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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마케팅 논란과 유명 블로거의 오보 여부를 둘러싼 공방 등… 한국 블로고스피어가 어수선한 시절이다. 외국도 비슷한 사건으로 블로그계가 들썩일 조짐이어서 관심을 끈다.

IT전문 유명 팀블로그 테크크런치가 불씨를 지폈다. 2월20일자로 올린 ‘라스트닷에프엠은 청취자 데이터를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에 넘겨줬나?‘란 글이 발단이었다. 3월3일 공식 발매 예정이었던 U2 신규 앨범이 비트토런트로 유출돼 수십만 건이나 다운로드된 사건의 내막을 짚어본 글이었다.

이 글에서 테크크런치는 “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RIAA쪽 변호사들이 PC에 U2 불법 앨범을 보관하고 있는 이용자들을 색출하기 위해, 라스트닷에프엠쪽에 회원들의 청취 습관에 관한 자료를 요청했다”며 “라스트닷에프엠도 실제로 이용자 데이터를 RIAA쪽에 넘겨줬다”고 익명 제보자 말을 근거로 주장했다.

테크크런치는 이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제보자’에 대해 “CBS에서 일하는 성난 친구”라고 설명하며, 제보자 말을 인용해 “라스트닷에프엠이 유출된 U2 앨범을 청취한 방대한 이용자 정보를 최근 RIAA에 넘겨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CBS는 라스트닷에프엠을 소유한 방송사다.

또한 테크크런치는 “많은 라스트닷에프엠 직원들이 ▲해당 데이터가 개인 정보를 파악하는 데 사용될 수 있으며 ▲RIAA와 관계된 제3자에게 공유될 수 있다는 이유로 분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이란 전제를 붙이는 걸 잊진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가 알기론, 어떤 데이터도 RIAA쪽에 제공되지 않았다”는 라스트닷에프엠쪽 입장도 공개했다. 반대쪽 당사자인 RIAA쪽에 대해선”RIAA쪽은 공식 답변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RIAA가 라스트닷에프엠쪽을 굳이 표적으로 삼은 배경에 대해서도 “라스트닷에프엠 이용자들은 자신이 듣는 음악 목록을 커뮤니티안에서 공유하며, 좋아하는 음악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통해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라스트닷에프엠 약관에 ▲이용자 수집 앨범 목록이 다른 이용자들에게 공개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이들 정보를 이용자 본인의 이름과 쉽게 연동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는 점도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고 테크크런치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테크크런치는 “이같은 사건은 당신이 조심하지 않으면 소셜 웹서비스가 어떻게 당신을 해칠(bike) 수 있는 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이용자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자 라스트닷에프엠쪽이 단단히 뿔이 났다. 라스트닷에프엠 공동 창업자인 리차드 존스가 해명에 나섰다. 그는 해당 글에 덧글로 “이 글은 완전히 말도 안 되고, 전혀 사실도 아니다”라며 “이 글 저자는 단지 ‘한 사람’에게 ‘팁’을 듣고 소설을 썼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리차드 존스는 아예 라스트닷에프엠 공식 블로그를 통해 노골적으로 테크크런치를 비난했다. 2월23일자로 올린 글 제목부터가 “테크크런치 똥덩어리들“(Techcrunch are full of shit)이다.

존스는 테크크런치 추측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테크크런치 글에 대해 나 자신이 명백히 부인했고, 라스트닷에프엠 몇몇 스태프들도 부인했고, 라스트닷에프엠 포럼, 트위터, e메일을 통해서도 사실이 아님을 확실히 밝혔다”며 “심지어 ‘아스 테크니카’도 ‘RIAA조차도 그런 루머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테크크런치 주장의 근거가 희박함을 지적했다.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존스 입장은 테크크런치 주장과 엇갈린다. “모든 데이터와 기술 지원은 런던 사무실에서 도맡으며, 누군가 팀에 알리지 않고 일을 처리하긴 불가능하다”고 존스는 반박했다.

이용자 청취 데이터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를 매우 신중히 취급하고 있다”며 “e메일이나 IP주소처럼 개인정보성 자료들은 절대 공유하지 않으며, 레이블과 아티스트 정보만 유일하게 공유하고 있다”고 테크크런치쪽 주장을 되받았다.

그러면서 존스는 “바라건대, 루머를 퍼뜨리는 사람을 혹 보신다면 이 블로그 글을 얘기해주고, ‘테크크런치는 똥덩어리들’이라고 말해주시라”고 꼬집었다.

테크크런치가 익명 제보자 말만 믿고 무리한 추측을 올렸을까, 아니면 라스트닷에프엠이 실제로 이용자 정보를 넘기고선 ‘연막’을 치는 것일까. 아직은 모를 일이지만, 한 가지 주목할 대목은 있다. 두 당사자들이 공방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최초 문제를 제기했던 테크크런치는 이후 네 차례 업데이트를 통해 라스트닷에프엠쪽 주장을 덧붙여 소개했다. 리차드 존스 창업자의 덧글도 따로 링크를 붙여 소개했고, 라스트닷에프엠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 반박글도 화면까지 캡처하면서 공개했다. 자기 주장에 반대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똑같이 경청하는 자세를 보인 것이다.

이제 두고볼 일이다. 누구 말이 맞는 걸로 밝혀질 지. 진실이 드러났을 때 두 유명 웹사이트가 보여줄 태도는 어떨 지.

어디서 많이 본 풍경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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