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서


“이거, 한국판 프로그래머블웹이잖아!”


오픈온웹을 처음 본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이렇다. 맞다. 프로그래머블웹이나 오픈온웹 모두 똑같은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다름아닌 ‘API 공유’다.  


오픈온웹은 ‘오픈API와 매시업 전문 웹2.0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프로그래머블웹은 ‘매시업, API 그리고 플랫폼으로서의 웹'(Mashup, APIs, and the Web as Platform)을 기치로 내건다. 이쯤 되면 둘의 공통점을 눈치채셨을 터. 시쳇말로 요즘 뜨는 용어들은 다 갖다붙였다.


그럼에도 두 사이트가 추구하는 본질적 가치들엔 박수를 보내야 한다. 오픈온웹은 말하자면 토종 웹서비스의 API 집합소다. 단순히 API를 모아놓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한 매시업 서비스들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이 곳에 진열된 API들은 ‘한국산’이다. 이용자는 모둠 API 가운데 필요한 것만 골라 맛보면 된다. ‘토종 API 뷔페’인 셈이다.


오픈온웹은 돈을 벌려고 만든 사이트가 아니다. 운영자 박성서(29) 씨의 말을 들어보자. “우선은 국내에서 개발되는 매시업 정보를 모으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매시업 개발자들 스스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국내 API 정보는 왜 없나’…한 달만에 뚝딱!


이른바 웹2.0 시대를 맞아, 웹이 점차 플랫폼으로 변화하는 것을 목격한 박성서 씨는 오픈API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유명하다는 프로그래머블웹을 뒤져봐도 국내산 API에 대한 정보는 찾기 어려웠다. 직접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 혼자서 한 달 정도 뚝딱거린 끝에 지난 10월 오픈온웹의 첫 문을 열었다.


“누구나 찾아오는 대중적인 사이트는 아닙니다. 오픈API에 관심 있는 개발자들이 입소문으로 찾아오곤 합니다. 아직은 하루 방문객이 100여명 안팎이에요, 하하.”


API는 이를테면 웹서비스를 운영하는 핵심 엔진과도 같다. API를 공개하면 누구나 이를 가져다 자신만의 서비스와 결합해 새롭고 창조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API를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매시업’이다.


예전에는 웹서비스가 특정 사이트의 울타리에 갇혀 있었다. 네이버 검색을 이용하려면 네이버 사이트에 접속해야만 하는 식이었다. 그렇지만 2002년 아마존닷컴이 API를 공개하면서 웹서비스들은 특정 사이트 울타리를 넘어 다양한 형태로 결합·확대되기 시작했다.


매시업이 들불처럼 번지는 데 불쏘시개가 된 것은 ‘구글맵 API’다. 사람들은 구글 지도 위에 부동산 정보나 교통정보를 갖다붙여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었다. 구글은 자신들의 기술력을 쏟아부은 API를 무료로 공개했지만, 이는 결국 많은 사람들을 구글의 지도 데이터와 기술에 종속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오픈API는 ‘나눔으로써 얻으리라’는 교훈을 몸소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12월말 현재 오픈온웹에는 28개의 API와 31개의 매시업 정보가 등록돼 있다. ‘아마존 EC2’ 서비스나 ‘구글맵 API’처럼 유명한 외국산 API 한두 개를 빼곤 모두 국내 오픈API 정보들로 채워져 있다. 아직은 API를 공개한 국내 서비스가 많지 않고, 완성도도 구글이나 아마존닷컴 등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럴수록 오픈온웹처럼 토종 API와 매시업 정보를 모으고 나누는 웹사이트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양한 매시업 사례 부족한 점 아쉬워


오픈온웹

네이버나 다음도 주요 서비스의 API를 공개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오픈API다음 오픈API 포럼이 대표적이다.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부터 ‘매시업 경진대회’를 공동 개최해, 젊은 개발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야후도 지도API를 무료로 공개했다. 오픈마루의 스프링노트나 위자드닷컴의 위젯도 API가 공개돼 있어 매시업의 좋은 재료로 쓰인다.


그렇다면 국내 API의 수준은 어떨까. “API 자체는 부족하지 않습니다. 기술적으로도 특별히 요구사항이 있는 것도 아니죠. 그렇지만 공개된 API를 이용해 나온 새로운 서비스가 드물고 그런 개발자도 아직은 부족한 느낌이에요.”


박성서 씨는 아직 학생이다. 대학에선 컴퓨터공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배우고 있다.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있지만, 마음은 창업 준비로 벌써부터 부산하다. “학창시절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대학원 전공을 경영학으로 선택한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지금은 서울 구로동에 조그만 사무실을 얻어 새로운 서비스 기획에 한창 바쁘다.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오픈온웹은 지금처럼 꾸준히 운영할 생각입니다. 제가 오픈API나 오픈소스에 대해 깊은 내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웹에서 API와 매시업 정보를 꾸준히 확산하는 창구로 계속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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