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지법을 충실히 따르겠다는 구글코리아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어디까지가 한국법 적용 대상인지에 대해서는 단순한 서버 위치가 아니라 좀더 밀착되게 정의하고 있다. 구글 서비스 가운데 한국에 서버를 둔 서비스는 하나도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 런칭한 서비스이고, 한국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라면 한국법 적용대상이라고 판단하고 거기에 맞춰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구글코리아가 최근 논란이 된 유튜브 한국서비스와 ‘제한적 본인확인제’(이하 ‘실명제’)를 둘러싼 논란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4월22일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된 ‘2009년 1분기 성과 소개 미디어 간담회’ 자리에서였다.

구글코리아는 최근 유튜브가 한국 정부의 실명제 적용 정책에 대응해 유튜브 한국지역 서비스에 대해 동영상 업로드와 덧글달기 기능을 막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글로벌 서비스의 현지법 준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인터넷 속성과 기존 법과의 충돌을 어떻게 조화롭게 해결할 것인지를 따지는 논란이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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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이원진 대표는 “이번 유튜브 결정은 한국정부의 실명제 정책을 어긴 게 아니라, 충실히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 실명제가 이용자에게 도움이 되고 인터넷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국에서 현지법을 지키며 사업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없기 때문에, 유튜브 한국서비스에서 게시판 기능을 없애 실명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요컨대 실명제 정책을 받아들일 순 없지만 법을 어길 수는 없으므로, 스스로 법 적용 범위에서 빠져나가버린 셈이다.

하지만 국경도, 지역 장벽도 없는 인터넷 세상에서 물리적 국경만 기준으로 법을 적용하다보면 충돌이 불가피하게 마련이다. 현재 한국정부는 인터넷 실명제 적용 대상을 결정할 때 평균 방문자수 외에도 한국에 서버를 둔 서비스와 한국지역으로 등록된 도메인을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기준대로라면 한국인이 즐겨쓰는 구글 주요 서비스에 실명제를 적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해보인다. 조원규 대표 설명대로, 한국에 서버를 둔 구글 서비스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 구글 한국 서비스로 꼽히는 ‘구글 지도’ 도 한국내 서버는 구글 협력사가 운영할 뿐, 구글 서버는 해외에 있다는 설명이다. 유튜브 한국서비스의 경우 ‘http://kr.youtube.com’ 도메인을 기준으로 실명제를 적용했지만, 이용자가 기본 이용지역을 한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설정하기만 하면 아무런 제약 없이 지금처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기존 법을 인터넷 세상에 그대로 들이밀기엔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이원진 대표는 “법적인 책임 외에도 도덕적인 책임까지 함께 고려해 현지 정부의 정책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혔다. “법적으로 따를 의무가 없더라도 어느 나라 기준으로 보기에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정책에 따를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법과 도덕적 의무가 충돌할 땐 ‘법’을 우선 고려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번 유튜브 한국서비스 관련 결정에서도 ‘법’과 ‘이용자 가치’가 충돌하자 구글코리아는 ‘이용자 가치’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구글은 이번 간담회에서 “올해 남은 기간에도 핵심 역량인 ‘검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강조했다. 올해 3월 선보인 ‘주제별 검색’이나 ‘Q&A 검색’, ‘대중교통 길찾기’같은 한국형 검색 서비스를 꾸준히 선보이는 한편, 기존 그로벌 서비스를 보다 한국 실정에 맞게 개선해 제공하는 데도 주력할 생각이다.

또한 5월부터는 구글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구글 검색으로 할 수 있는 100가지’ 마케팅을 진행하는 한편,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구글 검색 챌린지’를 개최하는 등 한국 이용자에게 다가설 수 있는 현지화 마케팅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다음은 이원진·조원규 공동 대표와 주고받은 주요 문답 내용이다.

Q. 유튜브 관련 방통위 법률 검토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쪽 대응책은.

방통위와 연락했다. 대화중이다. 우리 방침은 현재로선 변함없다. 우리는 이용자 입장에서 모든 결정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실명제가 이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자체가 인터넷을 활성화하는 데도 도움이 안 된다. 한국에서 한국법을 지키면서 사업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유튜브에서 게시판 기능을 없앤 것을 법을 거부한 걸로 해석하진 않았으면 한다. 이런 변화로 인해 유튜브가 한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보는 게 가장 맞겠다.

Q. 한국 정부가 구글 지메일에 대해 자료협조 요청을 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인터넷은 성격상 오프라인 법을 적용하기 애매하고 불확실할 때가 많다. 지금까지는 도메인을 기준으로 적용됐다. 어느 나라에 등록됐냐, 어느 나라 사람들이 사용하느냐가 기준이다. 지메일은 아직 한국에 정식 런칭된 서비스가 아니다. 서버도 해외에 있고, 한국인이 아닌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다. 요청을 받는다면 법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도덕적으로 판단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어느 나라 도덕으로 보더라도 불법이라 판단된다면 협력하겠지만, 그런 부분이 명확하지 않다면 결국 법적으로 판단하는 게 맞다.

Q. 법적 대응과 별개로 도덕적 책임은 져야 하는 거 아닌가.

구글에선 어디까지가 한국법 적용 대상인지에 대해 서버 위치가 아니라 좀 더 밀착되게 정의하고 있다. 한국에 서버를 둔 구글 서비스는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서비스가 한국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용자가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런칭한 서비스라면 한국법 적용 대상이라 판단하고 거기에 맞춰 적용하고 있다. 유튜브코리아는 한국에 정식 런칭했기 때문에 한국법 적용대상이 됐다. 그 대상이 게시판과 컨텐트 업로드였기 때문에 그 적용대상 기능을 제한한 것이다. 그 자체가 한국법을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현지화된 제품 중 현지법을 어긴 것은 하나도 없다.

Q. 지메일은 한국어로 서비스하고 있고 한국 광고가 달리고 있다. 사실상 한국에서 런칭한 서비스 아닌가.

한국 광고가 올라가기 때문에 한국 제품이라 보긴 어렵다. 구글 문맥광고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겨냥한 광고다. 언어 서비스도 글로벌화를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한국말로 된 UI가 편한 사람이 꼭 한국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중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전세계에 퍼져 있다. 중국어 서비스를 중국 지역만 대상으로 제공하는 건 아니다. 한국어가 한국을 위한 서비스란 제약조건은 아니라고 본다.

Q. 유튜브코리아 외 다른 구글 서비스는 한국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긴가.

우리 생각은, 실명제로 인해 이용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 앞으로 나올 제품에 대해서도 한국법 적용 대상이라면 기본적으로 같은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다. 구글은 글로벌 회사이고 제품도 엄청 많다. 우리도 모르는 제품이 한국어로 런칭되는 경우도 적잖다. 한국 현지법에 문제가 된 건 유튜브가 처음이다. 앞으로 그런 문제가 있다면 유튜브와 비슷한 결정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Q. 이번 결정이 한국내 유튜브 사업을 접기 위한 수순이란 지적도 있다.

접을 생각 전혀 없다. 한국에서 장기적으로 전망을 마련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돈을 버는 방법만 생각했다면 이런 결정을 내리진 않았을 것이다. 이용자가 원하는 방향을 선택한다면 결과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도 온다고 본다.

Q. 왜 IP 기반으로 차단하지 않았는가. 또 정책을 발표하기 전 정부쪽과 사전 협의가 없었나.

구글은 전세계 어디서도 IP 차단을 하지 않는다. 한국 이용자들이 원한다면 해외 사이트 어디든 갈 수 있어야 한다. 유튜브는 법 적용대상 서비스를 제한함으로써 한국법을 지킨 것이다. 한국법을 어긴다면 사전 통보를 하거나 협의를 하겠지만, 우리는 한국법을 지켰으니 미리 대화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Q. 최근 한국지사에서 대규모 감원을 했다.

구글도 경기침체 영향을 안 받는 회사가 아니다. 누구보다 앞서가는 회사다. 우리 회사를 좀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항상 찾고 있다. 시장 침체나 여러 상황을 봐서 조정이 필요했다.

Q. 중국에선 검색 결과를 막고 독일에서도 나찌관련 정보를 검색 결과에서 뺀 사례가 있다. 정책 일관성이 없다.

한국이 중국보다 덜 중요하기에 이런 결정을 내린 건 아니다. 비즈니스 측면에선 이런 결정이 정말 도움이 안 된다. 중국에선 왜 검색을 검열하냐고들 말씀하시는데, 한국과 중국이 같은 선상에서 비교되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고 본다. 한국에서도 성인 키워드같은 금칙어는 제한하고 있다. 거꾸로 중국에선 실명 인증을 하지는 않는다.

Comments

  1. 현재 방통위에 있는 IHB 들은 임기만 끝나면 그만이지만,

    구글의 서비스는 그보다 지속성이 오래간다고 하겠습니다.

    더이상 어떤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Idiot

    Human

    Being

  2. 이런 일로 왈가왈부한다는 것 자체가 슬픈 일인 것 같아요. 미국대통령이 인터넷을 통해 직접 답변해주는 창구를 만드는 시대에 http://sn.im/gg03h 온라인에 동영상 못 올리도록 막는 우리 나라 대통령의 비교되는 모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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