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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SK커뮤니케이션즈가 개편될 서비스 밑그림을 공개했습니다. ‘드디어’라고 굳이 말씀드리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그 동안 여러 차례 개편을 놓고 풍문이 돌았지만 정작 실체는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1월께로 예정됐던 개편 설명회도 슬그머니 건너뛰었습니다. 궁금증이 커지는 만큼, 회의 어린 시선도 많았습니다. 합병 이후 기대에 못 미쳤던 성적표를 감안하면 무리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관심사는 ‘불편한 동거’를 어떻게 깨끗이 정리하느냐였을 것입니다. 그 고민의 결과가 오늘 공개됐습니다. ‘네이트닷컴’과 ‘엠파스’를 합쳐 하나의 포털로 새롭게 거듭난다는 게 뼈대입니다. 신규 포털 이름은 ‘네이트’로 정해졌습니다. 풍문대로네요. 엠파스는 끝내 사라지게 됐습니다. 12년을 이어온 아까운 검색 전문 브랜드는 이제 역사 속에서만 남을 모양입니다.

신규 포털 ‘네이트’는 3월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유선인터넷 서비스를 뜻하는 ‘닷컴’은 브랜드명에서 빠졌습니다. “유·무선 경계 없이 고객 중심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게 회사쪽이 밝힌 브랜드 선정 배경입니다. 유·무선을 넘나드는 융합 서비스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짐작케 합니다.

그렇지만 엠파스가 12년 동안 쌓은 검색 노하우만큼은 새 포털에 그대로 녹아들 전망입니다. 새 포털 ‘네이트’가 가장 강조하는 것도 바로 ‘검색’입니다. 코난테크놀로지의 검색 기술도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다양한 검색 서비스를 만날 모양입니다. 예컨대 ▲동영상의 영상과 음향 정보를 분석해 동영상 배경음악 제목을 몰라도 원곡을 검색·감상하거나 가사를 확인할 수 있는 ‘동영상 배경음악 검색’ ▲색깔로 이미지를 찾을 수 있는 ‘팔레트 검색’ ▲이미지 형태 정보를 바탕으로 인물사진을 구분하거나 모양을 인식하는 ‘피사체 검색’ 등이 신규 서비스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검색 서비스에 대한 SK컴즈의 의지는 확고해 보입니다. 지난 11월에는 사업 조직도 개편했습니다. 포털 플랫폼별로 구분돼 있던 서비스 조직을 CSO(서비스 총괄 책임자) 아래로 통합하고, 유·무선 연계 서비스를 위한 N사업단과 신검색기술을 개발하는 검색연구소를 신설한 것입니다. ‘검색 연구소’ 신임 연구소장은 네이트온 사업본부장과 엠파스 전략기획실장을 역임했던 권승환 상무가 맡았습니다.

싸이월드에 공개된 1억여건의 동영상도 새 포털 검색 결과에 노출됩니다. 동영상 검색이란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텐데요. 지금까진 동영상 제목이나 설명처럼 올린이가 직접 붙인 텍스트를 중심으로 검색하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SK컴즈쪽이 이용자가 원하는 동영상을 겹침 없이 최대한 정확히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어떤 식으로 구현할 지 궁금합니다. 검색 연구소에서 해답을 보여주리라 기대합니다.

SK컴즈라면 역시 ‘네이트온’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2100만 사용자를 확보한, 확고부동한 국내 1위 메신저입니다. 네이트온 메신저는 통합 포털 ‘네이트’의 주요 서비스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관문이 될 전망입니다. “기존 포털의 메일 서비스와 메신저를 연계해 쪽지, 대화함, 일정관리 등 통합적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SK컴즈쪽은 설명했습니다.

특히 ‘실시간 지식’ 기능이 눈에 띕니다. “동시접속자수 1위를 기록하는 ‘네이트온’을 기반으로 실시간 지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하는데, 어떤 식으로 구현되는 걸까요. 동시접속자수를 강조하는 만큼, 이용자가 질문을 올리면 네이트온에 실시간 노출되고, 다른 사람들이 메신저로 즉시 답변을 달 수 있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공교롭게도 국내 메신저 시장 점유율 2위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도 오늘(12월9일) ‘3세대 윈도우 라이브’를 국내에 공식 선보였습니다. 두 기업 모두 인스턴트 메신저를 ‘관문’으로 주요 웹서비스들을 묶는 통합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가 3세대 윈도우 라이브 주요 서비스 외에도 다음 카페·블로그나 티스토리 등 외부 웹서비스로부터 실시간 정보를 연동한다면, 네이트온은 실시간 지식과 검색, 웹메일과 미니홈피를 넘나드는 관문으로 자리매김할 모양새입니다.

그 밖에 알려진 변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뉴스 서비스는 이슈별로 다양한 언론사 기사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페이지를 구성하고, 실명제 덧글 등을 도입해 뉴스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켜 건전한 여론 형성의 장으로 기능하게 할 계획이다.
  • 기존 네이트닷컴과 엠파스 사이트는 3월1일부터 자동으로 신규 사이트로 연결된다. 두 포털의 회원들은 기존 아이디 그대로 신규 포털을 이용할 수 있다. 한 번 로그인해 엠파스와 네이트닷컴 서비스를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싸이월드 미니홈피 바로가기 등 다양한 연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회원들이 두 포털에서 각각 사용하던 메일, 지식, 게임 등 개인 데이터들은 신규 포털에서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오는 1월부터 두 포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신규 포털 이용 절차에 대한 안내 공지 및 메일 발송을 실시할 계획이다.

어떠신가요? 이번 기회에 SK컴즈가 ‘한지붕 두가족’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요. 의견은 다양하겠지만, 저는 좀 다른 관점에서 걱정스럽습니다.

여기서 언급되지 않은 몇몇 과제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쇠락 기운이 완연한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어떻게 될까요. 산고 끝에 선보인 3D 미니홈피 ‘미니라이프’도 초반 상승세 이후 이렇다 할 소식이 없습니다. 아무리 “이용자 선택폭을 넓히고자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 중 하나일 뿐”이라지만 개발 노력에 비해 기대효과가 얼마나 될 지 의심스러울 따름입니다. 야심차게 시작했던 포스트 싸이월드 ‘‘은 용두사미로 전락했다가 슬그머니 ‘블로그’로 이름을 바꿨지만, 지금도 기능 개선을 요구하는 이용자 목소리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요. SK컴즈 입장에선 답답하고 곤혹스러울 만도 합니다.

어쩌면 이들이 싸워야 할 진짜 적은 엠파스·네이트닷컴·싸이월드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안팎의 회의적인 시선이 아닐까요. 최근 싸이월드 해외 법인의 잇따른 사업 철수도 여기에 기름을 붓는 분위기입니다. 스스로를 의심하는 자신감 결여, 몇 차례 통합과 개편 과정에서 드러난 조직 친화력 문제, 중복 서비스들의 매끄럽고 효율적인 통합 등. 두어 달 동안 해결할 과제들이 산적한 모양새입니다. 외부와 대적하기 전에 내부부터 다져야 하는데, 그 과정이 만만찮아 보입니다.

주형철 SK컴즈 대표는 “신규 포털은 현재의 검색 시장은 물론,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될 컨버전스 인터넷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며 “SK컴즈 뿐 아니라 SK그룹내 다양한 컨텐트와 컨버전스 역량을 결집시키기 위해 하나의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게 됐다”고 개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 ‘역량 결집’이 내부에서 얼마나 매끄럽게 완성되느냐가 ‘행복한 새출발’을 위한 핵심 과제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궁금한 것도 많고, 기대도 큽니다. 새로 태어날 통합 포털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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