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를) 탁 치니, 척 하니 찾아주더라.”

시연을 처음 본 한 이용자가 내뱉은 이 말처럼 구글 ‘순간검색’(Instant Search)을 쉽고 간명하게 설명해주는 말이 또 있을까.

‘입력보다 빠른 검색’을 표방하는 구글 순간검색이 10월7일 한국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9월8일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지 꼭 한 달 만이다. 비알파벳 언어권 가운데 한국이 첫 서비스 지역이란 점에서 더욱 남다르다.

구글 순간검색은 정형화된 검색 습관을 깬 새로운 검색 서비스다. 지금까지 검색이란 검색어(질의어)를 검색창에 입력하고 ‘검색’ 버튼이나 ‘엔터’ 키를 눌러 검색 결과를 확인하는 식이었다. 구글 순간검색은 검색어 글자를 하나씩 입력할 때마다 그와 관련된 추천 검색어와 더불어 해당 검색어에 맞는 검색 결과가 동시에 뜬다. 글자를 입력하면서 동시에 검색 결과를 보는 식이다.

구글 순간검색을 쓰는 이용자는 검색어를 모두 입력하고 검색 결과 화면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는 과정을 차례로 밟을 필요가 없다. 글자를 입력하면서 곧바로 원하는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커지는 덕분이다.

최원준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에 따르면, 대개 이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고→질의어가 서버로 전송되고→다시 서버에서 질의어에 대한 검색 결과가 이용자 PC로 전송되고→이용자가 검색 결과 화면을 보고→원하는 정보를 선택하기까지 적게는 9초에서 많게는 15초 정도 걸린다고 한다. 구글 순간검색은 이 과정을 단축시켰다. 검색어 1개 당 원하는 정보를 얻기까지 2~5초 정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구글쪽은 추정한다. 구글이 하루에 처리하는 검색 건수가 10억건이니, 전체 효과를 더하면 매 초당 11시간 정도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구글 순간검색은 3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말하자면 ▲검색어를 예측하는 기술 ▲입력과 동시에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방식 ▲스크롤 검색이다. 순간검색은 이용자가 글자를 입력하기 전에 어떤 정보를 찾고자 하는지 예측해 추천 검색어를 밝은 회색으로 검색창에 표시해준다. 그러면서 동시에 해당 추천 검색어에 대한 검색 결과 화면을 함께 뿌려준다. 또한 비슷한 추천 검색어를 함께 보여줘, 이용자가 키보드 화살키로 다른 추천 검색어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번갈아 사용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키보드만으로 손쉽게 ‘검색+이동’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이런 식이다. 제주도 여행을 준비하는 이용자가 검색창에 ‘제’를 입력하면 ‘제주여행’을 미리 띄워 보여주고, 그에 따른 검색 결과 화면을 동시에 뿌려준다. 이용자가 키보드 아래방향 화살표(↓)로 ‘제주여행’을 선택하고 키보드 ‘탭’(Tab) 키를 누르면 다시 ‘제주여행 패키지’나 ‘제주여행 코스’ 처럼 확장 추천어가 뜬다. 여기서 이용자가 원하는 검색어를 선택하고 오른방향 화살표(→)를 누르면 해당 웹사이트로 바로 이동한다. ‘검색어 예측+검색 결과 동시 제공+키보드 단축키’ 조합으로 순간검색 가치가 제대로 완성되는 모양새다.

구글 순간검색. 글자를 입력할 때마다 추천 검색어를 회색으로 검색창에 표시해주고, 차상위 추천어를 풀다운 메뉴로 띄워준다. 추천 검색어에 대한 검색 결과도 하단에 동시에 뜬다.

키보드 단축키 기능. 아래방향 화살표(↓)로 추천 검색어를 선택하고, ‘탭’(Tab) 키를 누르면 확장 추천 검색어가 뜬다. 오른쪽 화살표(→)를 누르면 해당 웹페이지로 이동한다.

남다른 검색 경험을 제공하는 구글 순간검색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벤 곰스 구글 책임 엔지니어가 설명하는 구글 순간검색 출시 과정과 효과를 들어보자.

벤 곰스는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땐 순간검색이 너무 복잡했기 때문에 구현이 불가능하다고 하거나, 실제 개발해 구축하기 어려우니 추진해선 안 된다는 직원도 적잖았다”라면서도 “구현만 된다면 이용자 경험이 크게 개선된다는 이유로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그리고 에릭슈미트 CEO가 반드시 해야 하는 프로젝트라고 주장해 추진하게 됐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개발 과정에서 맞닥뜨린 기술적 어려움은 세 가지였다. 이용자 화면(UI) 디자인, 웹브라우저에서 구현 방식, 대용량 데이터 처리 문제다.

벤 곰스 구글 책임 엔지니어

“실제 이용자가 찾으려는 검색어를 예측하는 게 필요했습니다. 예측된 검색어를 밝은 회색으로 표시하고, 그에 해당하는 검색어를 보여주는 심플한 모델을 선택했죠. 이용자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데도 신경썼습니다. 이용자 시선 추적 실험 결과, 우리가 예측한 회색 표시 부분으로 눈이 이동하고 곧바로 추천 검색어가 뜨는 아랫쪽으로 이동하는 걸 확인했죠.”

UI 문제를 해결했으니, 다음은 ‘이용자 PC에서 얼마나 잘 작동하도록 할 것인가’란 과제가 남았다. 이용자마다 PC 사양이나 통신망 속도가 다른 점을 고려하자니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구글은 ‘캐시’에서 해답을 찾았다. “이미 검색한 부분에 대해선 계속 추적해 똑같은 결과를 반복해 찾을 필요가 없도록 했습니다. 한 사람 이상이 동일한 검색을 했을 땐 첫 번째 검색 결과를 캐시에 저장해뒀다, 두 번째 사람에게도 동일한 결과 화면을 제공하는 식이죠. 이런 식으로 서버 부하를 줄이면서, 확률 높은 검색어에 대한 결과를 더 빨리 전달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보다 한 달여 앞서 구글 순간검색을 경험한 미국지역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날 구글코리아는 순간검색 이용자 경험을 통해 얻은 결과를 처음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이용자들이 순간검색을 활용하는 방법을 쉽게 학습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미국에서 순간검색을 도입한 지 2주 만에 ‘엔터’키나 ‘검색’ 버튼을 누르지 않고 검색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습니다. 다음으로는, 검색이 좀 더 상호작용에 기반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어요. 순간검색의 주요 특징이 이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쉽게 결과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인데요. 그러다보니 검색어를 입력하다가 도중에 수정하거나 변경하는 경우가 7% 정도 늘어났습니다.”

서비스 한 달 째. 순간검색 이용자도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지금까지 순간검색은 웹브라우저 검색창이 아니라 구글 홈페이지 검색창에서만 적용했는데요. 순간검색 출시 일주일 만에 구글 홈페이지 트래픽이 부쩍 늘어났어요. 이것이 순간검색을 이용하기 위한 트래픽 증가라고 내부에선 분석하고 있습니다.”

구글쪽은 앞으로 순간검색을 비디오, 뉴스, 책, 블로그, 업데이트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모바일 검색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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