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코리아
파란의 페이지뷰(PV)가 6월 넷쨋주부터 야후코리아를 앞질렀다는 <아이뉴스24>의 기사를 읽었다. 예견된 일 아니었을까.

야후코리아의 추락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따지고 보면 야후코리아가 자초한 일이다.

파란은 지금까지 포털계의 동네북이었다. 딱히 내세울 ‘킬러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이다. 파란에는 ‘만년 하위권’이란 비아냥거림이 따라다녔다. 마음고생도 꽤나 심했으리라. 그런데! 이런 파란에 야후코리아가 밀렸다. 천하의 야후 브랜드도 이용자들의 냉정한 평가 앞에선 맥을 못 췄다. 자존심깨나 상하는 일이다.

야후코리아는 지금껏 무엇을 했는가.

야후가 한국에 처음 들어온 게 1997년 9월이니, 두 달 뒤면 꼭 10주년을 맞는다. 처음 한국 서비스를 시작할 때만 해도 야후의 위세는 실로 대단했다. 국내엔 제대로 된 검색서비스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다음의 전신인 한메일넷이 무료 웹메일 서비스를 내놓은 직후였고, 엠파스는 시티스케이프란 도시 생활정보 사이트만 꾸릴 때였다. 국내 웹브라우저의 대문은 야후로 고정돼 있던 시절이었으니, 그 위세야 말해 무엇하랴.

야후코리아의 독주는 거칠 것 없었다. 합병기업 NHN의 전신인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이 설립될 무렵, 야후코리아의 일일 PV는 300만을 넘었다. ㈜네이버컴이 문을 막 열었을 때는 1100만 PV에 육박했고,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시작할 무렵에는 하루 2천만 PV를 가볍게 넘어섰다. 딱 거기까지였다.

1999년 11월, 엠파스가 ‘야후에서도 못 찾으면 엠파스에서!’란 도발적 광고와 함께 자연어 검색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듬해인 2000년 7월에는 네이버가 자체 검색엔진 ‘넥서치’를 발표하며 검색 전쟁에 기름을 부었다. 그럼 야후는? 2000년 3월 미국 야후닷컴에서 유치한 7천만달러의 투자자금으로 따뜻한 방에서 배를 두드리고 있었다.
 
안락함은 게으름을 부르고, 나태함은 쇠락으로 이어진다. 토종 포털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야후코리아의 하락세가 눈에 띄면서, 주변의 충고와 지적이 쏟아졌다. 결론은 하나였다. 야후코리아의 ‘느린 발’ 때문이란 얘기다. 국내 포털은 사이버 세상의 새로운 흐름을 재빨리 반영해 새로운 서비스를 발빠르게 내놓았다. 네이버의 지식검색과 엠파스의 디비딕 인수, 싸이월드 미니홈피 서비스와 프리챌의 무료 커뮤니티 서비스 등이 주요 사례다.

야후코리아도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욕심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문제는 미국 본사의 결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흐름을 잡아내는 것까진 좋았으나, 미국 본사의 결정을 거쳐 국내로 되돌아오면 6개월이 훌쩍 지나가버리곤 했다. 그 동안 국내 포털은 누리꾼의 눈과 귀를 재빨리 장악했고, 야후코리아는 늘 뒷북을 치거나 중도 하차하는 아픔을 맛봤다. 

그런 야후코리아를 그나마 지금까지 유지시켜 준 건 디시인사이드였다. 야후코리아는 2004년 5월, 자금난을 겪던 디시인사이드에 서버를 빌려주는 대가로 디시인사이드의 트래픽을 넘겨받았다. 디시인사이드 PV가 야후에 포함되는 셈이었다. 당시 야후는 네이트닷컴에도 밀려 간신히 4위를 지키고 있었다. 야후는 디시인사이드의 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해 8억원 규모의 서버 120대를 제공했다. ‘야후=검색’이라는 자부심을 유지하려면 검색 서비스를 강화해야 하는데, 야후는 돈으로 트래픽을 사는 편리한 길을 선택했다.

올해 3월 디시인사이드가 야후와 결별하고 독자 서버를 구축했다. 야후코리아의 방문자수는 곤두박질쳤다. 코리안클릭 기준으로 3월과 4월 사이 한 달동안 140만여명이 발길을 끊었다. 돈으로 유지해온 트래픽의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악재도 이어졌다. 올해 2월에는 그동안 야후코리아를 이끌어온 성낙양 사장이 갑작스레 물러나는 일이 발생했다. 정확한 사퇴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본사와의 알력 외에도 ‘성낙양호’의 성적이 썩 좋지 않았던 것도 이유로 꼽힌다. 야후 본사 입장에서도 뚜렷한 성적표를 내밀지 못하는 한국 시장에 선뜻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리 없다. 아무리 한국이 중요한 시장이라 해도 말이다.

야후에도 반짝 햇볕은 있었다. 2004년 7월 야심차게 내놓은 지역검색 서비스 ‘거기’는 한때 방문자 곡선을 가파르게 끌어올리며 다음과 네이트를 제치고 지역검색 서비스 2위까지 올랐다. 동영상 서비스에도 기회가 있었다. 2004년 11월 성낙양 사장의 취임과 함께 야후는 ‘동영상’을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선포했다. 당시만 해도 동영상 서비스는 막대한 회선 및 서버 비용에 비해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업체마다 쓴잔을 맛보고 있었다. 야후코리아의 선언에 대한 업계의 시선도 싸늘했다. 하지만 야후는 2005년 10월 동영상 UCC 서비스 ‘야미’를 한발 앞서 내놓으며 동영상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재빨리 올라탔다. 유튜브가 플래시 기반의 동영상 서비스를 내놓으며 동영상 UCC 서비스에 불을 댕긴 것도 호재였다.

그런데 지난 3월 뜻밖의 악재가 터졌다. 이른바 ‘야미 음란 동영상’ 사태다. 야미 메인 사이트에 음란 동영상이 6시간 가량 방치된 이 사건으로 야미는 결국 문을 닫았다. 야후코리아의 앞날에도 다시금 먹구름이 끼었다.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야후는 여전히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검색 맹주다. 본사 차원에서 내놓는 발표나 서비스를 보면 여전히 탄성을 지르게 하는 참신한 시도가 꽤 많다. 그런데 유독 한국만은 절간이다. 이젠 포털 선두탈환의 의지도, 새로운 시도도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야후코리아가 밑천이 바닥나서 그러는 것 아니냐고 되물을 지도 모르지만, 아니올시다. 야후코리아는 기업 실적을 공식 공개하지는 않지만, 알려진 바로는 한국 입성 이후 한 번도 적자를 낸 해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야후코리아에는 오버추어라는 막강한 금맥이 버티고 있다. 전체 직원수도 NHN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적은 인력으로 자체 먹거리는 해결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야후코리아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야후코리아는 지금도 제대로 된 한국형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얼마전 발표한 플리커 한국어 서비스 또한 플리커 본사의 다국어 지원 서비스를 그대로 가져와 발표한 것에 불과하다. 야후코리아의 이름을 걸고 나오는 독창적인 서비스를 기다리는 건 나 뿐일까. 그도 아니면, 깜찍한 글로벌 서비스를 발빠르게 한국으로 가져오든지. 개발도, 서비스도 더디기만 한 야후코리아를 바라보면 답답할 뿐이다.

Comments

  1. 야후는 이제 ‘거기’만 사용할 때 갑니다.
    아.. 리퍼러를 다시 찾아갈때도 쓰네요.;;;

    야후는 예전에 인터넷을 처음 배울 때
    ‘디렉토리 검색, 첫 화면의 깔끔함’이라는 특징을 외운(-_-) 것,
    ‘야후 거기~’외에는 생각나지 않네요.

    어쩌면 디렉토리 검색이 이제는 거의 필요없어진 것과
    야후보다 더 깔끔한 것이 등장 및 이제 야후도 무거워짐.
    이라는 여러 효과가 그 특징을 사라지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다 라이코스처럼
    ‘아.. 그 때 그런 사이트가 있었지… 좋았었는데….’
    라며 회상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간은 기억을 미화시키니…;;; 물론 나쁜 기억도 없기는 함니다만…)
    그래도 아직 야후를 쓰시는 분을 많이 보았기에 그런 일은 없겠죠..^^

  2. 인터넷 초창기, 야후는 언제나 올라서야 할 최고봉이자 모든 기업의 선망의 대상이었죠. 현재의 안락함에 빠져 시대의 흐름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기업의 결말을 보는 듯해 씁쓸할 따름입니다. 포드자동차가 그랬고, 코카콜라가 그러하듯…

    야후코리아는 훌륭한 인력을 꽤 거느린 것으로 아는데, 총합은 늘 개체의 합보다 뒤떨어지는 모양새입니다. 미스테리~!!

  3. 뭐 야후가 못했다기 보다는 우리 토종 포털들이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고 민족정서에맞게 잘 맞추어 대응한거라고 봅니다. 거기에 야후는 세계 유수의 다른나라에서 우위권을 지키는것에 자만을 한국에서도 유지하려했던거지요. 내가 아훈데…. 그래서 지금 코피가 터지고 있는겁니다. 아마 고생좀 할듯.. 잘못해서 그 코피 지혈못하믄 과다 출혈로 죽는수도 배제 할수 없습니다..ㅋㅋㅋ 야후 분발하시길…ㅋㅋㅋㅋ

  4. 솔직히 야후 거기 나왔을때…네이버 지역검색하고 비교하면 네이버가 더 많은 결과물을 내주었던 기억이…그나마 가끔 가던 ‘구냥’서비스도 지금은 거의 휴업한듯하고….

  5. 쓰신 글 중에는 사실이 아닌것도 상당히 많군요.

    일단 700만불이 아니고 7000만불입니다.(야후가 더 무능해보이는군요-_-)

    그리고 오버츄어코리아랑 야후는 법인이 완전히 다릅니다. 야후코리아 자체가 흑자였지 오버츄어 덕분에 먹고 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오버츄어는 훨씬 더 잘먹고 삽니다.-_-;

    디시인사이드 덕분에 트래픽 먹고 살았다는 것도 잘 못 아시는 것. 디시에 서버를 빌려준 곳이 하나포스, 동아일보, 야후코리아 등이었는데 야후코리아가 디시를 통해 받은 트래픽이 전체 트래픽의 10%가 넘은적도 없는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맨날 뒷북만 쳤다는 것도 잘 못 아시는 것, 쓰신바와 같이 거기, 야미, 피플링, 허브 등 앞선 서비스 많았습니다. 기획력부족, 전략 부재, 인력 부족, 마케팅 비용 부족, 토종경쟁업체의 미투 서비스가 더 훌륭했던 점 등이 오히려 실패의 원인이죠.

    그리고 야동 사태 때문에 야미를 접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야미는 야동 사건 6개월전부터 더이상의 리소스를 투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고 접을 준비를 한거로 압니다. 야동 사건 터지니까 울려던 놈 뺨 때려준 격으로 접었을 뿐이죠. 야미를 앞서 내놓은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기획력, 운영능력이 떨어져서 말아먹었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파란이 KT 이용해서 주소창 독점하고 드림위즈 트래픽 땡겨 쓴 덕분에 허수가 많이 잡히지만 인터넷업계에서 파란이 엠파스, 야후를 눌렀다고 하면 웃습니다. 파란의 매출과 순익을 한번 보세요. 특히 검색, 배너 같이 주요 지표 매출을 보시면 장난질 치는 트래픽보다 더 정확한 순위가 보입니다.

    아 물론 야후코리아가 허우적 거리는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글 쓰신것처럼 잘못 알려진 것을 바탕으로 글을 쓰시고 또 그 글을 바탕으로 잘못된 것이 계속 확산되면 야후코리아가 더 힘들어지겠죠.

    뭐 야후코리아가 힘들어진다고 저랑 별로 상관은 없지만 어쨌건 저도 좀 안타까워서 살짝 태클을 걸어봤습니다.

    기분나빠하시진 마시길..

  6. sinmoogi님/
    로컬라이징 실패의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 듯합니다.

    늑대소년님/
    지역검색도 네이버가 1위였죠. ㅎ

    놀구네님/
    의견 감사합니다. 7천만달러였군요. 수정했습니다. 오버추어와 야후가 별도의 법인은 맞습니다만, 야후코리아가 오버추어 덕분에 매출 부담을 상당부분 덜고 있다는 점도 사실입니다. 김 제임스 우 오버추어코리아 사장이 야후코리아 총괄 대표가 된 배경도 오버추어를 이끌며 보인 영업력이 본사로부터 인정받은 덕분이죠.

    디시 덕분에 먹고 살았다는 게 심한 표현이었나요? ㅎㅎ 야후가 온전히 디시에 기댔다는 게 아니라, 디시의 트래픽 덕을 많이 봤다는 뜻이었죠. 야후 전체 트래픽의 10%라면 크나큰 기여 아닌가요.ㅎㅎ

    기획력, 실행력의 부재는 동어반복밖에 안될 정도로 많이 나왔던 얘기이고요. 파란에게 밀렸다는 것도 글에서 나왔듯 6월말 이후 PV를 얘기한 것입니다. 인터넷 업계에서 웃을 일… 매출액이나 검색, 배너광고 등에서도 파란이 야후코리아를 제치는 날이 야후코리아에는 실로 무서운 날이 되겠죠. 그러지 않으려면 더 늦기 전에 정신차리고 분발해야 하겠죠.

  7. 다시 반박하는것 같아 모양새가 좋진 않지만 지적하지 않을 수 없어서 다시 답니다.^^;;

    오버츄어 덕분에 매출 부담을 덜고 있다는것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야후코리아의 순익이나 매출이 정체이고 오버츄어는 급성장했기에 서로 다른 회사인 오버츄어의 사장이 야후코리아까지 관장하게 된 사태가 벌어졌지만 오버츄어의 매출은 야후코리아의 매출과 별개입니다.

    법인통합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말이죠.

    이건 삼성전자가 돈을 잘버는 덕분에 삼성중공업이 순익을 내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과 동일한 비유가 됩니다.

    그러고보니 글을 수정하시긴 했군요. ㅎㅎ

  8. 법인 장부상에 기재되는 매출이나 순익을 말씀드린 게 아닌데 법인 분리를 강조하시는군요. 맞습니다. 별도 법인이니 매출과 순익이 엄연히 따로 잡히는 게 사실이죠. ㅎㅎ 그렇지만 한국내에서 야후의 사업이 오버추어 덕분에 수익에 대한 압박을 덜고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내부에서 들은 말이니 거짓말이 아닌 이상은 ㅎㅎ

    아, 놀구네님의 말씀이 틀렸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법적으로 구분되는 실적 뒤에 숨은 한국 야후 브랜드의 심리적 상부상조를 말씀드린 겁니다. 거듭 말씀 감사드립니다~ ^^

    그러고 보니, 2000년 중반인가, 아이러브스쿨을 500억원에 인수하려 했던 업체도 야후코리아였군요. 까마득한~ (-.-)a

  9. 그래도 옛날엔 야후 코리아가 참 유명했죠…^^
    요즘은 야후로 검색을 전혀 안 하는 것 같더라구요 ..보통 네이버 아님 구글로 하는 것 같구요…
    음~~
    그래도 야후는 다른 포털 사이트보다 좀 가볍다고 하더군요…
    아직까지 야후를 기본페이지를 사용하시는 분이 아마 이런 점이 있어서 아닐까 합니다..

  10. 이 기자님… 안녕하세요? 권구홍입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오랜만에 들어와 봅니다. 조금 전 야후에 있는 친구 만나고 왔는데… 이렇게 야후 애기를 진지하게 하고 계셔서 안부인사차 글을 남깁니다. 저도 네이버로 바꾸기 전까지 수 년 동안 야후를 시작페이지로 이용했던 사람으로서 요즘 야후의 내리막길에 맘이 그리 편하지 않네요. 높은 곳에서 내려오는 사람/회사에 대해서는 늘 측은지심이 드는 것 같습니다. 더운 여름 건강히 잘 나시고… 강남에 오시면 연락 함 주시기 바랍니다.

  11. 안녕하세요, 권 부장님. 오랜만에 들르셨군요.^^
    더운 날씨에 잘 지내시는지…
    근처 갈 때 연락드리고 뵙겠습니다. ^^

  12. asadal님의 해당 포스트가 7/19일 버즈블로그 메인 헤드라인으로 링크되었습니다.

  13. 핑백: 익명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