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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당연한 듯 지나쳐왔던 주변 현상에 대해 문득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이를테면 아이들이 마주하는 ‘동화’도 그렇다. 왜 동화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서양인일까. 피부도 뽀얗고 훤칠한 백인들. ‘명작동화’라고 하면 왜 <백설공주>나 <신데렐라>를 먼저 떠올리는 걸까. 세상엔 다른 문화, 다른 사람들 속에서 저마다 독특한 전래동화가 얼마든지 넘쳐날 텐데.

이처럼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동화 세상을 아이들에게 소개하는 서비스가 열렸다. 다음세대재단이 3월19일 공식 선보인 ‘올리볼리 그림동화‘ 얘기다.

올리볼리 그림동화는 제3세계 그림동화를 플래시로 제작해 온라인에서 보여주는 서비스다. ‘올리볼리’는 올록볼록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말 그대로 올록볼록 다양한 세상이 담긴 e동화 서비스다.

우리나라도 다문화 가정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나라마다 문화가 섞이고 소통하는 세상 아닌가. 올리볼리 그림동화는 다음 세대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존중과 소통에 기반한 세상을 만들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서비스다. 다음세대재단이 진행하는 문화다양성 사업의 하나이기도 하다.

올리볼리 그림동화는 우선 베트남·몽골·필리핀 등 동남아 3개국 33편 동화를 제공한다. 각 동화는 한국어·영어·현지어 등 3개국어로 제공된다. 5~10살 이주민 어린이나 가족들에게 유용하지만, 일반 어린이들도 동화를 감상하며 ‘다름’을 존중하는 어린이로 자라날 수 있을 테다.

다음세대재단은 이를 위해 나라별로 저작권 협약을 맺었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다. 무엇보다 저작권 문제가 걸림돌이었다. 제3세계 나라들일수록 저작권 문제에 대한 인식이 대체로 약한 편이기 때문이다. 특히 종이 동화책에만 익숙할 뿐 플래시 애니메이션 동화에 대한 저작권 인식은 허약하다. 심리적 저항감도 적잖았다. 전래동화 컨텐트를 자칫 약탈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 말이다.

이 때문에 다음세대재단은 주요 나라들과 철저히 비배타적인 협약을 맺었다. 다음세대재단은 지역 동화를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권리와 이를 온라인으로 전송하는 권리만 갖기로 했다. 전송권 또한 독점하지 않는다. 각 나라들은 원하는 서비스 업체와 자유롭게 저작권 협약을 맺고 애니메이션 동화를 공급해도 된다는 뜻이다. 상업적 용도로 쓰지만 않으면 된다. 물론 각 동화에 대한 저작료는 다음세대재단이 해당 나라에 지급한다.

제작비용을 대는 일도 만만찮았다. 동화 1편당 제작비는 대략 500만원선. 플래시로 제작하고 3개국어로 음성 해설을 더하는 과정이 들어가다보니 적잖은 비용이 들었다. 현지어에 익숙한 성우를 찾는 일도 만만찮았다. 이 때문에 재단쪽은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 여성이나 현지 유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같은 산통 끝에 3개국 33편 동화가 탄생한 것이다.

낯선 동화 세상은 앞으로도 계속 열릴 전망이다. 재단쪽은 이들 3개국 외에도 태국·말레이시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지역 동화도 저작권을 협상 중이며, 올해 안에 아랍이나 남미, 아프리카권 나라들로도 협약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올리볼리 그림동화’ 서비스는 공식 홈페이지와 다음의 어린이 포털 키즈짱을 통해 온라인으로 무료 서비스된다. 플래시 동화 외에도 ‘따라 말해보기’, ‘이건 뭐예요’, ‘게임’ 등으로 문화다양성에 대한 지식과 재미를 함께 전달한다.

다음세대재단은 이번 서비스를 위해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상호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한국외대는 올리볼리 그림동화의 번역, 감수, 해외네트워킹과 컨텐트 부문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문효은 다음세대재단 대표는 “’다름’이 차별과 배제의 원인이 아닌 창조성의 원천이라고 믿으며 다음 세대들이 다양성의 긍정적 가치를 올리볼리 그림동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다음 세대들의 문화다양성에 대한 감수성을 높여주는 동시에 다양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세대재단은 3월19일 오후 2시,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올리볼리 그림동화 서비스 출범 행사를 갖는다. 행사에는 네팔, 필리핀 대사 등을 비롯해 올리볼리 그림동화 사업 관계자 약 50여 명이 참석해 올리볼리 그림동화 서비스 소개와 시연을 가질 예정이다. 몽골의 유명 동화작가로 세계아동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잠바 다시돈독(Jamba Dashdondog) 작가도 참석해 행사 취지를 알리는 데 동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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