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 논란, 문제는 보상이다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개정 저작권법이 시행되는 날이다. 그래서일까. 떠도는 소문이 흉흉하다. 유명 가수 노래를 따라부른 5살배기 꼬마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문제가 됐다고 한다. 무심코 찍은 길거리 동영상에 배경음악만 잘못 삽입돼도 쇠고랑을 찬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말일까. 7월23일부터는 좋아하는 가수 노래도 함부로 따라부르지 못하는 걸까.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앞선 꼬마 동영상은 저작권자가 문제삼으면 처벌될 소지가 많다. 저작권법은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직접 부르거나, 이에 맞춰 춤을 춘 것을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헌데 이는 7월23일 발효되는 개정 저작권법 때문만은 아니다. 개정 이전인 지금도 엄연히 저작권법상 불법이다. 개정 저작권법은 불법 기준을 바꾸거나 강화한 게 아니다. 지금까지 저작권법상 허용되던 게 7월23일부터 새삼 불법이 되는 일은 없다. 그 대신 개정안은 처벌을 강화했다. 칼자루를 쥔 자의 힘이 더욱 막강해졌다. 이른바 ‘삼진아웃제’가 도입되고, 포털같은 OSP의 책임도 강화됐다.
문화관광부는 개정 저작권법 때문에 개인 이용자가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거라며 다독인다. “(불법 게시물에 대해 3번 경고 후 최대 6개월까지 계정을 정지하는) 삼진아웃제는 헤비업로더와 불법을 일삼거나 조장하는 게시판에 한해서 규제하도록 법률에서 명확히 하였”다며 “일반적인 카페나 블로그는 이번 개정법으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폐쇄나 이전을 이야기 하는 것은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도 했다.
믿는다. 그러나 달라지는 건 없다. 앞으로도 인터넷에 도는 글이나 그림을 무심코 퍼다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올리는 일은 삼가야 한다. 영화나 음악 파일은 애시당초 웹에 안 올리는 게 안전하다. 비평이나 풍자를 위해 일부 변형해 쓰지 않는 이상, 어지간하면 불법이다. 돈 주고 산 앨범이더라도 인터넷으로 올렸다간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쇼 프로그램을 보다가 화면 캡처해 올려도 고소장이 날아들 수 있다. 저작권자 마음먹기에 달렸다.
저작권법을 둘러싼 논란은 애시당초 두 가치가 충돌하는 데서 발생한다. 저작권 보호냐, 이용의 자유냐. 둘 사이엔 어쩔 수 없이 교집합이 만들어진다. 비무장지대가 될 수도, 치열한 전선이 될 수도 있다. 어느 하나를 희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둘 사이에 균형을 맞추라고 앵무새처럼 주문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무책임한 요구다. 저작권법이 솔로몬처럼 명쾌하게 실마리를 풀어주기란 어려울 뿐더러, 그게 가능하지도 않다. 요컨대 저작권법이란 단일 시스템에 의존해서는 꼬인 매듭을 풀기 어렵다는 얘기다.
결국은 ‘보상’의 문제일 게다. 저작권자에게 어떤 대가를 지불할 것인가. 지금처럼 저작물을 사고 파는 모델은 이미 한계를 드러낸 모양새다. 무한복제를 전제로 한 인터넷 공간에서 아무리 방패를 들이댄들, 날로 날카로워지는 창을 당해내긴 어렵다.
그런 점에서 애플은 좋은 선생이다. 애플은 저작물(SW)에 자물쇠를 겹겹이 채우려 골몰하는 대신, 매력적인 미끼를 던지는 방법을 선택했다. ‘아이폰’과 ‘아이팟’이란 하드웨어를 손에 쥐어주고 이를 즐길 수 있는 컨텐트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했다. 저작권자가 눈 부릅뜨고 불법 복제를 감시하는 대신, 매력적인 저작물(응용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상을 취득하도록 유도했다.
저작권을 둘러싼 마찰도 마찬가지일 게다. 저작권법 조항을 다듬고 벼리는 건 매우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않게 합리적인 보상 체계를 만드는 것도 미룰 수 없는 일이다. 마음에 드는 영화 포스터를 합법적으로 블로그에 올릴 방법조차 마땅히 없는 게 지금 실정이다. 그러면서 ‘저작권자에게 물어보라’고 충고하는 건 너무 불친절하지 않은가.
법에 의존해서는 규제도, 조화도 완벽할 수 없다. 해바라기처럼 저작권법만 목 빼고 바라봐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저작권법을 지키라고 강요할 게 아니라, 이용자들이 스스로 즐거워 지킬 수 있는 e환경을 마련해주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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