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 개정안 통과…e누리 곳곳 ‘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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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 개정안이 4월1일 끝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못’은 오히려 약하다. 인터넷 소통 물길을 막는 ‘쇠말뚝’이 박힌 꼴이다. 이로써 한국 인터넷 세상은 일제시대로 되돌아갔다.
왜 저작권법 개정안이 문제가 될까. 개정안이 규제와 공유 사이에 중용의 묘를 발휘하는 대신 가두고, 막고, 없애는 데만 골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된 저작권법의 핵심은 ‘규제 강화’다. 요컨대 포털이나 P2P 사업자같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들에게 불법 저작물 유통 책임을 지금보다 엄격히 지우자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밝힌 저작권법 개정안 제안 이유만 봐도 명백히 드러난다.
저작권보호 정책의 일관성 유지와 효율적인 집행을 도모하기 위하여 컴퓨터프로그램에 대한 보호 업무를 이 법에 통합하는 한편, 온라인상의 불법복제를 효과적으로 근절하기 위하여 온라인서비스제공자 및 불법 복제·전송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것임.
-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 대표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 ‘제안이유’
이는 디지털 소통의 본질을 인정하지 않는 무지함에서 비롯된다. 불법 저작물 유통을 막고 방지하는 건 백번 옳은 일이다. 허나 현실적으로 OSP들이 웹 세상 구석구석까지 현미경을 들이대기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OSP에게 씌우는 의무도 ‘현실성 있게’ 부과돼야 옳다.
헌데 개정 저작권법은 어떤가. 주요 내용만 봐도 심상찮은 여파를 짐작케 한다.
개정안은 ①불법복제물을 반복 전송하는 자의 개인 계정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②전송된 불법복제물이 게시되는 정보통신망에 개설된 게시판 서비스를 정지할 수 있도록 하며 ③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로 하여금 OSP의 취급을 제한하도록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두 번째 조항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개정된 저작권법 133조 2항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3차례 불법복제물 삭제나 전송 중단 조치를 받은 게시판에 대해 저작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6개월간 게시판을 정지 또는 폐쇄할 수 있도록 했다. 애당초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대표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은 최대 1년까지 정지·폐쇄할 수 있도록 했으나, 올해 2월 국회 상임위 토론 과정에서 그나마 6개월로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게시판 정지/폐쇄’란 판단을 정부가 임의로 내린다는 데 있다. 개정 저작권법이 발효되면, 불법 저작물을 유통하다 3번 이상 적발된 게시판은 피해자 의사에 관계없이 정부 뜻에 따라 최대 6개월까지 폐쇄 또는 정지당한다. 소규모 카페나 커뮤니티라면 모를까, 하루 수백만건씩 게시물이 올라오는 포털사이트에선 애당초 불법 저작물을 100% 근절하기란 무리다. 마음만 먹으면 정부가 얼마든지 포털 내 특정 게시판을 대못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불법 저작물’ 범위도 애매하긴 매한가지다. 법이 정하는 ‘불법 게시물’은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개인 블로그에 퍼나른 언론기사는 그나마 양반이다. 특정 블로그 글을 허락없이 개인 블로그나 홈페이지로 퍼날라도 현행법에 따르면 ‘불법 게시물’이 된다. OSP인 포털이 저작권법 칼날을 피해가려면 이같은 불펌 자료들을 모조리 없애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저작자가 따로 문제삼지 않아도 정부가 경고를 내리고, 이것이 누적되면 게시판 폐쇄까지 명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도 단속 대상 ‘게시판’에 포함되냐고 되묻는다면, 정답은 ‘그럴 수도 있다’이다. 개정 저작권법을 적용받는 ‘게시판’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1항 9호에서 규정하는 ‘게시판’이다. 해당 조항은 다음과 같다.
“게시판”이란 그 명칭과 관계없이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일반에게 공개할 목적으로 부호·문자·음성·음향·화상·동영상 등의 정보를 이용자가 게재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기술적 장치를 말한다.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09119호 제2조 1항 9호
요컨대, 공개된 인터넷 공간 전체가 사실상 적용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개정안이 ‘상업적 이익 또는 이용 편의를 제공하는 게시판’을 주요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긴 하지만, 이 또한 앞서 규정된 ‘게시판’ 범위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결국 해석하기에 따라 규제대상 범위도 제멋대로 바뀌는 고무줄 조항인 셈이다.
불법 저작물을 유통한 이용자의 계정을 정지하는 것도 ‘죄질’에 비해 지나친 처사다. 이용자 계정이란 단순히 자료를 퍼나르는 데만 쓰이는 건 아니다. 인터넷에서 개인 계정은 이를테면 신분증과 같다. 포털 이용자라면 계정을 이용해 자료를 주고받기도 하지만, e메일을 이용하거나 물건을 구매하기도 한다. 개정 저작권법은 이를테면 음주운전자에게 운전면허만 6개월 정지하면 될 일을 사회생활 자체를 6개월간 금지시키는 꼴이다.
이번 저작권법 개정안에서 진짜 우려스러운 점은 따로 있다. 이같은 조치가 ‘사후약방문’에 그치지 않으리란 사실 때문이다. 개정안은 ‘OSP의 취급 제한’까지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대표적 OSP로 꼽히는 포털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개정안에 따른 규제와 단속으로 인해 서비스 차질을 빚게 되는 포털로선 어떤 입장을 취할까. 강화된 감독 의무를 따르는 과정에서 이용자 감시와 처벌을 과도하게 행사할 게 불 보듯 뻔하다.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7대 주요 포털들은 ‘자율정책기구’란 걸 만들어 움츠리기에 들어갔다. 강화된 실명제 정책이나 저작물 단속 강화 조치 등이 잇따라 나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저작권 보호와 인터넷 소통의 자유. 어느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저작자 권리도 보호하면서 이용자도 공정하게 저작물을 쓰도록 하면 최선일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두 가치 사이엔 섞일 수 없는 비무장지대가 불가피하게 만들어지게 마련이다.
결국은 이같은 비무장지대를 최소화하는 게 최선일 테다. 헌데 정부의 잇따른 움직임들은 영토뺏기에만 치중하는 모양새다. 감시와 처벌은 인터넷 세상을 퇴행시킬 뿐이다. 저작권법이란 원형 감옥에 갇혀 스스로를 검열하고 감시하며 살아가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운영의 묘를 살려 권력남용을 막도록 모두가 감시할 길 뿐이 없을 것 같습니다.
[Reply]
asadal Reply:
4월 2nd, 2009 at 오후 7:46
운영의 묘를 살리는 정도로 견제가 될 지 걱정입니다. 이건 막걸리 보안법 수준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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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웹사이트들에 불똥이 떨어지겠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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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dal Reply:
4월 2nd, 2009 at 오후 7:47
불똥을 맞지 않으려면 자물쇠를 단단히 채우겠죠. 그럴 바에야 웹사이트들을 멤버십 체제로 운영하라고 하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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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이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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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dal Reply:
4월 2nd, 2009 at 오후 7:56
이젠 ‘사이버 모욕죄’ 쓰나미가 몰려올 차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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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현실을 도외시한 어처구니 없는 개정안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군요…
추.
첫 인용문에 사소한 오타가 있네요.
강’송’규라고 쓰여져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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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dal Reply:
4월 3rd, 2009 at 오전 6:21
수정했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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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정부가 하나에서 열까지 국민을 직접 통제하려고 한는군요. mb의 공산국가 건설 야망이 눈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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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dal Reply:
4월 3rd, 2009 at 오전 6:24
정작 본인은 이런 조치의 야만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암울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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