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 그리기, 일일 생태교사…’아자봉’을 아십니까
기업 사회공헌활동 취재를 담당한다고 퍼뜨리고 다녔더니, 이곳저곳에서 자료들이 쏟아진다. 차례대로 자료를 읽고 소개하다보면, 몇 가지 반복되는 유형을 발견하게 된다. 가장 흔한 건 자원봉사나 환경보호 활동이다. 도움이 필요한 복지기관이나 독거노인, 소녀가장 등을 찾아 일손을 거드는 것이다. 물품과 돈을 지원하는 사례도 자주 발견된다. 폄하하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 자체로도 훌륭한 사회공헌활동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아쉬울 때도 있다. 좀 더 기업에 잘 어울리는 공헌활동이 있을 텐데. ‘튀는’ 사회공헌활동이 아니라, ‘몸에 맞는’ 활동을 계획해본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 말이다.
이를테면 지난 4월 처음 알게 된 ‘아자봉’이 그렇다. 아자봉은 IMI란 작은 IT기업의 사내 자원봉사 동호회다. IMI는 옛 ‘아이템매니아’다. 게임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웬 자원봉사활동?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했다. 돌이켜보면 참 생각이 짧았다. 사회에 일손을 보태겠다는데 회사 업종이 뭔 상관이겠는가.
아자봉을 달리 보게 된 계기는 따로 있다. 자원봉사활동을 한다는데, 그게 ‘동물원 벽화그리기’란다. 처음엔 웃었다. 헌데 설명을 듣다보니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회사가 터잡은 전주지역에 뭔가 보탬이 될 일을 찾다가, 전주동물원에 봄내음 가득한 벽화를 그리기로 했단다. 일손도 거들고, 전주동물원을 찾는 지역 주민들 눈도 즐겁게 해주는 일. 이거야말로 진정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봉사활동 아닌가.
벽화를 그린다고 해서 회사 매출이 늘거나 동물원 관람객이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그저 터잡은 곳, 그 터전에 발딛고 사는 이웃들을 위해 시간과 일손을 나누었을 뿐이다. 본받을 만 하지 않은가.
지난 4월말에는 붓 대신 교편을 잡았다. 역시 전주지역에 있는 생태박물관을 찾아 아이들을 위해 일일교사를 맡았다는 소식이다. 직접 돈을 기부할 수도 있을 게다. 허나 아자봉은 그 대신 꾸준히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는 길을 선택했다.
아자봉은 이제 전주 지역에서도 제법 알려졌다고 한다. 생태박물관에서 인연을 맺은 아이들은 아자봉 회원들을 ‘선생님’이라 부른다. 전주동물원을 찾으면 반겨 달려나오는 직원들도 있다. 지난해 정식 동호회로 출범했지만, 사실 이전부터 뜻 맞는 직원들이 하나둘씩 짝을 이뤄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단다. 직원 상당수가 전주 출신이란 점도 지역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가 됐다.
아자봉은 앞으로 또 어떤 활동을 펼칠까. 이번에는 특수학교를 찾는단다. 6월중 거동이 불편한 청소년들을 찾아 일일교사로 수업을 진행하고 야외 활동의 손발 노릇을 할 계획이다. 7월에는 릴레이 헌혈에 나선다. 200여명 직원이 차례로 헌혈에 나서서 지역 헌혈원 혈액 수급에 보탬이 되겠다고 한다. 이렇게 모은 헌혈증은 주변 난치병 환자에게 기증한다.
아자봉은 아직도 지역 봉사활동에 목마른 모양이다. IMI 총무팀 이수원씨는 “전주지역 어디서든 아자봉을 알아보고 찾아 주실 때쯤이면 우리 봉사활동도 어느정도 성과를 이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 아자봉은 ‘IMI 자원봉사활동 동호회’의 줄임말이다. ‘신나는 마음을 표현하는 감탄사’이기도 하단다. 진짜 ‘아자봉!’이다.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