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회사에서 쓰는 노트북으로 집과 사무실을 오가며 대부분의 작업을 했다. 약간 무거운 게 단점이지만, 취재를 나갈 때도 들고 다니기에 큰 부담은 없었다. 그러다보니 웹기반 애플리케이션보다는 이른바 ‘클라이언트용 SW’를 더 즐겨썼다. 웹애플리케이션의 효용성을 모르는 바 아니나, 아무래도 입맛대로 꾸미고 다듬는 ‘파워’ 면에선 부족하게 마련이었으니까.

그런데 얼마 전부터 노트북이 한 대 더 생겼다. 이른바 ‘넷북’으로 불리는 보급형 미니 노트북이다. 크기가 작고 가벼워 들고 다니기에 편리하기 그지없다. 작고 비좁은 자판도 몇 번 쓰다보니 자연스레 익숙해져, 이젠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배터리도 적어도 2시간 이상은 끄떡 없다. 성능이야 아무래도 회사 노트북보다 뒤떨어지긴 하지만, 문서 작업을 하고 웹 서핑을 즐기기엔 참으로 제격이다. 나처럼 돌아다니며 기사를 써서 올리는 사람에게 딱 어울린다.

노트북 2대의 역할도 자연스레 나뉘었다. 집이나 사무실에선 데스크톱PC 대용으로 회사 노트북을 주로 썼다. 화면이 크고 HDD도 널찍한데다 속도도 빨랐으니까. 밖에서 사람을 만나거나 취재를 할 땐 넷북을 챙겼다. 덕분에 약속장소에서 늘 전원부터 챙겨야 했던 ‘강박관념’도 한결 덜었다.

헌데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2대의 노트북을 번갈아 쓰다보니, 각 노트북에 담긴 정보들을 어떻게 통합 관리하느냐가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노트북 1대만 쓸 땐 모든 정보를 한 곳에 저장하니 이런 걱정이 없었다. 이제 정보는 둘로 나뉘었다. 자, 어떻게 통합할 것이냐.

■ 캘린더 동기화

나는 일정과 주소록 관리는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을 쓴다. 예전엔 e메일도 아웃룩으로 내려받아 PC HDD에 저장했지만, 웹메일 저장공간이 늘어난 뒤부턴 구글 G메일을 쓰고 있다. 회사에선 구글의 무료 e메일 호스팅 서비스인 ‘구글 앱스’를 이용한다. 덕분에 구글이 제공하는 e메일과 캘린더, 주소록 등을 ‘bloter.net’ 도메인으로 무료로 쓰고 있다.

그렇다면 이참에 웹서비스로 온전히 갈아타면 문제 없는 거 아닌가. 그리 간단치 않다. 구글 캘린더는 MS 아웃룩만큼 내 입맛에 맞게 일정관리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대안으로 웹기반 또는 데스크톱용 일정관리 프로그램들을 여럿 써봤지만, 역시 내겐 아웃룩만한 게 없다. 일정관리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연락처도 아웃룩을 쓰는 게 낫다. 괜히 프로그램 여러 개 쓰다보면 관리하기만 복잡하고 번거롭다.

그러자 역시 동기화 문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먼저 아웃룩으로 일정을 동기화하는 방법을 이리저리 찾아봤다. 구글 캘린더와 아웃룩 일정을 동기화하는 ‘구글 캘린더 싱크‘를 써봤다. 프로그램을 실행해두면 아웃룩과 구글 일정을 알아서 동기화해준다. 편리하긴 한데, 문제가 있었다. 아웃룩에서 애써 구분해둔 카테고리가 구글 캘린더와 동기화하는 과정에서 뒤죽박죽돼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아웃룩을 쓰는 의미가 없잖은가.

비슷한 프로그램인 ‘캘구‘(Calgoo)에도 눈길을 돌렸다. 캘구는 ▲데스크톱용 일정관리 프로그램 ‘캘구 캘린더‘ ▲웹·데스크톱 일정 동기화 프로그램 ‘캘구 커넥터‘ ▲캘린더 공유 프로그램 ‘캘구 허브‘ 등으로 다시 나뉜다. 이 가운데 ‘캘구 커넥터’를 이용하면 ‘iCal’ 형식으로 아웃룩 일정을 웹에 게시하고 동기화하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캘구에 가입한 다음 웹캘린더 고유 주소를 받고, 이 주소를 아웃룩 인터넷 게시 주소로 등록하면 된다. 아웃룩 뿐 아니라 구글 캘린더와 동기화 기능도 제공한다. ‘공개 캘린더’로 설정하면 주변 사람들이 웹으로 접속해 내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자기 캘린더 주소를 첨부해 주변 사람들에게 ‘제 일정은 아래 주소에서 확인하세요’라고 e메일을 돌리면 되는 식이다.

MS 오피스 라이브 워크스페이스‘도 비슷한 기능을 제공한다. 워크스페이스는 MS 오피스 라이브에서 제공하는 문서공유 서비스다. 워드나 엑셀, 파워포인트 문서를 간편히 웹에 올리고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 아웃룩과 웹 일정을 동기화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다만 웹 일정의 경우 캘린더가 아닌 시간표 형태로 제공돼 보기에 좀 불편하다. 나처럼 굳이 웹기반 캘린더를 이용할 필요 없이 ‘동기화’ 기능만 이용한다면 문제가 없다.

캘구와 오피스 라이브 워크스페이스 사이에서 고민하다 워크스페이스를 쓰기로 결정했다. 아웃룩 일정을 워크스페이스에 게시하면 공유를 위한 기본 준비는 끝난다. 아웃룩에서 일정을 기록한 다음, 워크스페이스 일정에 복사해넣으면 자동으로 웹에 일정이 등록된다. 이제 다른 노트북에서 아웃룩을 열고 워크스페이스 일정을 불러와 확인하거나, 필요하면 이쪽 노트북으로 복사하면 된다. ‘웹에 연결되면 전체 항목 자동 동기화’ 같은 옵션이 있다면 더 편리할 텐데.

단, 이 경우는 두 PC 모두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이 깔려 있어야 한다. 굳이 아웃룩을 쓰지 않는다면 ‘MS 오피스 그루브’같은 협업도구를 쓰는 게 낫다. P2P 방식으로 2대 이상의 PC를 동기화하는 데 최적의 SW다. ‘그루브’ 관련해선 아래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아웃룩과 오피스 라이브 워크스페이스 일정을 동시에 띄운 화면. 셰어포인트 서버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 무료로 일정 동기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아웃룩과 오피스 라이브 워크스페이스 일정을 동시에 띄운 화면. 셰어포인트 서버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 무료로 일정 동기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아웃룩과 동기화 기능을 제공하는 '오피스 라이브 워크스페이스'. 일정이 월별 캘린더가 아닌 시간표 형태로 제공된다.

아웃룩과 동기화 기능을 제공하는 '오피스 라이브 워크스페이스'. 일정이 월별 캘린더가 아닌 시간표 형태로 제공된다.

캘구(Calgoo) 캘린더. '캘구 허브' 기능을 이용해 내 일정을 웹에 공유할 수 있다. 아웃룩, 구글 캘린더와 일정을 동기화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캘구(Calgoo) 캘린더. '캘구 허브' 기능을 이용해 내 일정을 웹에 공유할 수 있다. 아웃룩, 구글 캘린더와 일정을 동기화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 RSS 동기화

또 다른 고민은 RSS 구독기를 동기화하는 일이었다. 평소엔 ‘파이어폭스’를 웹브라우저로 쓰면서 플러그인인 ‘세이지‘(Sage)를 써서 RSS를 구독했다. 아시다시피 RSS란 게 e메일과 비슷해서, 하루만 체크하지 않아도 읽지 않은 새글이 산더미처럼 쌓이게 마련이다. 장거리 출장길에 e메일을 제때 확인하지 못할 때의 불안과 초조함. RSS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읽은 피드와 새 피드를 구분해 보여주는 일은 RSS 구독기에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웹기반 RSS 구독기로 갈아타는 걸 망설인 주된 이유는 역시 세이지에 익숙해진 탓이다. 미리보기 화면을 내 눈에 편하도록 수정해둔 것도 그러하니와, 목록창과 미리보기창을 함께 제공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 몇 번 업데이트 과정을 거쳐 불편함이 거의 없을 정도로 기능도 향상됐다. 다만, 서로 다른 PC에서 RSS 피드 구독 상태를 동기화할 수 없는 게 치명적인 아쉬움이다.

예전같으면 ‘구글 브라우저 싱크’란 훌륭한 ‘물건’이 이 문제를 해결해줬을 텐데. 파이어폭스에서 북마크는 물론 캐시 정보까지 웹에 저장해두고, 서로 다른 PC에서 이를 동기화해주니까. 그런데 구글이 ‘구글 브라우저 싱크’ 지원을 중단하면서 더이상 파이어폭스에서 캐시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는 찾을 수 없게 됐다. 구글 확장기능들을 샅샅이 뒤져봤지만 북마크 정도만 동기화해줄까, 캐시 정보까진 언감생심….

결국 눈에 익은 ‘세이지’를 포기했다. 웹기반 RSS 구독 서비스 외엔 답이 없었다. 몇몇 서비스를 다시 기웃거렸다. 한RSS구글 리더, 블로그라인뉴스게이트 등을 놓고 저울질하다 구글 리더에 안착했다. 빠르고, 직관적이고,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모습이 끌렸다. 사이드바 전체로 확장해 쓸 수 없는 탐색창이나 시퍼런 색으로 도배된 UI는 마음에 안 들지만.

노트북이 한 대 더 생기면서, 뜻하지 않게 며칠동안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결국 배운 것은 단 하나. ‘동기화’를 고려한다면 웹기반 애플리케이션이 역시 편하더라’는 것! 데스크톱용 애플리케이션의 강력한 성능까지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텐데.

구글 리더. '피드를 미리보기로 열었을 때 자동으로 읽음으로 표시'하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구글 리더. '피드를 미리보기로 열었을 때 자동으로 읽음으로 표시'하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파이어폭스 플러그인 RSS 구독기 '세이지'(Sage). 2대 이상의 PC에서 피드를 동기화할 수 없는 점이 아쉽다.

<덧> 얼마 전 저녁식사 자리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담당자분과 얘기를 나누다가 이런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 담당자는 귀가 번쩍 트이는 ‘정보’를 알려줬다. “미국 LA에서 10월26일부터 열리는 PDC(Professional Developer Conference)에서 오피스 차기 버전인 ‘MS 오피스 14′(코드명)가 처음 공개될 예정”이라며 “머잖아 클라이언트용 MS 오피스의 주요 기능과 UI를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맛볼 수 있는 강력한 서비스가 나올 것”이란다. 그 때가 되면 정말 미련없이 온라인으로 온전히 이주할 수 있을 듯. 기대! :)

Comments

  1. 안녕하세요. 검색하다가 방문했습니다.
    구글 리더에서 사이드바를 확장하는 것은 사이드바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신 것인지 모르겠네요. 이 기능을 하는 단축키로 ‘u’가 있습니다. 전체 단축키 확인은 ‘?’를 입력하면 볼 수가 있구요.
    저도 집의 데스크탑, 넷북, 회사 데스크탑, iPod까지 동기화하는 법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찾아다니다가 결국 웹기반으로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2. 안녕하세요, ojongchul님.
    제가 아쉬웠던 기능은 구독 리스트를 사이드바 세로 전체로 확장해 보여주는 것이었는데요. 지금은 사이드바 2/3 정도밖에 보여주지 않고 있어서 조금 답답한 느낌입니다.
    관심 갖고 조언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종철 님도 결국 웹으로 가셨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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