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의실도, 교수도 없는 대학이 있다. 이용자 스스로 강사가 되고, 뜻맞는 사람끼리 강좌를 개설한다. P2P대학(Peer 2 Peer University)에선 참여자들이 지식을 기부하면서 강의안을 만들고, 배우고, 익힌다.

그렇다고 내키는대로 수업을 만들었다 폐강하는 것도 아니다. 엄연히 학기 단위로 수업이 진행된다. 제도권 울타리에 갇혀 있지 않을 따름이다. 강의 내용은 이용자끼리 정한 최소 조건만 지키면 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다. 스스로 모이고, 스스로 배우면서 지속가능한 열린 교육을 꿈꾸는 터전인 셈이다.

#2.
소프트웨어만 오픈소스가 힘을 받는 건 아니다. 영화로 눈을 돌려보자. 오픈소스시네마에선 누구나 자신만의 영상을 온라인으로 만들고, 다른 사람이 만든 영상을 가져다 뒤섞어(remix) 자기 영상으로 재창조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영상은 유튜브나 플리커 등에 올려놓고 다른 이들과 돌려봐도 좋다. 여럿이 힘을 모아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협업도 이 곳에선 얼마든지 가능하다. 저작권 걱정 없이 쓸 수 있는 ‘소스’가 ‘열려’ 있음은 물론이다. 지적재산권과 저작물에 대한 새로운 실험에 주목할 만 하다.

#3.
정보를 가두고 쌓아두는 시대에서 개방하고 재활용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2.0′ 논의가 활발한 모양새다. 모범 사례는 호주 정부다. 공공 정보를 민간에 개방하는 데 정부가 팔을 걷고 나서고 있다. 이미 통계청 주요 데이터가 공개됐다. 얼마 전에는 예산 정보도 누구나 가져다 쓰도록 공개했다. 배울 점이 적잖다.

개방과 공유의 진정한 가치는 재창조로 이어지는 데 있다. 단순히 공공 자료나 저작물을 여럿이 볼 수 있도록 열어두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창작물과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2차 저작물로 탄생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개방·공유·창작의 실험들을 한데 모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가 주최하는 ‘CC 아시아 퍼시픽 컨퍼런스‘ 얘기다.

‘Open for Innovation’(혁신을 위한 개방)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CC코리아가 주최하는 두 번째 국제 컨퍼런스다. 지난 2008년 열린 첫 컨퍼런스때처럼 볼거리가 적잖다.

행사는 4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비즈니스, 공공 영역, 창작, 교육 등 분야별로 개방과 공유의 흐름들과 주요 사례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비즈니스 세션에선 국내 주요 포털들의 개방 사례와 새로운 콘텐츠 유통 사례를 소개한다. 호주와 대만 정부의 공공정보 개방 움직임과 국내 공공정보 개방 방향에 대한 토론이 마련된 세션도 눈길을 끈다.

창작에 관심 많은 독자라면 ‘오픈소스 시네마’와 아이폰 리믹스 응용프로그램이 소개되는 세션에 눈을 돌려봐도 좋겠다. ‘열린 배움의 미래’ 세션에선 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오픈코스웨어(OCW) 사례와 숙명여대 열린교육 프로젝트 ‘스노우2.0′ 등을 소개한다.

CC 설립을 주도했던 로렌스 레식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조이 이토 CC CEO를 비롯해 퓨미오 난조 일본 모리미술관 큐레이터, 이삭 마오 소셜브레인재단 상무이사 등 세계적 석학과 ‘열린경제’ 종사자들을 만나는 기쁨도 놓치지 말자.

컨퍼런스 다음날인 6월5일에는 참석자와 전세계 CC 활동가, 국내 CC 커뮤니티 등 ‘CC친구’들과 어울려 즐기는 ‘CC 프렌즈 파티‘도 열린다. 참여 기회 역시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정원이 한정된 관계로 서두르는 게 좋겠다.

CC 아시아 퍼시픽 컨퍼런스 주요 정보와 현장 소식은 컨퍼런스 공식 웹사이트, 트위터, 페이스북으 로 만날 수 있다.

[vimeo 11860511]

CC_Asia_pacific_conference_f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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