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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드닷컴 운영사인 위자드웍스 표철민 사장의 글에 대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한겨레가 위자드닷컴에 자사 뉴스 RSS 위젯 서비스를 빼줄 것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뼈대다. ‘한겨레’란 브랜드에 대한 ‘희미한 옛사랑의 추억’이나마 갖고 있던 사람들도 이번 처사에 대해선 실망과 분노를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은 분위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 역시 인터넷한겨레의 대처가 신중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허나, 좀더 차근차근 따져볼 일이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인터넷한겨레와 위자드닷컴의 문제가 아니다. 배경에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이하 온신협)와 RSS라는 새로운 컨텐트 전송 규약에 대한 이해 부족이 깔려 있다.

인터넷한겨레는 유죄, 온신협은 무죄?

온신협은 지난 2007년 3월, ‘디지털뉴스 이용규칙 V3.0’을 공표하면서 RSS 이용에 관한 규약을 신설했다. 추가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RSS 서비스는 이용자가 개인 PC 등 한정된 공간 안에서 뉴스 콘텐츠를 개인적으로 구독 이용하는 데 그쳐야 하며 RSS를 통해 구독하고 있는 뉴스 콘텐츠를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공중에 배포하거나 다시 재(再)RSS서비스를 하는 행위는 무단 복제, 무단 공중송신에 해당하므로 금지됩니다.

온신협의 기준대로라면, 지금의 인터넷 공간은 온통 불법 천지다. 위자드닷컴 뿐인가. 구글의 아이구글 서비스, 한RSS의 주요 언론사 뉴스 RSS 서비스도 모두 온신협의 칼을 받아야 한다. 디지틀조선일보의 ‘마이홈’에 등록된 국내 주요 언론사 RSS 서비스는 ‘사전 이용허락’을 얻은 것인지 궁금하다.

한겨레 또한 온신협의 기준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표철민 사장의 글에 덧글을 단 김정엽 인터넷한겨레 사업팀장도 그렇게 밝히고 있다. 다른 온신협 회원사에 비해 인터넷한겨레의 조치가 좀더 빨랐을 뿐이다. 어차피 터질 수류탄이었다. 인터넷한겨레의 ‘죄’라면 안전핀을 먼저 뽑은 것이다.

그럼에도 인터넷한겨레의 대응은 여러 면에서 아쉽다. 표철민 사장의 말대로 전화 한 통화로 일방적으로 통보할 게 아니라, 정식 공문을 보내고 배경을 설명했어야 옳다. 그게 컨텐트 생산 및 유통사로서의 올바른 대처방식이다.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덧글로 대처하기에 앞서 공식 입장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밝힐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고 한심하다.

매듭을 푸는 열쇠는 온신협 손에 쥐어져 있다. 이제 온신협이 공식 입장을 밝힐 차례다. ‘약관에 다 나와 있으니, 새삼 공식 입장을 밝혀 뭣하나’라고 맞받을 수도 있겠지만, 핑계다. 이번 논란의 파장을 고려한다면 대표성 있는 협회로서 책임 있는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RSS, 공개된 주소니까 마음대로 써도 된다?

이번 논란은 뒤집어 보면 좋은 기회다. RSS 사용범위에 대한 기준을 고민하고 정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개된 RSS 주소는 누구나 갖다 써도 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허나 이는 저작권법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생각이다.

RSS는 일종의 컨텐트 전송 규약일 뿐이다. 풀어 말하자면, 컨텐트를 전달하는 많은 방법 가운데 하나일 뿐이란 얘기다. RSS로 공개된 정보라고 해서 누구나 갖다쓸 수 있다는 것은 저작권법을 무시하는 태도이다.

우리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뉴스와 소식을 전달받는다. e메일로 뉴스레터를 받기도 하고,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속보를 접할 때도 있다. 웹사이트를 직접 방문해 읽는 사람들은 더 많을 게다.

허나, 그렇다고 인터넷한겨레나 조선닷컴 기사를 상업적 용도로 무단 사용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제 드물 것이다. 공개는 돼 있지만 엄연히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쯤은 상식이 됐다.

그런데 RSS에 대해선 아직 인식이 설익은 모양새다. ‘아웃링크를 걸어 트래픽을 몰아주니 괜찮지 않느냐’는 것은 이를 가져다 쓰는 이용자의 입장이지, 저작권자의 생각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저작권자를 이롭게 하는 일이라고 판단되지만, 법은 상식 대신 저작권자의 ‘허락’을 요구한다. 마뜩찮은 일이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이 그렇다.

뿌리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제목과 요약글을 노출하고 해당 컨텐트로 직접링크(딥링크)를 걸어놓은 ‘RSS 부분공개’ 방식이 현행 저작권법상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행위라면, 저작권법을 문제삼을 일이다. 지금의 저작권법이 변하는 컨텐트 소비행태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외칠 일이다.

위자드닷컴이 이번 일로 얼마나 황당했을 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서비스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을 게다. 반발하고, 안타까워하고, 호소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더욱 철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위자드닷컴같은 피해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더 늦기전에 RSS 이용 규약과 관련법 손질에 나서야 한다. 이는 국내 서비스 경쟁력과 직결되는 일이다. RSS 규약 내부에도 컨텐트 이용 규약을 표시하는 코드를 마련하는 식의 기술적 대안도 고려해봄직하다.

아쉽다. 법은 왜 늘 기술을 뒤쫓아야만 하는가. ‘소리바다’ 사태로 불거진 mp3 공유 논란에서 여실히 보았듯이, 법은 새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한 이후에야 허겁지겁 관련법 정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그나마도 한참 공론화된 이후에 말이다.

확실한 것은 이것이다. 온신협의 지금같은 RSS 이용 규약을 고수한다면 국내 인터넷 서비스의 퇴행은 불 보듯 뻔하다. 온신협 회원사의 밥그릇 챙기는동안 IT산업 경쟁력은 뒤떨어진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감춰진 코메디, 조선닷컴의 무임승차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갈 사안 하나! 이번 사태를 보도한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 기사를 보면 황순현 조선일보 편집국 인터넷뉴스팀장의 입장이 소개돼 있다.

황순현 조선일보 편집국 인터넷뉴스팀장은 “상업적 이용 여부를 떠나, 뉴스 RSS 정보는 널리 퍼뜨려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조선닷컴은 웹 2.0 벤처 기업이 RSS 메타 정보를 활용하려 할 때는 기본적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기사를 작성한 서명덕 기자가 소속팀장의 의견을 취재해 반영한 것이리라 짐작된다. 허나 발언 내용을 놓고 보면 기회주의적 대응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디지틀조선일보(조선닷컴)와 조선일보는 엄연히 다른 기업이다. 조선일보 주요 기사를 온라인으로 배포·관리하는 곳은 디지틀조선일보다. 디지틀조선일보는 온신협 회원사다. 따라서 인터넷한겨레처럼 온신협의 방침을 기본적으로 따라야 하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위 황순현 팀장의 발언은 디지틀조선의 입장인가, 개인적 견해인가. 디지틀조선이 RSS 배포에 대한 온신협의 방침을 따른다면, 황순현 팀장의 의견은 이에 정면 배치된다. 그렇다면 온신협의 조치에 대한 디지틀조선일보의 입장 발표가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기본적으로’란 애매한 단어를 넣어 자신들의 ‘너그러움’을 적절한 시점에서 재빨리 립서비스하는 것은 누가 봐도 얄미운 짓이다.

Comments

  1. 어떤 부분이 기회적이란 말씀이신지요. 개인적으로 온신협 조항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고, 이 이슈에 대해 언론사로서 밝혀 줄 필요가 있다고 해서 설명을 덧붙인 것 뿐입니다. 한겨레 논란에 끼어들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또한 조선닷컴이 동일한 논란에 휩싸이더라도 저는 당연히 온신협 조항을 비판할 겁니다. 함부로 기회주의적이라느니 립서비스라느니 등의 말은 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 온신협의 방침과 회원사의 방침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뜬금없이 조선일보를 걸고 넘어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 궁금해서 여쭙습니다. 현행 저작권법 상에는 RSS 피드 사용에 대한 언급이 있나요? RSS의 상업적 이용에 대한 부분은 단순히 온신협이 발표한 규약으로만 알고 있습니다만…

  4. 위에 트랙백 걸려있는 인터넷 한겨레를 둘러싼 RSS 논쟁 (08.01.12)에서 현행 저작권법에 비추어 보아도 온신협의 RSS 이용규칙은 부당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온신협의 이용규칙과 저작권법에 대한 구분이 살짝 모호하신거 같습니다.

    그리고 조선닷컴이 무임승차했다기 보다는 아주 센스있게 대처했다고 생각합니다.

  5. 온신협측 입장이 확인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신 취지에 깊이 공감합니다.
    더불어 온신협 회원사(인터넷한겨레와 조선닷컴)가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도, 온신협은 책임있게 그 의견을 밝혀야 할 줄로 압니다.

    다만 조선닷컴이건 한겨레건 그 정치적 당파성의 흔적을 떠나서 이번 한겨레의 대응은 정말 근시안적이고, 경솔한 것이었으며, 조선닷컴 쪽의 발빠른 대응은, 그것을 기회주의라기보다는 순발력이라고 ‘평가’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 )

    트랙백 보냅니다.

  6. p.s.
    제 사이트 주소를 입력하니..
    ‘귀하는 차단되었습니다’ 이런 안내문이 뜨네요. ^ ^;;
    오류라고 생각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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