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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가 기업 시장 아래 잠자고 있는 개인 이용자들을 본격 공략할 심산이다. 이를 위해 기능은 똑같으면서 값은 뚝 떨어뜨린 ‘오피스 특별판’을 미끼 상품으로 내세웠다.

한컴은 9월10일 서울 소공동에서 간담회를 열고 “기본으로 돌아가, 주력 사업인 오피스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뼈대로 한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6월 셀런에 인수합병된 뒤 가진 첫 간담회였다.

‘한컴 오피스에 주력하겠다’는 메시지에는 두 가지 의미가 들어 있다. 우선, ‘한컴=아래아한글’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사무용SW 시장을 중심으로 주력 제품 영역을 확산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주요 수익창구였던 기업시장에 더해 불법복제 그늘에 가려 소홀히 했던 개인용 시장을 이참에 다시금 품에 안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영익 한컴 대표는 “지난 6월 셀런이 한컴을 인수한 이유는 12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오피스SW 시장에서 유일하게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라며 “지금껏 공공 및 기업시장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개인용 패키지와 모바일 오피스를 앞세워 시장을 확대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희미한 ‘815 특별판’의 추억, ‘한컴 오피스 2007 홈에디션’

한컴에는 ‘한글 815 특별판’이란 ‘희미한 옛사랑의 추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외환위기가 터진 직후인 1998년, 한컴은 ‘외세에 맞서 토종 벤처를 지키자’며 한글 815 특별판을 1만원이 채 안 되는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아 국민 정서를 흔들었다. 그 덕분에 외환위기 직후 148억원에서 94억원으로 곤두박질쳤던 매출은 이듬해 314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한컴이 ‘국민기업’으로 소비자 뇌리에 각인되는 사건이었다.

개인 고객을 겨냥해 한컴 오피스를 밀어붙이는 데도 이런 학습효과가 작용한 모양새다. 이번엔 ‘한컴 오피스 2007 홈에디션’이란 이름의 특별판을 내놓는다. 아래아한글 탄생 20주년인 10월9일에 맞춰 3만6천원이란 파격적인 가격에 시판할 예정이다. 기능은 기존 ‘한컴 오피스 2007′과 똑같으면서 가격은 12%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특별판 구매자에겐 한컴 오피스 차기 버전으로 무료로 판올림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한다. 이 정도면 한글 815에 이은 ‘오피스 815′라 부를 만 하다.

‘홈에디션’은 개인 이용자들을 직접 겨냥한 제품이다. 불법복제란 그늘에 가려져 있던 개인 이용자들을 저렴한 가격의 정품SW를 앞세워 적극 양지로 끌어내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김영익 대표는 “한국은 불법복제율이 세계적으로 높은 나라이며, 그 가운데 불법복제율 1위가 아래아한글”이라며 “불법복제로 쓰는 공짜 이용자에게 3만6천원씩만 받아도 지금보다 매출은 2배 늘어날 것”이라고 파격 할인 배경을 밝혔다. 또한 “한글 815가 준 중요한 교훈은, 소비자가 눈높이에 맞으면 돈을 내고 정품 SW를 살 의사가 있다는 걸 알려줬다는 점”이라고 오피스 특별판 출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HWP 파일 포맷도 공개”

한컴은 오피스 특별판을 앞세운 입소문 마케팅을 차기 버전인 ‘한컴 오피스 2010′으로 자연스레 연결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한컴은 오피스 2010 출시에 앞서 올해 4분기께 공개 시범서비스를 열 계획이다. 한컴이 정식 제품 출시에 앞서 신제품을 미리 맛보도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상반기께 출시 예정인 ‘한컴 오피스 2010′은 이용자화면(UI)을 대폭 개선하고 문서 호환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 제품으로 알려졌다. MS 워드·엑셀·파워포인트 주요 문서를 MS 오피스에서 읽는 방식 그대로 불러들여 읽거나, 한컴 오피스 UI 외에도 MS 오피스 UI 그대로 볼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는 게 한컴쪽 설명이다.

이참에 아래아한글 파일 형식인 HWP 포맷을 공개하는 방안도 진행중이다. 김영익 대표는 “한컴은 1997년부터 ‘HWPML’이란 파일 포맷을 공개했으며, 관공서나 행망 중심으로 쓰이고 있다”며 “현재는 HWPML과 HWP 파일을 KS 표준으로 등록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며 이 과정에서 HWP 바이너리 파일도 공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영익 대표 및 김수진 전무와의 일문일답이다.

– 상반기 사업전략 발표 땐 리눅스, 오픈소스 등도 함께 키우겠다고 했다. 사업방향이 바뀐 건가.

=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해선 계속 연구개발을 통해 키워나가고 있고, 실제로 구체적 계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계속 함께 추진할 생각이다. 오늘 발표는 한컴의 기본인 오피스를 좀 더 확장해보자는 뜻이다.

– 셀런과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는.

= 단기적으로는 번들 판매나 OEM, 유통망 공동 이용 등의 방법이 있다. 3분기중 성과가 어느 정도 나올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삼보, 셀런과 함께 MID나 넷북을 공동 개발해 세계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 MID나 넷북에 탑재될 OS는.

= 하드웨어는 삼보나 셀런이 맡겠지만, SW는 한컴 리눅스부터 응용프로그램까지 모두 한컴이 개발한다. 추후 다시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 컨버전스에 대응할 유연한 사업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또 오픈소스SW(OSS) 강화 전략으로 썬마이크로시스템즈 OSS를 국내에 공급하겠다고 했다.

= 유연한 사업구조를 만들기 위해 조직개편을 진행중이다. 오피스 사업부문과 신성장동력 부문을 따로 떼내 꾸렸다. 앞으로 몇 년 동안 그런 조직 구조를 유지할 생각이다. 썬과 OSS 사업을 함께하는 이유는, 우리 OS나 애플리케이션의 빈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다. 전체 라인업을 갖춰 영업했을 때 시너지가 날 걸로 보고 제휴한 거다.

– 세계화를 위해 한컴 오피스 호환성 문제도 고려해야 할 텐데.

= 오피스SW 부문은 MS가 전세계 시장에서 90% 이상 차지하는 부동의 1위다. 한컴 오피스 신제품은 MS와 거의 완벽히 호환될 것이다. 세계시장 어디에 내놓아도 큰 문제가 없도록 개발하고 있다. MS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파일을 MS에서 읽는 방식 그대로 읽어들여 표현하고 기능도 동일하게 제공된다. UI도 스킨 형태로 원래 한컴 UI와 MS 호환 UI를 선택하는 식으로 일반 이용자에게 익숙한 UI로 쓰도록 할 생각이다.

– HWP 파일 포맷 공개 계획은.

= 우리가 자주 받는 오해가 ‘HWP 파일이 폐쇄돼 있다’는 얘기다. HWP 파일은 1997년부터 HWPML이란 파일 포맷을 공개했다. 관공서나 행망에서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일반인에겐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HWPML과 HWP 파일을 KS 표준으로 등록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KS 등록하면서 HWP 바이너리 파일도 공개할 생각이다. 시점은 유동적이다.

– 한컴 오피스 홈에디션 가격이 3만6천원이다. SW 제값받기가 이뤄져야 하지 않나. 또 예전에도 한컴이 SW 유통사업을 했는데 큰 효과가 없었던 걸로 아는데.

– 아래아한글은 국내 불법복제율 1위 제품이다. 많은 개인 이용자들이 무료로 쓰고 있다. 3만6천원이라도 받으면 지금 매출의 2배는 할 거다. 우리나라가 불법복제율 높고 그 중에서 아래아한글이 제일 높다. (김수진) 지난해 하우리와 코렐 제품의 경우 한컴이 단순히 유통만 했지만, 썬과는 지난해부터 긴밀히 진행하고 있다. 한컴은 리눅스 서버 운영체제만 있다. 운영체제 하나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단순한 유통이 아닌 우리 컨설팅 역량을 기르면서 기업시장까지 확장하기 위한 계획의 시작으로 봐 달라.

– 홈에디션에서 달라진 기능과 예상 매출은.

= 기능은 기존 ‘한컴 오피스 2007′과 똑같다. 홈에디션 출시 목적이 불법복제 시장을 줄이려는 데 있다. 단기적인 매출 확대 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출시한다.

– 3만6천원이라 해도 불법 공짜 이용자라면 돈 내고 살까 의문이다.

= 한컴 제품 중 한글 815가 있었다. 한글 815가 많이 팔렸지만 그걸로 한컴이 돈을 많이 벌지는 않았다. 중요한 건, 소비자가 가격 범위에 맞으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목하고 개인용 버전을 내놓게 됐다.

– 무료 웹오피스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또 한컴 컨설팅 사업의 방향과 전망은.

= 웹오피스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게 한컴이다. 한컴 씽크프리다. 웹오피스는 성능에 제한이 있다. 간단한 문서 편집과 읽기 기능이다. 웹오피스가 이 한계에서 벗어나긴 현재로선 어렵다. 패키지 오피스 시장은 계속 존재할 것이다. 이를 잘 알기에 MS도 웹오피스를 무료 정책으로 가져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김수진) 오피스는 패키지만으로 파는 건 의미가 없다. 기업 내부에서 오피스를 쓰려면 ERP와 연동하는 문제 등이 발생한다. 한컴 내부 컨설팅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오피스를 팔더라도 ERP 연동 문제 등에 대처하는 인력을 확보해 기업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 오피스 시장의 70% 이상이 기업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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