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 세이클럽은 이용자에게 줄 가치를 고민했다”
“싸이월드는 슬슬 지겹고, 페이스북은 아직 낯선 게 사실입니다. 많은 서비스들이 ‘포스트 싸이월드’를 외치며 야심차게 등장했지만, 실제로 남는 곳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죠. 세이클럽도 그런 점에서 보면 뒤따라 도전하는 건 맞지만, 우리에겐 350만명이란 든든한 지원군이 이미 있습니다. 네트워크 경쟁력이 성패의 주요 요소인 SNS 업계에서 이 정도면 충분히 도전할 만 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세이클럽이 오랜만에 공들여 집을 새단장했다. 꽤나 대규모 공사다. ‘음악방송’으로 고착화된 틀을 과감히 깨고 지난 3월11일,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세이클럽me‘를 발표하며 재도약을 선언한 것이다. 모처럼 이곳저곳 지면에서 ‘세이클럽’ 이름이 적잖이 등장했다. 그만큼 지금까지 세이클럽 내부 변화가 적었다는 얘길 게다.
그로부터 일주일째. 막 경기장을 벗어난 마라토너의 심정은 어떨까. 신병휘 네오위즈인터넷 이사는 “예상보다 이용자들이 빨리 서비스에 적응하고 활용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신 이사는 세이클럽을 SNS 플랫폼으로 탈바꿈시킨 현장 감독관이다.
싸이월드 탄생부터 성장까지 매만진 ‘SNS 토박이’
신병휘 이사는 IT업계에 본격 들어선 뒤부턴 사실상 SNS 한우물만 팠다. 전세계가 주목한 한국형 SNS ‘싸이월드’를 만들어낸 산파 중 한 명이다. 2000년 5월 싸이월드 연구팀장으로 첫발을 들여놓은 뒤 지난해까지, 신 이사는 9년동안 줄곧 ‘싸이월드’에만 매달려 있었다. 2008년 4월 SK커뮤니케이션즈 서비스 그룹장을 끝으로 네오위즈인터넷으로 옮겨 새 서비스에 매달렸고, 그 결과가 3월11일 공개된 ‘세이클럽me’다.
“사실 다른 쪽엔 별로 재능이 없었던 것 같아요. 유난히 SNS쪽은 매력도 있고 재미도 있었거든요. 서비스 자체도 그렇거니와 학문적으로도 꽤나 흥미로운 분야에요. 예전엔 매력만 있었는데, 지금은 비즈니스 기회도 생겼으니 금상첨화인 셈이죠, 하하.”
세이클럽의 변신이 하루 아침에 이뤄진 건 아니다. 신병휘 이사가 합류하기 이전부터 네오위즈인터넷은 세이클럽을 SNS로 탈바꿈할 아이디어를 놓고 내부 토론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5월 신병휘 이사가 합류하면서 모양새가 갖춰지고 본격 공사가 진행된 것이다. 요컨대 세이클럽은 1~2년 전부터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1999년 문을 연 세이클럽은 2000년 11월 세계 최초로 ‘아바타 유료화’란 실험을 시작해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바타는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만에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하며 세계를 깜짝 놀래켰다. 같은 해 삼성경제연구소는 ‘2001년 히트상품’으로 세이클럽 ‘아바타’를 선정하기도 했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네오위즈인터넷이 세이클럽 운영을 맡았고, 지금까지 매달 350만명이 꾸준히 찾는 음악방송으로 서비스를 유지해왔다.
그럼에도 세이클럽은 중견 음악방송 너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적잖은 사람들이 꾸준히 드나드는데도 서비스는 어딘가 생동감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서비스 초창기부터 꾸준히 이용한 유료 고객들 덕분에 매출은 출렁거림 없이 유지됐지만, 그대로 안주할 수는 없었다. 옛 네오위즈 명성을 되살리고, 1세대 인터넷기업으로 살아있음을 보여줘야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세이클럽me’는 세이클럽이 인터넷 초창기부터 닦은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세이클럽2.0′으로 도약하는 신호탄이다. “싸이월드 회원은 2천만명이 넘는데, 다른 SNS들은 기껏해야 2~3만명 수준이에요. 중간 허리가 없는 셈이죠. 그런 점에서 350만명이란 자산은 큰 장점이자 힘입니다. 더구나 이들은 구매 경험이 풍부하고 충성도 높은 고객들입니다. 이들을 서로 엮어주고 뛰어놀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주면, 고객도 우리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게 ‘세이클럽me’란 모습으로 나타난 겁니다.”
세이클럽me는 기존 세이클럽 이용자들이 자기 공간을 기반으로 지인들과 소통하는 곳이다. 이용자는 ‘마이 스토리’에 일상 소식이나 정보를 올려 자신을 표현하고 지인들과 소식을 주고받는다. 기존 회원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이용자 화면(UI)도 복잡한 요소를 걷어내고 간결하고 일관성 있게 꾸몄다. ‘커뮤니케이션 바’를 마련해 중요한 알림과 친구 소식을 곧바로 알려주도록 했다.
“가치 있는 서비스와 협력하는 열린 플랫폼 되고파”
이는 시작일 뿐이다. 신병휘 이사는 “멀리 내다보면 세이클럽은 이용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섞이고 엮이는 열린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싸이월드와 다른 점이라면, 사람과 사람을 엮는 토대가 ‘일촌’이 아니라 ‘관심사’라는 점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를 매개로 서로가 만나고 엮이는 것이죠. 가령 가수 이문세를 좋아한다고 하면, 관련 카페나 팬클럽에 가는 것보다 세이클럽에서 훨씬 자유롭고 즐겁고 편리하게 교류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를 위해 네오위즈 내부 서비스 뿐 아니라, 가치 있는 외부 서비스도 적극 끌여들일 생각이란다. 그것도 “기존 포털-CP식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 합리적인 대가를 제공하고 서로 성장할 수 있는 관계를 맺을 것”이란다. 실제로 그가 인터뷰 도중 가장 많이 내뱉은 말도 ‘개방’과 ‘플랫폼’이었다.
“지난해 네오위즈가 ‘네오플라이’란 벤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시장에 뛰어들고픈 젊은 도전자 집단을 적잖이 발굴했습니다. 이들은 꿈과 아이디어가 있지만, 이를 마음껏 펼칠 공간이 적고 노력만큼 성과를 주는 곳도 드물죠. 세이클럽은 이같은 후보들을 발굴해 마음껏 뛰어놀고 그 효과도 기대이상 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려 합니다. 혼자 또는 소규모로 바깥에서 뛰는 것보다 세이클럽이란 운동장에서 뛰어놀 때 더 큰 점수를 얻었다는 게 알려지면, 좋은 선수들이 자연스레 몰려들 테니까요.”
이들 ‘선수’와 열매를 공평하게 나눠먹는 모델도 마련중이다. “중요한 건, 실제 기여한 만큼 수익을 돌려주는 겁니다. 검색광고나 배너광고같은 기존 모델보다는 좀더 수익을 많이 돌려줄 수 있는 모델을 고민하고 있어요. 지난해 음악방송 CJ들과 수익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실시했는데 반응이 꽤 괜찮았어요. 비슷한 모델을 좀더 확대하는 방안을 현재 연구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따라가지 않고 이용자에게 더 큰 가치 드릴 것”
하지만 ‘세이클럽me’에 대한 주변 반응이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다. 특히 바뀐 ‘세이클럽me’ 외모를 놓고 ‘페이스북과 똑같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페이스북을 적잖이 벤치마킹한 건 사실입니다. 내부 디자인을 거쳐 새 UI를 내놓을 수도 있었지만, 페이스북 UI처럼 가치 있게 구현할 자신은 없었고 준비 기간도 부족한 게 사실이었습니다. 내부 토론도 많이 했는데요. UI보다는 이용자들에게 어떤 기능,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고 결론내렸습니다. UI야 서비스를 발전시키며 끊임없이 변하게 마련이니, 어느 정도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기능에 충실하려 했던 겁니다.”
신병휘 이사는 “UI는 표면일 뿐, 중심이 뭐냐에 따라 페이스북처럼 성장할 수도 있고 몇 달 시도하다 문닫을 수도 있다”며 “다행히 외모를 모방했다는 데 충격받아 서비스를 못 쓰우다는 이용자는 아직까지 없는 것 같다”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그만큼 서비스 내용에서 가치를 주지 못할 때 돌아올 평가는 더욱 냉혹할 것이란 얘기도 덧붙였다.
아직까지 만족스럽지 못한 ‘접근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파이어폭스나 사파리 등 인터넷 익스플로러 외 웹브라우저 이용자는 ‘세이클럽me’의 제기능을 온전히 쓸 수 없다. 게임포털 ‘피망‘을 비롯해 옛 세이클럽 시절부터 꾸준히 지적돼 온 문제다.
“사실 예전에는 잘 몰라서 비표준 기술들을 생각없이 갖다쓰곤 한 게 사실입니다. 내부에서도 웹표준 준수와 동등한 접근성 보장에 대한 요구가 이미 한껏 높아져 있어요. 이미 개선 작업을 적잖이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완성도를 갖춰 정식 공개할 때까지 불편함을 조금만 참아주셨으면 하는 심정일 뿐입니다.”
‘세이클럽me’는 이제 갓 출발선을 벗어난 마라토너다. 골인 지점까지 길은 멀고 고비도 많을 것이다. 함께 뛰는 주자들과 물도 나눠뭑고 용기도 북돋워줘야 한다. 체력도 적잖이 비축해두지 않으면 도중에 쓰러질 게 뻔하다. 신병휘 이사는 “세이클럽이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재투자를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한 첫 인사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출발은 좀 부족해보여도 격려하고 박수쳐주면 결승점까지 멈추지 않고 뛰겠다는 각오다.



세이클럽me, NHN 미투데이 등등 SNS 경쟁이 좀더 활발해지면 좋겠네요. 그게 사용자한테도 인터넷업계에도 좋을테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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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dal Reply:
3월 24th, 2009 at 오후 1:23
네. 더불어 지속가능한 수익모델도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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