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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규칙과 자율 사이

사람이 모이는 공간에는 질서와 규칙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강제하느냐 스스로 지키느냐의 차이일 뿐. e세상도 다를 바 없다. 요즘 인기 있는 ‘트위터’가 이 ‘규칙’ 문제로 조금씩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먼저 묻고 싶다. 트위터는 자유로운 공간인가, 규칙이 필요한 곳인가. 정답은 없다. 허나 묻고 싶다.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분도 계실 테다. 그렇지만 방법이 없잖은가. 두 가치가 부딪히면 불가피하게 비무장지대가 생겨나기 마련 아닌가.

예컨대 앵커 김주하(@kimjuha)님 사례가 그렇다. 김주하 앵커는 지난 8월5일 홀연히 ‘트위터 절필’을 선언했다. 이전까지 다른 이용자들과 격의없이 활발하게 대화를 나눴던 그였기에, 갑작스런 절필 소식은 많은 이들을 놀래켰다.

더구나 김주하 앵커는 트위터를 그만두려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트위터 소통 과정에서 몇몇 이용자에게 불쾌한 경험을 당한 게 상심으로 이어졌다고 주변에서 추측할 따름이었다. 공인이니까 그럴 수 있잖나.

많은 트위터리안들이 ‘돌아오세요, 김주하’를 외쳤다. 그리고 하루 뒤, 거짓말처럼 김주하 앵커가 돌아왔다. 헌데 복귀 방식을 두고 반응이 엇갈린다. 돌아온 김주하 앵커의 첫 마디 때문이었다.

twitter_kimjuha

여러분~ 까~~꿍~~!!! 저좀 위로해 주세요..컴스승님께 너무 혼나서 ㅜ.ㅜ 저는 여기서 소통이라는 단어를 쓴일이 거의 없습니다. 한글자 더 써도 이야기 나눈다라고 썼죠. 대통도 못하는 소통을 말하지 말라는 컴스승님 말씀에. 그냥 이야기하고 싶었

이용자는 돌아온 김주하 앵커에게 어떤 ‘수다’를 기대했을까. 아니, 나라면 무슨 얘길 듣고 싶었을까. 십중팔구 ‘왜 트위터를 떠나려 했으며, 다시 돌아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가 먼저 아닐까. 그런데 ‘여러분~ 까~~꿍~~!!’이란다.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돌아올 때도 딱히 ‘해명’은 없다. 그냥 ‘컴스승님께 너무 혼나서’라는 알 듯 말 듯한 이유를 댔을 뿐이다.

그럴 수 있다. 누구도 김주하 앵커에게 해명을 강요할 자격도, 권리도 없다. 트위터에선 그렇다. 헌데 정말 그런가. 5천명에 가까운 ‘팔로어’를 가졌고 많은 팬을 확보한 유명 앵커라면, 적어도 납득할 만 한 해명쯤은 해줘도 될 텐데. 그 정도 ‘규칙’을 트위터에 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이는 트위터란 공간의 정체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논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블로그와 트위터를 오가며 활동하는 시사평론가 유창선(@changseon)씨가 불을 댕겼다. 유창선씨는 김주하 앵커가 절필을 선언한 날, 개인 블로그에 이 소식을 알리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헌데 다음날 김주하 앵커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트위터로 돌아온 데 대해 유 씨는 ‘바보된 느낌’이라고 블로그에 다시 글을 올렸다. “트위터 공간에서 타인들에 대한 예의와 책임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찬반이 엇갈렸다. ‘너무 정색할 필요 없지 않느냐’는 의견부터 ‘옳은 말씀’이라는 지지까지. 유창선씨에 동조하는 쪽은 ‘트위터에도 예의와 질서가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마주보는 쪽에선 ‘트위터는 편하게 글 쓰고 대화 나누는 공간인 만큼, 자율성을 존중해주자’고 맞받았다.

둘 다 그럴 수 있다. 어느 쪽도 이해 못할 건 없다. 허나 지금처럼 두 가치가 부딪히는 일은 앞으로도 일어날 테다. 트위터가 지금보다 활성화되고 드나드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더욱 그렇다. 결론을 내긴 어려운 일이지만, 담론은 활성화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나는 이번 일로 김주하 앵커에게 살짝 실망했다. 그가 잘못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김주하 앵커 정도면 좀더 친절할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게다. 그가 5천명에 가까운 ‘트위터 팬’들에게 자기 행동을 굳이 해명하지 않아도 뭐랄 사람은 없다. 트위터엔 아직 규칙이 없다. 하지만 트위터도 상식은 통하는 곳이다. 그런 점에서 김주하 앵커의 복귀 방식은 좀 경솔하지 않았나 싶다. 내 상식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말이다.

이건 내 의견일 뿐이다. 나는 이런 트위터 문화에 관한 담론이 지금부터라도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잘잘못을 가릴 사안이 아니다. 좀더 즐겁고, 신나고, 건강하고, 활기찬 트위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보자는 얘기다. 트위터 사례만 굴비 엮듯 소개하는 수준은 지나지 않았나.

<덧> 그렇지만 이런 건(http://bit.ly/8ZPAy) 정말 아니다. 트위터를 판옵티콘으로 전락시키는 지름길이다. 트위터가 날로 커나가는 지금, 먼저 경계하고 성토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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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06 @20:39 | #1

    자율쪽에 가치를 더 두고 싶네요. 어차피 강제하기 힘든 공간아니겠습니까 ? 네트웍세상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믿고 싶습ㄴ디.

    [답글]

    asadal 답글:
    2009-08-06 @21:45

    네. 저도 그게 궁극적인 모델이라 생각합니다. :)

  2. 2009-08-06 @23:01 | #2

    런파이프(http://runpipe.com) 창업자 나그네(http://runpipe.com/user/index.php?user_id=5)님의 의견을 덧붙입니다. 곱씹어볼 말씀!

    “Let It Be. 커뮤니티공간에서 그것도 온라인공간에서 스스로의 이야기에 검열을 하거나 조심을 해야한다면 이미 죽어가는 공간이다. 규칙을 지킨다는 것 그것도 명문화되어 있지 않은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이미 그 공간에 선점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만든 의미없는 오기이거나 오만일 뿐이다.”

    [답글]

  3. 2009-08-11 @11:09 | #3

    저도 김주하 앵커가 절필을 선언하는 것이든, 아니면 하루만에 다시 되돌아 오는 것이든 그것은 그녀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에 한표입니다. 공인도 ‘사람’ 이고 그녀도 가끔은 비 상식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을 받아들이건 받아들이지 못하건 그건 보는 우리들의 몫이구요. 아마 김C나 싸이, DJ DOC의 김하늘이 그랬다면 원래 그러니까. 하고 받아들일 일도 그게 김주하 앵커이기 때문에 그런 “섭섭함” 내지는 “실망” 이라는 감정이 생겼을 것 같습니다. 우리 조금 너그럽게 보아주어도 될까요? – 저도 가끔은 말도 안되는 짓을 하고 싶다는.

    [답글]

    asadal 답글:
    2009-08-11 @14:58

    네. 저도 살짝 아쉬웠다는 얘기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김주하씨에게 어떤 행동이나 방식을 강요하고픈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

  4. 2009-08-18 @5:42 | #4

    전 예의나 책임은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질서나 규칙 같은 것들을 굳이 트위터에 강제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쪽인데요… 그건 트위터의 본질적인 개념에 상반되는거 아닌가요? 질서나 규칙은 트위터 이용자들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사라지고 하는 편이 맞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김주하님은 저 당시에만 해도 트위터에 막 입문한 새내기였는데, 애초에 일을 만든 분들도 그렇고 트위터 선배님(?)들이 너무 배려가 없었다고 생각되네요. 아무튼, 별거 아닌일이 너무 크게 이슈가 되는 것 같네요. 그만큼 다 김주하님을 애정하는 분들이 많은 거겠죠. 근데, 김주하님이 해명을 안해도 뭐랄 사람은 없다고 하셔놓고, 주인장님 벌써 막 뭐라고 하고 계시는걸요ㅋ

    [답글]

    asadal 답글:
    2009-08-18 @8:28

    저도 규율이나 질서를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뭐라는 거’ 아닙니다. 그럴 자격도 없고, 마음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트위터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곳이라면 이런 의견도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곳 아닐까요. 이게 ‘막 뭐라고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굳이 상대에게 특정한 행동양식을 강요하지 않는 개인 의견마저 ‘강요’라고 하면, 그것 또한 자율이란 이름으로 개인 의사를 ‘규제’하는 거란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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