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커뮤니케이션즈가 ‘오픈’ 전략에 가속도를 낼 모양입니다. 지난해 6월 ‘네이트 커넥트’와 ‘네이트 앱스토어’를 두 축으로 한 오픈 전략을 발표한 뒤, 네이트는 꾸준히 서비스를 외부에 여는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올해 5월엔 두 번째 행사인 ‘네이트 오픈 2010′ 행사를 열고 싸이월드 API와 네이트온 API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엔 개방형 인증 API 공개와 다양한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고요.

네이트가 ‘오픈’이란 기조를 올곧이 유지할 것임에는 어쨌거나 틀림없어보입니다. 개방 폭과 속도가 문제가 될 수는 있겠지만요. 여기에 새로운 몇 가지 힌트가 덧붙었습니다. 7월19일, 주형철 SK컴즈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이 출입기자들과 함께한 오찬 자리에서 나온 얘기들이 그 단초를 제공하는 모양새입니다.

먼저, 새로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준비 소식이 눈에 띕니다. 주형철 대표는 “오는 8월께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SNS를 내놓겠다”고 이 자리에서 밝혔습니다. 지금껏 네이트에서 SNS라고 한다면 ‘싸이월드’와 ‘네이트 커넥팅’ 정도를 꼽겠는데요. 싸이월드는 원조 SNS로 꼽히지만, 요즘 떠들썩한 SNS 동네 소식에선 잘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요 서비스가 자기네 울타리 안에 갇혀 있고 친밀한 지인 중심의 폐쇄적 네트워크란 점이 대세와 맞지 않는 까닭인데요. 새로 준비중인 SNS는 이같은 싸이월드의 한계를 넘어 한층 폭넓고 개방된 형태가 될 전망입니다.

물론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모습이나 서비스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습니다. 미리 가르쳐줄 리도 없고요. 허나, 조각들을 끼워맞춰보면 모양새를 미뤄볼 수 있는 몇 가지 힌트가 나오는 모양새입니다.

SK컴즈쪽 발표를 뼈대만 간추리자면 이렇습니다. 새로 내놓을 SNS는 ▲시장 트렌드인 ‘오픈’을 지향하며 ▲싸이월드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인 ‘프라이버시’ 측면과 적절히 결합한 서비스가 될 것이며 ▲지인 중심인 싸이월드 네트워크를 보다 손쉽게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가 될 것이며 ▲글로벌 서비스로 손쉽게 전환될 수 있는 플랫폼이란 점입니다.

‘오픈’을 지향한다는 건 이를테면, 다양한 외부 서비스를 연동하고 내부 서비스를 외부에서 손쉽게 가져다 쓰도록 한다는 얘기입니다. 예컨대 지난해 개방한 네이트 앱스토어나 네이트 커넥트는 물론, 하반기에 선보일 싸이월드 API와 네이트온 API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모습이 되겠죠. 여기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링크드인 같은 글로벌 SNS와도 채널이 연결되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겠습니다. “글로벌 서비스로 진출하기 위해 여러 업체와 제휴를 모색중”이라는 얘기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게 아닐까요.

적어도 싸이월드의 옛 행보처럼 독립법인이나 합작법인 형태로 세계 각국 시장에 현지화하는 모습은 아닌 게 확실해보입니다. 시간낭비일 뿐더러, 그런 식의 전략에서 이미 쓴맛을 봤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동일한 플랫폼에 다국어 서비스를 덧붙여 글로벌화하는 페이스북 식의 모습이 더 실체에 가까운 시나리오가 될 것입니다. 물론 ‘프라이버시’ 발언에서 보듯, 페이스북이 한차례 홍역을 앓았던 개인정보 노출 문제는 보완하겠죠. 싸이월드에서 쌓은 개인정보 보호 노하우를 녹여낼 것이란 뜻입니다.

그러니 페이스북 같은 개방형 플랫폼에 네이트 앱스토어가 붙고, 싸이월드 지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이를 30~40대까지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인맥 네트워크 서비스를 덧붙인다면 어떨까요. 싸이월드는 올해 4월, 지인 중심의 ‘일촌’ 네트워크를 넘어 싸이월드에서 좀 더 느슨한 친구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팬’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SK컴즈 한 임원은 “폐쇄적 싸이월드 인맥 구조를 손쉽게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덧붙일 예정”이라고 힌트를 줬습니다. 페이스북 커넥트나 구글 프렌즈처럼 외부 SNS 인맥들을 서비스에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을 덧붙인다면 새로운 SNS의 인맥 네트워크는 보다 넓게 확장될 것입니다.

‘네이트온’의 변화도 흥미롭습니다. 올 하반기 네이트온을 ‘통합 커뮤니케이터’로 개편하겠다는 소식입니다. 우선 7월 안에 변화의 밑그림이 공개될 예정인데요. 올해 안에는 통합 커뮤니케이터를 넘어 이른바 ‘소셜 허브’로 확장할 것이란 발표도 곁들였습니다. 요컨대 ‘인스턴트 메신저→통합 커뮤니케이터→소셜 허브’로 진화하는 모양새입니다.

‘소셜 허브’는 요즘 낯설지 않은 개념입니다. AOL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인스턴트 메신저를 자사 웹서비스나 외부 SNS 소식을 처음 접하는 ‘관문’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이미 실험중에 있습니다. 곧 선보일 ‘4세대 윈도우 라이브’에선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에서 내 친구들의 트위터 글이나 페이스북 소식, 내가 활동하는 블로그나 커뮤니티 소식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는 기능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말 그대로 인스턴트 메신저가 소셜 네트워크 활동의 관문이 되는 셈입니다. 멀리 내다본다면 네이트온은 PC 뿐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 등 다양한 플랫폼을 아우르는 역할을 하려는 모양새입니다.

SK컴즈는 곧 네이트온 API를 외부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친구 목록과 프로필, 대화 내용과 쪽지, 미니클럽 등의 정보가 외부에 손쉽게 연동되는 길이 열린다는 뜻입니다. 메신저 친구 API를 공개하면 외부 서비스에서도 손쉽게 네이트온 친구의 접속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연동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예컨대 네이트온 메신저를 켜지 않아도 내 친구의 온라인 상태를 확인하고 실시간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식이죠.

네이트온을 켜면 나와 일촌 또는 보다 느슨하게 연결된 지인들의 싸이월드 활동 내역이나 주요 SNS 업데이트 소식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날도 머잖아 보입니다. 그 자리에서 지인이 보낸 메시지에 답글을 달거나 친구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이 글을 다시 다양한 SNS로 퍼뜨리는 것도 기술상으로는 문제 없습니다. 필요와 수요, 부작용을 고려해 취사선택할 일만 남았으니까요. 새로운 SNS가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는 그 퍼즐맞추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입니다.

마지막으로, 네이트가 선전하고 있는 검색 소식을 빠뜨릴 수 없겠습니다. 네이트는 지난해부터 이른바 ‘시맨틱 검색’을 주요 카테고리별로 적용하고 있는데요. 음악을 시작으로 이미지·동영상, 증권·취업 정보, 책·공연·만화 등 엔터테인먼트 정보와 사전까지 점차 적용 영역을 확대했습니다. 올해 6월1일에는 이를 적용한 모바일웹도 열었고요. 그 덕분일까요. 네이트 검색 점유율은 최근 12%(코리안클릭 기준)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여세를 몰아 20%까지 점유율을 올려보겠다는 게 SK컴즈쪽 욕심입니다.

네이트는 올 하반기, 시맨틱 검색을 통합검색에 전면 적용할 계획입니다. 지난해부터 공언한 그림을 이제 완성해 보일 심산입니다. 검색은 다른 서비스 간 콘텐츠 연동은 물론 수익모델과도 직결되는 핵심 서비스입니다. ‘시맨틱 검색’이란 키워드를 앞세워 SK컴즈가 검색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 지도 흥미롭게 지켜볼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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