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메모리는 비좁다. 무료 웹창고 서비스는 속도가 느리고,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파일 개수와 전송 용량에 제한이 있다. 그렇다고 유료 웹창고 서비스를 쓰자니 매달 내는 돈이 부담스럽다.

엡볼닷컴’은 이런 틈새를 뚫고 고개를 내민 서비스다. 얼핏 보면 웹에 흔한 웹창고 서비스 같다. 그런데 저장 공간이 남다르다. 흔히들 쓰는 외장형 하드디스크를 웹창고로 쓰는 방식이다.

엡볼닷컴은 유·무선 공유기와 연동한 개인용 웹창고 서비스다. 휴니트네트웍스가 제공하는 ‘웹박스’와 결합해야 온전히 제몫을 한다는 얘기다.

웹박스는 그 자체로는 유·무선 공유기다. 일반 가정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여러 대의 PC와 스마트폰 등으로 동시에 쓸 수 있는 공유기 말이다. 802.11n 무선랜을 지원하며 최대 200m 거리에서도 쓸 수 있는 제품이다. 일반 공유기와 다른 건, 웹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파일 전송 프로토콜(FTP) 소프트웨어를 내장하고 USB 포트를 장착해 웹서비스와 외장 하드를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맡는다는 점이다.

웹박스를 설치하고 USB 포트로 외장 하드를 연결한 뒤, 엡볼닷컴에 접속해 회원 가입을 하고 웹박스 시리얼 넘버를 등록하면 준비는 끝난다. 이제 인터넷에 연결된 곳이면 어디서든 엡볼닷컴으로 접속해 외장 하드에 저장된 자료들을 올리고 내려받을 수 있다. 웹박스에 500GB 외장 하드를 연결하면 500GB 무료 웹창고가, 1TB를 연결하면 1TB의 무료 웹창고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파일 업·다운로드에 그치는 게 아니다. 첨부파일을 용량 제한 없이 보낼 수 있는 e메일 서비스와 파일 공유 기반 지인 커뮤니티 서비스도 제공한다. 웹박스에 연결된 외장 하드 속 자료 뿐 아니라 개인 PC에 저장된 파일도 용량 제한 없이 첨부해 다른 사람에게 e메일로 보낼 수 있다. 가까운 동료나 친구끼리 ‘카페’를 개설하면, 웹박스에 연결된 외장 하드를 웹창고 삼아 자료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하드웨어(외장 하드, 공유기)와 웹서비스가 결합된 새로운 방식의 ‘웹창고+커뮤니티’ 서비스인 셈이다.

엡볼닷컴 서비스는 셋으로 나뉜다. ‘P드라이브’는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면 언제 어디서든 외장 하드로 접속해 파일을 올리고 내릴 수 있는 개인용 웹창고 서비스다. 대용량 첨부파일을 다른 사람에게 e메일로 보내고 싶다면 ‘F드라이브’를 쓰면 된다. ‘G드라이브’는 가까운 지인끼리 파일 공유 기반 커뮤니티를 꾸리도록 돕는 서비스다.

속도도 빠르다. 웹박스에 연결된 외장 하드에서 파일을 올릴 경우 업로드 시간이 1초 이내로 거의 소요되지 않는다. e메일을 받은 사람은 ‘파일받기’ 버튼을 누르고 엡볼닷컴에 로그인해 첨부파일을 내려받으면 된다. 평균 전송속도는 사용하는 회선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3000Kbps 안팎이다.

기존 P2P 서비스는 파일을 주고받을 PC가 늘 켜져 있어야 제대로 이용할 수 있었다. 엡볼닷컴 서비스는 집안 PC를 늘 켜두지 않아도 유·무선 공유기인 웹박스만 외장 하드와 연결돼 있으면 언제든 파일을 올리고 내려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개인 또는 접속이 허용된 지인끼리 비공개로 파일을 주고받는 방식을 채택해 저작권 침해 위험을 줄였다.

허나 몇 가지 아쉬움도 남는다. 엡볼닷컴 파일 전송 프로그램은 액티브X 기반으로 제작됐다. 윈도우 기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서비스를 온전히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엡볼쪽은 “매킨토시나 리눅스에서도 쓸 수 있는 자바 기반 파일 전송 프로그램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초기 비용이 드는 점도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다. 개인용 웹창고나 파일 공유 커뮤니티를 꾸리려면 적어도 웹박스 공유기와 대용량 외장 하드가 1대씩은 있어야 한다. 외장 하드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걸 쓴다 치더라도, 웹박스 공유기는 따로 구매해야 한다.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선 웹박스 보급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 셈이다. 휴니트네트웍스 웹박스 판매는 대원CTS(옛 대원컴퓨터)가 맡았다. 가격은 1대당 6만원 선이다.

엡볼닷컴은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 같은 스마트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지만, 아직 전용 응용프로그램은 나오지 않았다. 지금으로선 스마트폰용 웹서버 접속 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식으로 우회해 이용할 수 있다. 아이폰에선 굿리더 같은 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엡볼쪽은 오는 10월께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엡볼닷컴 전용 응용프로그램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개인 외장 하드에 저장된 음악이나 동영상을 따로 내려받지 않고 실시간 감상할 수 있는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와이파이(Wi-Fi)가 연결된 곳에서 집안 외장 하드에 저장된 영화나 음악을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으로 실시간 무료 시청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신동윤 엡볼 대표는 “무료 웹창고 서비스를 통해 회원들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커뮤니티 활동도 활발해질 것으로 믿는다”라며 “지인 커뮤니티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는 내년께면,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식검색이나 전자상거래 서비스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세계 외장 하드가 1억대 이상 보급돼 있고, 엡볼닷컴은 이들을 대상으로 거의 무제한 용량의 웹창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보편적 서비스”라며 “오는 9·10월께 해외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윤 엡볼 대표는 1998년 9월 ‘터보백신’으로 유명한 에브리존을 창업했다. 2002년 9월에는 자동주소록 ‘쿠쿠박스’ 서비스를 만든 뒤, 이듬해 5월 NHN에 12억원에 매각했다. 2004년에는 인맥 커뮤니티 서비스 ‘토토링’을 만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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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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