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는 결국 무죄로 풀려났다. ‘공익을 해할 목적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얼핏 보면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온전히 인정한 판결로 보인다. 판결 결과만 놓고 보면 당연한 결과다. 이 당연한 결과에 대해 ‘다행이다’라고 가슴을 쓸어내려야 하는 게 현실이지만.

박씨가 검찰에 체포된 날은 지난 1월7일. 무죄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3개월 하고도 보름이 흘렀다. 그동안 박씨 삶은 일시정지 상태였다. 차가운 유치장 바닥에서 그는 끊임없이 싸워야 했을 게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공권력이 드리우는 억압과 공포, 쏟아지는 주변의 시선…. 지난 행동에 대한 확신과 후회의 경계선을 달리며 그는 어둠속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문제는 지금부터다. 미네르바는 박씨 하나로 끝날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아 보인다.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개인을 사이버 원형감옥에 가둬놓고 스스로를 검열하도록 요구한다. 저작권법 개정안은 합법이란 이름 아래 소통과 정보공유의 문턱을 턱없이 높일 모양새다. ‘사이버 모욕죄’마저 가세한다면 지뢰밭은 더욱 넓고 촘촘해진다.

국가가 덧씌우려는 억압의 올가미를 평범한 시민이 긴 시간동안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미네르바 박씨처럼 끝내 혐의를 벗더라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올가미를 탈출하기까지 보여준 고통스러운 몸부림이 우리에겐 각인돼 있으니까.

사이버 공간에선 언제든지 제2, 제3의 미네르바가 ‘만들어질’ 수 있다. 정부는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사이버 공간에선 되도록 입을 다물어라. 편하게 살고 싶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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