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움직이는 쓰레기차
애당초 ‘드로이얀’은 1기가와트(GW)의 전기로 움직이는 타임머신 차였지만, 바뀐 운명은 영화만큼이나 극적이다. 하늘 위 번개나 핵물질을 끌어대야 할 정도로 엄청난 전기를 잡아먹었던 드로이얀이 미래를 다녀온 이후엔 쓰레기로 가는 자동차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백 투더 퓨처>같은 재기발랄한 영화가 아니면 어찌 이같은 환타지를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실감나게 전달하겠는가.
영화 속 드로이얀의 운명을 그대로 이어받은 자동차가 현실에도 등장했다. 쓰레기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것이다. 드로이얀과 다른 점이라면, 타임머신이 아닌 ‘쓰레기차’라는 것.
쓰레기로 움직이는 쓰레기차. 운명 참 얄궂다고 느낄 지도 모르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정확히 말하면 쓰레기를 태워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움직이는 쓰레기차다. 그러고 보면 이 쓰레기차는 전기자동차인 셈이다.
화제의 쓰레기차는 영국 웨스트요크셔 허드스필드에서 실제 운행되고 있다. 3.5톤 트럭을 개조해 만든 이 쓰레기차는 40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팩을 아랫쪽에 장착하고 있다. 소각로에서 쓰레기를 태워 전기에너지를 만들면, 이를 트럭 왼쪽문 아래 달린 충전구를 통해 충전해 운행하는 방식이다. 6~8시간동안 충전하면 대략 160km까지 운행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80km 정도다. 당장 보급되긴 무리가 있더라도, 하이브리드 차 정도로 활용하기엔 훌륭한 아이디어다.
가까운 거리를 돌며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쓰레기차의 특성을 고려하면, 굳이 빠른 속도로 달릴 필요는 없겠다. 느릿느릿 동네들 돌며 쓰레기를 모으고, 이를 다시 태워 굴러가는 쓰레기차의 윤회. 소박하고 슬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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