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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K씨는 누구인가

<신동아> 기사는 오보였다. 정황은 충분했고, ‘실토’만 남았던 일이다. <동아일보>는 2월17일 1면을 빌려 <신동아> 오보 사실을 인정했다. 미네르바를 자칭한 K씨 기고도, ‘금융계 7인 그룹’이라며 소개한 K씨 인터뷰 기사도 모두 거짓이었다. 의도한 바는 아니겠으나, 망신살은 제대로 뻗친 셈이다.

<신동아>가 3월호 기사에 어떤 ‘변명’을 실을 지는 봐야 알겠지만,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신동아>가 K씨를 ‘금융계 7인 그룹’이라고 했을 때, 기술적인 문제를 들어 이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가장 큰 의문은 ‘어떻게 똑같은 IP를 공유할 수 있었을까’였다. 실제로 7명이 1대의 PC를 같이 쓰지 않는 한, 1개의 IP를 공유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선 전문가 설명이 더 정확할 테니 참조하시기 바란다.

[관련글] 미네르바 IP 주소 찾기

<신동아> 2월호는 애당초 K씨 인터뷰를 실을 때 이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럴 리가 없다. 자칭 ‘미네르바’가 1명이 아닌 7명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누구라도 물어봤을 일이다. ‘그럼 7명이 글은 어떤 방식으로 올렸나요?’ K씨가 ‘붙잡힌 박씨와 IP주소를 공유했다’고 인터뷰에서 진술했다면, 당연히 ‘어떻게’를 물었어야 한다. 헌데 <신동아> 2월호는 이를 밝혀내지 못한 채 인터뷰를 내놓았다. ‘7명의 금융계 그룹’이 어떻게 박 씨 아이디를 이용해 글을 올릴 수 있었는지도 <신동아> 2월호는 풀지 못했다. 풀지 못했는지, 안 풀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인터뷰 기사가 나간 뒤 숱하게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도 <신동아>는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3월호에서 밝힐 것’이라고 앵무새처럼 되뇌일 뿐. 그런데, 한 달여 기다림 끝에 내놓은 해명은 참으로 허탈하기만 하다. “K씨는 후속 취재에서 자신은 미네르바가 아니라며 당초의 발언을 번복”했단다. 그래서 “발언 내용과 번복 배경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K씨가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판단”했단다. 요컨대 K씨가 거짓을 실토했기 때문에 조사에 들어가보니 정말이더라’는 얘기다.

<신동아>는 자신들이 내놓은 기사의 파장을 고려하지 않았는가. 그토록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킨 기사에 대한 ‘사후서비스’치곤 너무 뜨뜻미지근하다. K씨가 실토하지 않았다면 또 어떤 식으로 미적거렸을 지 모를 일이다. ‘사과문’을 게재하기 하루 전인 16일에야 ‘사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린 것도 미온적인 대응이란 인상이 짙다. 이 정도 파장을 지닌 사안이라면 처음부터 내부에서 진상을 철저히 조사했어야 했다. 정말 <신동아>가 엊그제야 K씨의 정체를 온전히 파악했다면, 그건 <신동아> 취재력을 문제삼을 일이다. 주위에서 제기되는 ‘상식적인 의혹들’을 풀기에 2달이란 너무 여유만만한 시간이니까.

어쨌거나 K씨는 가짜로 드러났다. 처음 K씨를 부각시킨 <신동아>나 <동아일보>에서 스스로 인정했으니, 또다시 반전이 일어날 확률은 현재로선 희박하다. 이제 숙제는 <신동아>에 다시 던져졌다. 자신들이 불러내고 스스로 수장시킨 K씨의 실체를 속시원히 밝힐 일이다. 그가 왜 미네르바를 자처했는지도 더불어 밝혀야 한다. ‘결자해지’란 말뜻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말이다.

그나저나,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미네르바가 확실시되는 박 씨에게 <신동아>가 ‘당신을 범인이 아니라고 우겨서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할 상황이라니. 미네르바로 밝혀져 붙잡히는 게 오히려 떳떳한 상황. 이 역설이 무엇을 뜻하는 지는 미네르바 펜 끝이 가리켰던 ‘정부 당국’이 더 잘 알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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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18 @11:35 | #1

    이건 “오보”가 아니라 “사기”라니까요…옐로저널리즘이 다다를 수 있는 막장테크의 궁극을 보여 주는 듯합니다.

    [답글]

    asadal 답글:
    2009-02-18 @12:46

    네. 이제 두눈 부릅뜨고 지켜볼 차례입니다. ‘오보’가 아니라 ‘사기’란 점이 밝혀질 지. :)

  2. ㅇ.ㅇ
    2009-02-21 @2:47 | #2

    예전 동아 기자들이 직접 쓴글로 저런식의 날조를 많이 했었죠.^^ 안팔리니 별수 없는거

    [답글]

    asadal 답글:
    2009-02-21 @10:55

    예전 일만은 아니죠. :)

  1. 2009-02-18 @1:43 | #1
    이정환닷컴!
    기자들에게도 함구, 신동아 편집장의 이상한 행보. ... 검찰이 진짜 미네르바로 추정되는 박대성씨를 체포한 때가 지난달 8일, 박씨는 이튿날인 9일 자신은 신동아에 ...
  2. 2009-02-18 @2:06 | #2
    nooegoch
    사라져갈 두 가지 뉴스(동아일보, 블로거뉴스)... 신동아 ‘미네르바’ 오보 사과드립니다 신동아의 허위사실보도는 그냥 사과로 넘어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정도의 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