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11년, 블로터 3년
28살, 적잖은 나이에 대학원을 졸업하고 ‘기자’란 직함으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10년도 더 지난 일입니다.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던 게지요. 처음엔 배운 게 도둑질인지라, 아무개 출판사 편집 담당을 지망했습니다. 헌데 우여곡절 끝에 덜컥 ‘기자’로 입사하게 됐습니다. 제 인생에 이 직업이 끼어들리라곤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어쩌겠어요. 내친 김에 밀고 나가야죠. PC 잡지와 경제주간지를 거치며 7년쯤 일하다 보니,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온라인으로 새로운 ‘매거진’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이었죠. 창간이라니. 얼마나 가슴 뛰는 말입니까. 덜컥 잡았습니다. 순진했죠. 화려하고 도전 가득한 그 짧은 단어 뒤에 숨어 있는 고난과 인내는 제대로 못 본 겁니다. :)
이상한 일이죠. 삶의 물꼬를 튼 주체는 저인데, 주변 사람들이 더 힘들어하나 봅니다. 여기저기서 위로와 다독임이 쏟아지더군요. 반갑고 고마웠지만, 의아할 때도 적잖았습니다. 나는 즐겁거늘, 왜 그대는 괴로운 지.
꼭 즐겁기만 했겠습니까. 살다보면 질퍽거리는 흙탕길도 만나고 웅덩이도 뛰어넘어야 하는 법인데. 그래서일까요. 처음 1년을 넘길 땐 스스로 대견하고 뿌듯했습니다. 주책없이 이곳저곳 사람들을 끌어모아 1주년 생일 파티도 열었고요. 그 동안 만나고, 토론하고, 웃었던 사람들이 든든한 재산처럼 느껴졌습니다. 블로터 이름을 기억해주는 분들이 하나둘 늘어나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어느 새 3년째입니다. 돌이켜보면 참 많은 걸 얻었습니다. 창간 무렵 세상에 나온 첫째 딸은 말 그대로 블로터와 탄생을 함께한 ‘창간둥이’가 됐습니다. 눈도 제대로 못 뜨던 아이가 어느 새 두 눈을 반짝이며 또박또박 대화를 나눌 만큼 훌쩍 컸습니다. 블로터 2주년을 맞으면서 둘째 아이도 품에 안았습니다. 예사롭지 않은 인연인가봅니다.
그 뿐인가요. 종이 매체에만 갇혀 있었더라면 지금 제 모습이 어땠을까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덕분에 블로그를 알았고, 소통을 배웠고, 독자분들 격려의 소중함을 새겼습니다. 뜻 맞는 친구들과 일하는 게 얼마나 복 받은 일인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허물 없이 대화를 나눌 지인들도 가득 품었습니다. 블로터가 아니더라도 이같은 선물들을 한아름 받았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세 살을 꼬박 채우니, 대하는 법도 달라졌습니다. 요즘은 ‘블로터 처음 창간할 때만 해도 곧 망할 줄 알았다’고 농을 건네는 이들도 더러 생겼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며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마음의 여유도 더불어 생겼죠. 두 살 때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불과 1년 차이일 뿐인데.
리포터 11년. 그 가운데 블로터로 3년을 살았습니다. 삼 할이 채 안 되는 물리적 시간동안 삶의 팔 할을 배운 느낌입니다. 그 동안 내가 제 값을 했나 돌아보면 쥐구멍이 한없이 커보이기도 합니다. 허나 이마저도 시작일 뿐입니다. 걸어온 시간보다 앞으로 걸어갈 시간이 훨씬 길고, 크고, 깊습니다.
바라는 거, 없습니다. 따뜻한 격려, 관심, 질책. 그 뿐입니다. 제가 받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입니다. :)







늘 잘 보고 있습니다. 계속 성장하는 블로터닷넷이 되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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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dal Reply:
8월 13th, 2009 at 오후 1:01
고맙습니다, nalm님. 든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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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1주년때의 행사가 엊그제 같은데 3년이라니요. 미디어의 새장을 여시는 이희욱 기자님, 김상범대표님 큰일들을 하시고 계시는 겁니다. 블로터 닷넷이 다양한 주제와 분야로 확장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더 큰 꿈을 꾸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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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dal Reply:
8월 13th, 2009 at 오후 2:57
격려해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신 대표님. 함께 커나가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블로터 파티에도 꼭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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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사달님~ 글 내용이 너무 마음에 와 닿는걸요? 저는 (어쩐지 굉장히 늘) 블로터가 너무 좋아요~ ㅎㅎ 앞으로도 ‘꼭 즐겁기만 하시지 않을 때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발전하시길 바랍니다. 아이들이 아빠를 정말 많이 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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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dal Reply:
8월 13th, 2009 at 오후 3:20
오, 저도 어쩐지 굉장히 늘 꼬날님이 너무 좋아요. :) 블로터 3주년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패밀리’들 모시고 3주년 기념 파티 하려고요. 초대장 보내드렸어요. 꼭!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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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너무 신기할 것 같아요. 아이가 커가는 모습처럼 블로터도 쑥쑥커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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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dal Reply:
8월 31st, 2009 at 오전 8:04
성장앨범을 완성하는 그 날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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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무심했었네요. 벌써 3년이라니…
아이들이 참 이쁘고, 많이 닮았네요.
블로터와 기자님 모두, 두 아이와 함께 앞으로 더욱 발전하길 바랍니다.
퀴즈: 저는 누구일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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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dal Reply:
9월 11th, 2009 at 오후 12:14
헉, 뉘신지? 혹 B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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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 Heo의 생각... 축하 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 드릴게요. 짝짝짝~! RT asadal님: [Blog] 리포터 11년, 블로터 3년 http://asadal.bloter.net/6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