 요구에 대응해 최적화된 앱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저하게 된다. 그렇게 보면 지금이 애매한 시기인 것 같다.

강정수 |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데 동의한다. 문제는 여기서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것인가이다. 앞으로 광고 영역에서도 리얼타임이 확대될 것이다. 항상 연결됐다는 특징이 중요하다. 소비가 소셜의 영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PC 대 태블릿은 3억5천만 대 1천만의 차이다. 이제 시작이다. 아직은 작은 시장이지만 태블릿이 PC의 표준이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 때면 ‘태블릿PC’란 단어도 사라질 것이다. 소비자들이 어떻게 뉴스를 소비하는지 고민하게 되면 새로운 수익모델이 발굴되고 그 형태가 구체화될 것이다.

김지현 | 정량적인 면과 정성적 면을 함께 보자. 디바이스가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려면 일단 많이 팔려야 한다. 지금 한국에선 스마트폰이 600만대 정도 팔렸다. 내년까지 2천만대 규모로 예상된다. 2년만에 의미 있는 시장에 도달하는 셈이다. 태블릿도 마찬가지다. 많이 보급돼야 시장이 생기는데, 현재로선 내년까지 최대 300만대 정도를 예상한다. PC 3천만대, 스마트폰 2천만대와 비교하면 태블릿은 적은 시장이다.

그럼 태블릿 안에서 돌아가는 콘텐츠는 어떨까. 어떠한 종류의 콘텐츠가 많이 소비될 것이냐가 핵심일 게다. 1차적으로는 교육 시장이 유망할 것으로 본다. 국내에서도 대형 출판기업들이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다. 해외에선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거나 비즈니스용으로 기업에 대량 판매하는 형태로 단말기 보급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에선 단말기를 무료로 제공하고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는 동영상 문제다. 넷플릭스나 훌루가 잘하는 것은 콘텐츠 저작권 정책이 멀티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게 돼 있는 덕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내 저작권 환경은 플랫폼마다 저작권 적용이 다르다. 이런 문제를 짧은 시간 안에 해결하긴 만만치 않다. 2년 정도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그 이후에야 동영상 콘텐츠를 태블릿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희욱 | 콘텐츠 잠금효과가 태블릿 시장 확대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말씀에 공감한다.

강정수 | 애플을 보자.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를 준비하면서 월스트리트 저널 같은 콘텐츠 업체를 다 찾아갔다. 삼성이 갤럭시탭을 만들면서 대표가 콘텐츠 업체를 직접 찾아갔다는 얘기는 아직까지 들어보지 못했다. 쓸 만 한 콘텐츠를 사전에 수급하는 노력이 부족했다. 저작권자 스스로도 이런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았다.

모바일 광고 문제도 걸림돌이다. 한국은 쿠키에 기반한 데이터마이닝 광고가 규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도 데이터 마이닝에 대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명제로 인해 굳이 데이터마이닝을 하지 않아도 금방 데이터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새로운 데이터마이닝 기법에 기반한 광고 모델이 나오지 않고 있다.

초 단위로 발생하는 이용자들의 소비 패턴에 실시간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웹사이트가 열리기 전에 이용자 유형을 파악해 광고를 먼저 제공하는 리얼타임 광고가 해외에선 이미 실시되고 있다. 어떤 상품 정보를 찾았다가 구매가 일어나지 않았을 때 구매하지 않은 원인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광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이것에 매우 제한돼 있다. 쇼셜커머스가 붐업되는 것도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돈이 되는 길을 열어줘야 태블릿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김지현 본부장님 말씀대로, 태블릿이 대중화되기까지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 기기의 대중화와 함께 다양한 콘텐츠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면 앞으로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이희욱 | 콘텐츠에 대한 고민은 블로터닷넷을 비롯한 미디어 업계의 공통 숙제이기도 하다. 매일경제는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가.

이성규 | 태블릿 자체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태블릿은 N스크린 라인업의 하나다. 스마트폰에서 스마트TV로 이어지는 실시간 전략이 핵심이다. 사람들이 눈뜨고 있는 동안 언제든지 노출될 수 있는 모든 장소와 시간대를 장악해야 한다. 매체 입장에선 신문에서 스마트폰, 스마트TV로 연결되는 사이에 공백이 보인다. 그 징검다리 역할을 태블릿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매일경제 미디어 그룹이 뉴스를 만들어낼 때 태블릿이 방송으로 넘어가기 전 단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후에 스마트TV가 나왔을 때 자연스럽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매일경제 아이패드 앱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있다. 과거에 스마트폰 앱에 일찍 대응했더니 다운로드가 빨리 올라가는 선점효과가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매경 앱을 보다가 태블릿용 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광고주를 유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아직은 단일 플랫폼만으로 모바일 광고를 수주하는 것은 어렵다. 아이폰과 태블릿용 앱, 온·오프라인 지면을 패키지로 묶어 광고주에게 접근하면 효과가 있다. 국내 광고주는 태블릿PC를 아직까지는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해외 광고주는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도 적잖다.

bloterforum_oojoo김지현 |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할 것인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이용자들의 시간을 장악하면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태블릿이 얼마나 많이 팔릴까. 포털에서 보는 기준은 단말기 보급 1천만대다. 그러면 여기서 발생하는 UV나 시간을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다. PC는 포털과 검색, 스마트폰은 킬러 앱으로 간다. 각 플랫폼별로 하루에 100만명 정도가 한 번은 방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움켜쥐어야 한다.

그 방법은 각기 다르다. 언론사는 콘텐츠를 N스크린으로 공급하고 싶어하고, 포털은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장악하고 싶어한다. 그런 면에서 잘하고 있는 게 엔터테인먼트를 장악한 아이튠즈다. 구글도 같은 이유로 e북 등에 들어오려는 것이다. 가장 확실한 경우가 OS나 아이튠즈 같은 유통 플랫폼을 장악하는 것인데, 포털은 그게 어려우니 킬러 앱을 장악하려고 한다.

강정수 | 나도 아이패드를 5개월 정도 쓰고 있는데, 아이패드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게임 등이 많다. RSS 리더도 많이 쓰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아이패드로 주로 즐긴다. 아이패드 없이는 생활이 힘들 정도다. 수업도 아이패드로 한다. 키노트로 작업을 해서 진행한다. 그렇게 보면 태블릿은 생산성 도구로도 적당하다. 이처럼 용도별로 다양한 소비 패턴이 창출될 것이다.

입력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한국처럼 대학생이 많은 나라에서 실제로 입력을 많이 하는 소비자는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자나 헤비 블로거 등에게는 문제가 되겠지만, 대중 시장에서는 입력의 문제가 없다고 본다.

소비자들이 정보를 익명화해서 판매하는 시장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를 걸로 본다. 애플에서 고민하는 것이 소비자마다 각기 다른 광고를 주는 것이다. 나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서 개인에게 최적화된 광고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결국은 소비자 정보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연구단계이지만 매우 타당성이 있다. 기기에서 이뤄지는 소비 패턴을 분석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희욱 | 뉴스 소비가 언론사가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미디어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이성규 | 오히려 언론사들에게 호재다. 언론사들이 그동안 웹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웹에서 비즈니스가 광고 정도이기 때문에 모바일에 더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껏 포털을 통해 뉴스가 소비되는 것을 모바일에선 어떻게든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되도록 하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아이패드 앱을 보자. 관련된 트위터 콘텐츠가 돌고, 새로운 뉴스 소비 경로를 만들어낸다. 트위터가 뉴스 소비를 장악해서 광고가 그쪽으로 쏠린다면 문제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적극 대응한다. 이러한 전략으로 웹에서 잃어버렸던 뉴스 유통 채널을 되찾아오겠다는 생각이다.

이희욱 | 언론사나 콘텐츠 저작권자가 저작물 보호 정책을 필요 이상으로 엄격하게 적용하지는 않나.

이성규 | 그건 저작권자 입장에서 당연한 일이다. 그러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상황이니까. 지금 포털의 뉴스 서비스 전략은 언론사들과 상생 전략은 아니다. 뉴스의 저작권을 제공하지만, 이 비용은 양측에서 합의된 것이 아니라 제시된 금액이다. 그러다보니 언론사들이 포털에 자기 저작권을 판매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본다.

훌루는 언론사들이 만든 것이다. 자신들의 콘텐트를 유통시켜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해보겠다는 생각에서다. 국내에서도 언론사들이 협업을 통해 새로운 유통 플랫폼을 만들고 대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해외와 한국의 사례가 이질적이지는 않다. 큰 흐름에서 볼 때 유사하게 가고 있다.

김지현 |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가 다를 수 있다. 제가 말한 유통 채널은 신문만을 얘기한 것은 아니고 다양할 수 있다. 유통 플랫폼을 장악하는 건 결국 광고를 하겠다는 얘기다. 앱이나 콘텐츠 유료화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스마트패드 등에서는 행위 타게팅이 가능하다. 기존 프로필 타게팅보다 진일보한 기법이다. 데이터마이닝에 기반해서 특성에 맞는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 물론 모바일에서는 게임의 법칙이 달라지고 있다. 다음 블로그나 아고라도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들어오는 분이 많다. 그러니 다음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번에 내놓은 ‘아담’ 같은 모바일 광고 플랫폼이 그런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콘텐츠를 유통하는 것처럼, 아담을 통해 다음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모바일 광고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강정수 | 이런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애플에서 견제할 수는 없나.

김지현 | 함부로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구글과 걸린 문제도 있으니.

강정수 | 애플은 참 무서운 존재다. ‘i월드’를 만들고 있다. 플랫폼을 장악하면, 광고 시장에도 적극 뛰어들 것이다. 지금은 아이애드 뿐만 아니라 애드몹 등 다른 광고도 허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지는 모른다. 애플이 대중 시장을 열어주는 것은 고맙지만, 애플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지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다. 그래서 생태계를 위해서는 안드로이드 태블릿도 빨리 성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생각해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사물에 대한 퍼머링크다. 페이스북 ‘좋아요’ 버튼을 보자. ‘좋아요’ 버튼을 달아서 웹의 객체들을 노드화하고 소셜 오브젝트로 전환하고 있다. 다음이 하고 있는 바코드나 QR코드도 마찬가지로 객체의 노드화 작업이라고 본다.

이성규 | 신문업계 쪽에서는 각 플랫폼별로 어떻게 뉴스를 소비하는지 조사해서 내부적으로 방향을 정한다. 우리 조사와 예측이 맞을까 궁금했는데, 아이패드용 매경 앱을 낸 뒤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태블릿에서 신문을 보는 경험과 실시간 뉴스를 보는 경험, 여기에 영상까지 같이 볼 수 있도록 해서 만족도가 좋은 걸로 나타났다. 그런 면에서 기기 플랫폼 마다 다른 콘텐츠와 서비스를 내놓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희욱 | 모바일 앱이나 웹이 활성화되면서 이용 시간도 바뀌는 모양새다. PC는 피크 타임이 있는데 모바일은 이 영역이 좀 넓게 퍼지는 분위기다. 이런 변수에 따라 콘텐츠 서비스 전략도 달라지는 것 아닌가.

bloterforum_kangjs강정수 |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미디어 업계의 전략에서 복잡성이 높아졌다. 국내 미디어는 각 부서별로 따로 대응하고 있지만,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존 인터넷이나 PC가 수년에 걸쳐 대중시장을 확보했다면 모바일 시장은 훨씬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콘텐트나 미디어의 전략도 더 빨리 움직일 필요가 있다.

김지현 | TV용 킬러 콘텐츠와 웹사이트의 킬러 앱,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킬러 앱이 각기 다르다. 시간대 뿐 아니라 화면 크기, 장소 등에 모두 좌우된다. TV는 뉴스나 드라마, 개그 프로그램이 호응이 좋고 잡지는 부분 영상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스마트폰은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강조된 메신저나 SNS, 킬링타임용 콘텐츠가 주효한다. 다음도 이에 맞춰 각기 다른 킬러 앱을 만들어내고 있다.

콘텐츠를 원소스 멀티유즈로 쓰기 어려운 환경인 것은 맞다. 그러나 각 기기별로 킬러 앱이 다르기 때문에 전략을 다르게 가져갈 수도 있다. 지금은 동시에 여러 단말기가 나오니까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데, 그게 고민이다. 대개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사람들은 쉽게 함몰되는 경향이 있다. DMB가 그랬고 PCS가 그랬다. 그래서 한 시대에 두 개의 신기술이 세상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스마트폰이 급격히 성장하겠지만 스마트패드는 보다 천천히 성장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2~3년에 걸쳐서 완만히 성장할 걸로 본다.

강정수 | PC 시장이 차가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태블릿PC가 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도 있다 아이패드 하나만으로는 해결이 안될 것이다. 안드로이드3.0이 출시된 이후에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쏟아질 예정이다. 내년을 지켜봐야 한다.

이성규 | 어느 시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소비자의 합리적인 판단만으로 소비가 이뤄지지는 않는다. 정부의 태도가 바뀌면 판이 급격히 달라질 수도 있다. 이처럼 새로운 모멘텀이 등장해서 고성장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강정수 | 한국은 아직 태블릿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게임류 외에는 별로 없다. 미국에서도 킨들 신제품이 나와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것은 대중 시장은 아니라고 본다. 예전처럼 종이책을 읽던 이용자들은 킨들이 방해받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어 좋겠지만, 책을 읽다가 동영상을 보다가 음악을 듣는 식으로 멀티캐스팅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겐 킨들이 대중적 기기가 아니다.

이희욱 | 킨들 얘기가 나와서 얘긴데, 전자책 업계는 어떻게 태블릿에 대응해야 하나.

김지현 | 사람들이 책 자체를 예전처럼 많이 안 읽는다. 태블릿이 나온다고 해서 일부러 책을 찾아 읽지는 않을 걸로 본다. 그러니 기존 활자를 단순히 디지털화하는 전자책으로는 승부가 안 된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콘텐츠 소비 패턴이 다르다. 그런 친구들은 책을 볼 때도 흔들고, 문지르고, 터치한다. 새로운 형태의 책이 나올 것이다. 와이어드나 오프라 윈프리 매거진처럼. 그건 가능성 있다. 다만 제작비용이 문제다. 큰 기업들 위주로 먼저 진행될 것이다. 가정마다 연간 유아 교육비가 만만찮다. 그 예산이 어느 정도 새로운 교육용 책을 구매하는 비용으로 상쇄될 것이다.

강정수 | 교욱시장 성장은 혁신에 달려 있다. 이걸 사용해보니 아이 성적이 좋아졌다는 식으로 성공사례가 나와야 한다. 만약 공부하는 행위를 타게팅해서 교육 성과를 증가시키고, 자동으로 분석해주고, 지능성 있는 교육이 성공사례를 만들어내면 시쳇말로 대박이 터질 것이다.

이성규 | 최근 어도비 디지털 퍼블리싱 도구 발표장을 다녀왔다. 출판사는 웹으로 가기도 만만찮고 ePUB 같은 형식을 제공하자니 불법복제 문제 같은 고민이 생긴다. 디지털 퍼블리싱 도구를 보니 담당자가 교육만 조금 거치면 혁신적인 저작물을 어렵잖게 만들 것으로 보였다. 이런 식으로 도구가 혁신되면 출판사도 자신만의 앱을 쉽게 만들어 유료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내년만 해도 대형 출판사 몇 곳이 비슷한 방식으로 앱을 내놓으려 한다. 거기서 성공사례가 나오면 다른 출판사들도 자연스레 따라간다.

출판사 개념도 바뀌어야 한다 지금은 자료 사진 한 장을 달랑 끼워넣는 형태다. 그나마 출판사가 직접 사진을 찍지는 않는다. 앞으로는 출판사가 책에 다양한 장식을 넣어줄 수 있는 제휴사를 찾아다니게 될 전망이다. 동영상 촬영도 거기에 포함된다. 중대형 출판사는 하나의 스튜디오가 되어, 더 혁신적인 잡지나 책을 만들게 된다. 한국에서도 먼 미래 얘기는 아니다.

Comments

  1. 핑백: oojoo's me2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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