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명깊게 본 영화 관련 감상문을 블로그에 종종 올리곤 했다. 글만 올리면 대개 허전하고 밋밋한 느낌이다. 영화 속 장면이나 포스터 정도는 첨부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방문객 반응도 그래야 더 좋고, 구색도 그럴 듯하게 갖춰진다.

허나 돌아보면 좀 아찔하다. 자칫 저작권법 위반으로 걸릴 지도 모를 일이었다. 특히 영화 포스터나 장면 이미지만 달랑 올렸다간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지금 법으로는, 저작권자가 문제삼으면 십중팔구 걸린다. 그나마 감상문을 구구절절 올리고 관련 영화 이미지를 첨부하면 ‘인용권’이란 이름으로 겨우 화를 면할 수 있는 정도.

영화 포스터 한 장도 이렇듯 엄격한데, 하물며 영화 전체를 동영상 파일로 내려받는 건 엄두나 낼 수 있을까. 요즘엔 합법적인 내려받기 서비스들이 등장한 덕분에 이런 일도 온라인에서 가능해지는 모양새다. 그러기에 ‘어둠의 경로’를 거쳐 영화를 내려받는 ‘디지털 해적’들은 더더욱 궁지로 몰리는 분위기다.

헌데 이건 무슨 소린가. ‘무한 펌질’을 허용하는 영화가 있단다. 아예 “해적들이여, 내 영화를 훔쳐가라”고 대놓고 외친다. 진보네트워크가 진행하는 정기 상영회 ‘다운로드 해적들‘(The Pirates of Download) 얘기다.

어떻게 멀쩡한 영화를 조건없이 내려받고 돌려볼 수 있는 걸까. 비결은 ‘오픈소스’에 있다. 영화 제작도 오픈소스SW를 이용한 데다, 완성된 영화도 조건 없이 공개한 덕분이다. 그러니 누구든 디지털 해적이 되어 영화를 훔쳐도 된다. 떳떳한 도둑질이 허용된 공간이다.

이 날 상영될 영화는 모두 3편. 애니메이션 2편과 다큐멘터리 1편이다. 네덜란드 블렌더재단이 제작한 ‘거인 수컷 토끼‘(Big Buck Bunny)와 ‘코끼리의 꿈‘(Elephants Dream)이 우선 눈에 띈다. 두 작품 모두 오픈소스 그래픽SW ‘블렌더’로 제작됐으며, 출처만 밝히면 누구든 자유롭게 가져다 쓸 수 있는 ‘CCL 저작자표시(BY) 3.0‘ 라이선스를 적용했다.

함께 상영되는 ‘이 영화를 훔쳐라2‘(Steal This FilmⅡ)는 스웨덴에서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 해적질 운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저작권을 둘러싼 논란과 인터넷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로 다루면서 지적재산권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다. 이 영화 한글 자막CC코리아 자원활동가들이 직접 제작했다.

네 번째 상영회 : 다운로드 해적들

* 주최 : 진보네트워크센터
* 주관 : 인디스페이스(http://www.indiespace.kr)
* 일시 : 2009년 8월 18일 화요일 저녁 8시30분
* 장소 : 인디스페이스 (중앙시네마 3관)
* 행사순서
o 소개
o 상영작 1 : <코끼리의 꿈(Elephants Dream)> (10분 54초, 2006년)
o 상영작 2 : <거인 수컷 토끼(Big Buck Bunny)> (9분 56초, 2007년)
o 상영작 3 : <이 영화를 훔쳐라!(Steal This Film)> (2편 : 44분, 2007년)
o 토론 : 공유하는 영화 제작을 위한 구상들
* 문의 : 02-701-7687, 홍지(02-701-7687, idiot@jinbo.net)

(자료 : 진보네트워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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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Buck Bunny'(출처 : http://www.bigbuckbunn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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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phants Dream'(출처 : http://www.elephantsdrea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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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al This FilmⅡ'(출처 : http://www.stealthisfilm.com/Par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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