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CCL 기사

‘저작물 ‘안심 펌질’ 길 열린다’.

2005년 3월28일자 아무개 경제주간지의 2페이지짜리 기사 제목입니다.

이야기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느 때처럼 기삿거리를 뒤지던 제 눈에 낯선 용어가 들어왔습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CCL).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창조적 커먼… 뭐시기 저작권??’ (-.-)a

저작권의 한 종류 같긴 한데, 용어만으로는 당최 정체를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알음알음으로 이 알쏭달쏭한 저작권을 국내에 도입하려 한다는 아무개 학회 소속 담당자분을 찾았습니다. 뜻밖에도 현직 판사님이더군요. 전화를 걸었습니다. 모르니 물어볼 수 밖에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란 게 뭔가요?”

“일종의 저작권 규약인데요. 저작권자가 자기 저작물에 대해 특정 조건과 범위 안에서 이용을 허락하는 표시죠. 배경을 설명드리자면….”

한참동안 통화가 이어졌습니다. 고백하자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얼추 헤아려보니 새로운 저작권은 아닌 것 같고…. 기존 저작권 범위 안에서 저작물 사용 범위를 표시하는 국제적 약속 정도로 받아들였습니다.

‘돈 주고 도입하는 것도 아니고, 제대로 확산되면 저작물을 안심하고 퍼갈 수도 있다니 좋은 일 아닌가.’

그렇게 어설픈 지식으로 쓴 기사가 국내 CCL 도입에 맞춰 나왔습니다. 몇몇 매체들이 비슷한 내용으로 CCK와 CCL 도입을 소개했습니다.

이것이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CCK), CCL과 저의 첫 인연입니다. CCK 설립에 참여했고 출범 당시 전화로 제게 CCL을 설명해준 분은 서울고등법원에 계시던 윤종수 판사님이었습니다. 뒤에 인연이 닿아 소식을 주고받게 된 윤종수 판사님은 그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이 친구, 당시엔 아무리 설명해줘도 뭔 소린지 도통 못 알아듣는 눈치더라구, 하하.”

CCL이 국내에 소개된 지도 3년이 지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CCL의 개념과 취지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더 많은 분들이 CC가 어떤 단체인지, CCL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르고 계십니다.

그래서일까요. 세살배기 CCK가 CCL을 널리 말씀드리는 행사를 마련했다는 소식입니다. ‘제1회 CC코리아 국제 컨퍼런스‘. 부제는 ‘CC로 이야기하는 열린 문화’입니다. 짐작하신대로 CC와 CCK, CCL과 열린 문화를 얘기하는 CCK의 첫 컨퍼런스입니다.

부제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작권 얘기 하다 왜 뜬금 없이 ‘열린 문화’가 튀어나온 걸까요.

‘CCL’이란 명칭에는 CC의 중요한 두 가치가 포함돼 있습니다. ‘창조'(Creative)와 ‘공유'(Commons)입니다. 그러니 CCL을 굳이 우리말로 옮기면 ‘창조적 공유를 위한 라이선스’라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CCL을 ‘공유’를 위한 저작권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옳습니다. 합법적인 ‘공유’는 CCL의 중요한 가치입니다. 허나 그만큼 중요한 가치가 또 있습니다. ‘창조’입니다.

합법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저작물들을 활용해 새로운 저작물을 창조하는 것이야말로 CCL의 진정한 가치라 하겠습니다. ‘창작→공유→재창조’의 과정 자체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는 것입니다.

CC믹스터는 음원 공유 사이트입니다. 이 곳에 올라온 모든 음원은 CCL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단, ‘변경금지'(ND) 조건은 달 수 없습니다. 이용자는 이 곳의 음원들을 조합해 자신만의 새로운 음악을 창작합니다. 저작권자가 허락한다면 상업적 용도로 쓰든 엄격한 ‘카피라이트’를 적용하든 상관 없습니다. 창작과 공유를 통해 새 창작물을 만드는 문화 자체가 소중한 사회적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창조’의 가치에 기반한 CCL의 정신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CCK 컨퍼런스도 두 가치를 골고루 살리고자 했습니다. 컨퍼런스는 4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됩니다. 각각 ‘학술’, ‘비즈니스’, ‘공공’, ‘예술과 미디어’를 주제로 삼았습니다. 어렵사리 외국에서 CCL 전도사분들도 모셨습니다. 무엇보다 CC 창립자이자 저명한 법학자인 로렌스 레식 미국 스탠포드대학 법대 교수의 방한은 주목할 일입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CCK에도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그동안 한국정보법학회의 프로젝트 형태로 운영되던 CCK가 설립 3주년을 맞아 정식 사단법인으로 거듭납니다. 새로운 법인의 이사장은 정진섭 교수(경희대 법대)님이, 대표는 윤종수 지원장(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께서 맡을 예정입니다. 창작과 나눔으로 함께하는 열린 문화를 만들고자 모양새를 갖추는 과정이라 하겠습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참가등록합시다.

The 1st CC Korea International Conference

CC Korea St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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