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CL)가 공식 선보인 지 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헷갈릴 때가 있다. CCL은 아는 사람만 아는 ‘그들만의 저작권 규약’인가. 여전히 이해와 오해 사이를 오가는 이용자가 적잖다.

가장 큰 오해는 ‘CCL=저작물 보호 수단’으로 인식하는 사례다. CCL은 한마디로 ‘저작물에 대한 이용 허락 표시’다. CCL을 다는 주체는 저작권자다. 내 저작물에 대해 특정 조건을 지키는 걸 전제로 마음껏 이용하도록 표시해주자는 게다. 예컨대 내 글이나 사진에 ‘CC BY’를 적용했다면, 출처(BY)를 밝히는 조건으로 누구나 글과 사진을 자유롭게 가져다 쓰라는 뜻이다. 상업 용도로 써도 되고, 글이나 사진을 변형해도 좋다. 상업 용도로 쓰는 게 싫다면 ‘비영리’(NC) 조건을 덧붙이면 된다. 내 저작물을 가져다 쓰는 사람도 똑같은 CCL 조건을 달기를 원한다면 ‘동일조건 변경허락’(SA)을 이용 조건에 포함시키면 될 일이다.

CCL은 저작권법의 태생적 폐쇄성을 극복하려는 노력이다. 내가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는 순간, 해당 글과 사진은 내 저작물이 된다. 그게 법이다. 내 저작물이 보호되는 건 좋다. 문제는, 누군가 이를 가져다 쓰고플 때 발생한다. 아무 말 없이 내 사진과 글을 가져다 썼다간 낭패를 당할 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이를 문제삼으면, 저작권법 위반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안심하고 내 저작물을 쓰도록 미리 알려주자는 게다. 출처를 밝히거나(BY), 마음대로 변경하지 못하게 하거나(ND), 똑같은 CCL 조건을 달게 하거나(SA), 상업 용도로 쓰지 않는 조건(NC)을 다는 식이다. ‘마음껏 가져다 쓰세요. 단 조건만 지킨다면!’ 그게 CCL이다.

그러니 ‘CCL은 저작권을 부정하는 운동’이라는 인식 또한 틀렸다. 저작권법이 없다면 CCL도 존재할 수 없다. 저작권은 인정하되, 최소한의 조건으로 자유롭게 저작물을 공유하자는 게 CCL이 바라는 바다. 저작권은 모든 권리를 보호함(All Rights Reserved)을 원칙으로 삼는다. 저작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들은 ‘No Rights Reserved’를 외친다. CCL은 이들 중간 지점에 서 있다. 그래서 CCL은 ‘일부 권리만 보호하자’(Some Rights Reserved)고 말한다.

저작물을 공유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여럿이 만들고 나누다보면, 새로운 창작 활동도 고취될 기회가 생긴다. CC믹스터는 음악 창작자가 음원을 공유하는 웹사이트다. 곡이 아니라 ‘음원’을 공유하는 데 주목할 일이다. 누군가는 저작자가 올린 음원들을 조합하고 리믹스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든다. 이렇게 만든 창작물들은 다른 누군가에 의해 또 새로 태어난다. 어떤 창작물이든 원작자나 2·3차 창작자 이름(BY)은 따라다닌다. 창작자에겐 명예를, 이용자에겐 자유를! 중용의 묘를 발휘한 사례다.

구글과 야후를 들어가보자. CCL이 붙은 콘텐츠만 골라 검색할 수 있다. 플리커나 구글 피카사웹은 CCL이 붙은 사진만 따로 모아 검색할 수 있게 했다. 사진을 올릴 때도 저작권자가 CCL 조건을 직접 달 수 있다. 네이버나 다음, 파란 등 국내 주요 포털도 카페나 블로그 글에 CCL을 표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멀었다. 아직 CCL을 모르는 이용자가 더 많은 게 엄연한 현실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CCL을 알리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CCL에 대해 쉽고 흥미롭게 설명한 자료들과 CCL이 적용된 콘텐츠, CCL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 얘기를 담았다.

아직도 CCL이 무엇이고,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헷갈리는가. 잠깐만 시간 내서 캠페인 사이트를 둘러봐도 좋겠다. ‘창작과 나눔으로 모두가 함께하는 즐거운 세상을 만들고픈’ 사람들 얘기를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창작과 공유가 만드는 새로운 세상에 동참하면 더 좋은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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