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티스토리, TNC
태터툴즈 기반의 전문 블로그 서비스 티스토리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품에 온전히 안겼다. 다음은 7월10일, “TNC와 티스토리 잔여 지분 양도 등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티스토리의 지분을 100% 확보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다음이 “티스토리 지분을 100% 확보했다”고 하는 대목이다. 다음과 TNC의 티스토리 관련 제휴는 일반적인 기업간 공동 운영과는 모양새가 좀 다르다. 두 회사가 자금 투자규모에 따라 지분을 몇 대 몇으로 나누는 기존 제휴방식과 달리, 다음과 TNC는 운영방식을 공동으로 맡는 형태이다.

지금까지 티스토리는 태터앤컴퍼니(TNC)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공동 운영해왔다. 기본 블로그 툴인 태터툴즈 제공 및 서버 운영은 TNC가, 서버 및 운영 지원과 마케팅은 다음이 맡는 식이었다. 이번에 TNC가 티스토리 지분을 다음에 양도하면서 다음은 TNC가 맡아온 서버 운영까지 도맡게 됐다. 물론 전략적 제휴관계는 지속되므로, 태터툴즈와 관련 스킨 및 플러그인 등은 지금처럼 TNC가 계속 제공하게 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큰 변화는 없어보인다. 티스토리는 지금처럼 당분간 독립된 서비스로 계속 유지될 모양새다. TNC는 운영권을 다음에 넘긴 배경에 대해 “급속히 늘어나는 사용자들에게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 문의 등에 보다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운영 주체를 통일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분 인수 금액이나 구체적 조건은 두 회사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

다음, 블로그 서비스 1위 굳히기로 UCC 강화

이번 계약은 SK커뮤니케이션즈의 이글루스 인수를 떠올리게 한다. SK컴즈는 지난 2006년 3월 온네트의 전문 블로그 서비스 이글루스를 10억원에 인수했다.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면서도 마땅한 블로그 서비스를 갖고 있지 않았던 SK컴즈로선 이글루스의 전문화된 블로그 서비스가 탐날 만도 했으리라. 그렇지만 인수 이후 1년이 넘도록 이글루스는 이렇다 할 변화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독립된 서비스로 남아, 자체 서비스 개선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티스토리도 이글루스처럼 당분간은 독립 서비스로 유지될 전망이다. 성급하게 다음이란 포털의 울타리로 끌어들일 경우 기존 사용자들의 반발이 거세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TNC와의 협력도 계속된다. 서비스 형태나 이용방식이 급작스레 변하는 일은 없을 거란 뜻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변화는 어떠할까. 장기적으로는 UCC를 내세운 다음의 주요 서비스들이 티스토리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예상할 수 있다. 다음 블로거뉴스와의 연동도 지금보다 긴밀해질 것이다. 다음은 티스토리를 품에 넣으면서 블로그 서비스만큼은 다른 포털이나 전문 서비스를 제치고 1위를 굳히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블로그는 다름아닌, 다음이 그토록 강조하는 UCC가 생산되는 공장이기 때문이다.

TNC, 새로운 오픈소스 기반 블로그 서비스 준비중?

그렇다면 티스토리를 떠나보낸 TNC는 무엇을 하려는 걸까. 얼마 전 TNC는 ‘프로젝트 태터툴즈’란 새로운 비전을 선보인 바 있다. 설치형 블로그SW인 태터툴즈의 이름을 ‘텍스트큐브’로 바꾸고, 기존 ‘태터툴즈’란 명칭은 오픈소스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거대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용자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데이터를 자유롭게 백업해 이사할 수 있도록 컨텐트 소유권을 개인에게 되돌려주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다음의 티스토리 인수 발표는 ‘프로젝트 태터툴즈’ 발표 이후 일주일만에 나왔다. 티스토리는 TNC의 ‘프로젝트 태터툴즈’라는 설계도를 완성하기 위한 중요한 플랫폼이 됐다. 프로젝트 태터툴즈 출범과 함께 선보인 차기 태터툴즈 버전 ‘텍스트큐브’는 TTXML이란 표준 데이터 포맷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테터툴즈 프로젝트’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노정석 TNC 사장은 “TTXML 기반의 서비스라면 무엇이든 TNC의 실행조직인 TNF가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티스토리는 다음이 온전히 운영하되, 여전히 TNC가 추진하는 ‘프로젝트 태터툴즈’의 중요한 과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TNC는 새 프로젝트 출범과 더불어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노정석 사장은 프로젝트 태터툴즈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가진 <블로터닷넷>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 사장은 “티스토리와는 별개로 텍스트큐브 기반의 명품 블로그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께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스토리와 서비스가 중복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레거시(기존 유물, 여기서는 티스토리를 가리킴. 필자 주) 때문에 혁신을 두려워해서야 되겠느냐”고도 말했다. 고급 사용자를 겨냥한 자체 블로그 서비스에 대한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다음은 티스토리 운영권을 온전히 손에 넣으면서 쓸 만한 전문 블로그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게 됐다. TNC도 “기술력 기반의 소규모 벤처기업으로서 대기업(포털)과 상생 모델을 구축했다는 선례를 남겼다”며 만족해하는 분위기다. 더구나 오픈소스 기반의 태터툴즈를 활용한 상용 서비스를 시장에 연착륙시켰다는 데 TNC는 크게 고무돼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티스토리 운영주체를 다음이란 단일 채널로 통일하고 기술지원을 통한 성공사례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것이 TNC의 속내다. 이와 함께 하반기 등장할 텍스트큐브 기반의 블로그 서비스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나설 심산이다.

하지만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티스토리 운영권이 다음이란 포털에 온전히 종속될 이후에도 ‘컨텐트 소유권을 이용자에게!’란 티스토리의 취지가 온전히 유지될 수 있을까. 티스토리를 자사 서비스로 끌어안는 과정에서 다음이 컨텐트 정책을 변경하는 순간 이같은 슬로건은 물거품이 될 공산도 크다. 다음과 TNC의 결속에도 균열이 일어날 것이다. 포털의 우산을 쓰는 순간, 컨텐트의 외부 탈출은 탈옥보다 어려워지는 게 현실이다. 지금까지 포털이 줄곧 그렇게 하지 않았던가. 

다음은 TNC가 보낸 ‘티스토리 운영 이관에 대한 1문1답’ 자료.

Q. 티스토리 운영을 다음에 이관한 이유는 무엇인가?

A. 티스토리는 지난해 5월 클로즈드 베타를 오픈할 당시부터 태터앤컴퍼니가 개발과 서비스 운영을,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서버 지원과 마케팅 활동을 각각 담당해 왔다. 이제 다음달인 8월 정도에는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는데, 급속히 늘어나는 사용자들에게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 문의 등에 보다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운영 주체를 통일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다음과 정식 오픈을 논의하면서 양사간에 이러한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절반씩 담당하던 서비스 운영을 다음 측에서 담당하기로 결정하게 된 것이다.

Q. 태터앤컴퍼니가 운영할 수도 있는 것은 아닌가?

A. 맞다. 우리가 운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티스토리와 같이 대규모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태터앤컴퍼니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쪽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에 기반한 ‘블로그 서비스 혁신’이라는 명제를 가지고 있는 회사의 특성상, 서비스 운영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기술 혁신에 집중하는 것이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라고 판단했고, 여기에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적극적인 이해와 지원이 있었다.

티스토리의 경우 앞으로도 플러그인 개발과 스킨 지원 등의 부분에 태터앤컴퍼니가 계속 참여할 것이다. 다음과의 제휴 관계도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그간 티스토리 개발에 전력을 쏟았던 회사의 공력은 조만간 선보이게 될 태터툴즈의 차기 버전인 ‘텍스트큐브’에 투입될 것이다. 아시다시피 우리 회사는 20명 안팎의 소규모 조직을 내내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태터네트워크재단과의 협업을 통해 작은 조직이 이룰 수 있는 혁신들을 계속 이루어 나간다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다.

Q. 티스토리는 앞으로도 계속 ‘프로젝트 태터툴즈’의 일환으로 진행되는가?

A. 그렇다. ‘프로젝트 태터툴즈’는 태터네트워크재단이 제안하는 데이터 형식인 TTXML 이라는 포맷을 통해 프로그램과 서비스 간에 마음대로 데이터를 교류할 수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형태이다. 티스토리와 태터툴즈는 개발 기반이 같은 만큼, 당연히 데이터 상호교환이 자유롭다. 티스토리는 ‘프로젝트 태터툴즈’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Q. 일전에 이글루스가 SK 커뮤니케이션에 인수되었을 당시, 사용자들의 반발이 거세었었다. 이와 같은 우려는 하지 않았는가?

A. 당연히 사용자들이 놀라워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글루스의 경우도 초반의 반발에 비한다면 사용자 이탈은 없었으며, 이후 사용자들이 우려했던 서비스와 문화의 변화도 없었다.

티스토리의 경우 지난 1년 간 태터앤컴퍼니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공동 운영하고 모든 이슈를 사용자들과 공유하며 만들어 온 서비스이다. 사용자들이 우려할 만한 변화는 당연히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티스토리는 ‘프로젝트 태터툴즈’의 일환으로 앞으로도 태터네트워크재단과 태터앤컴퍼니가 지원을 계속하게 될 것이다.

Q. 프로젝트 태터툴즈란 무엇인가?

A. 지난 4일 ‘프로젝트 태터툴즈’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했을 때 보도자료에 썼던 문구를 그대로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프로젝트 태터툴즈’는 TTXML이라는 포맷을 통하여 프로그램 및 서비스들이 자유롭게 데이터를 교류할 수 있으며,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이 원저작자에게 있음을 명기하고 저작자가 원할 경우 언제든지 해당 창조물의 물리적 소유권을 보장하는 서비스들 및 소프트웨어의 총체로 정의된다.”

쉽게 말하면 ‘프로젝트 태터툴즈’가 제안하는 데이터 포맷을 지원한다면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나 인터넷 서비스 간에도 사용자들 마음대로 데이터를 올렸다 내렸다 지웠다 가지고 다른 서비스로 옮겼다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만일 A라는 블로그 서비스를 사용하다가 B라는 블로그가 좋아 보이면 A라는 곳에 올렸던 모든 콘텐츠를 그대로 백업 받아 B에 옮겨 놓을 수 있다. 그리고 A에 올려진 데이터는 쉽게 삭제 가능하다. 위키가 되었건 게시판이 되었건 이와 같은 상호 교류는 마찬가지로 자유로울 수 있다.

태터툴즈와 티스토리가 좋은 예이다. 태터툴즈는 블로그 소프트웨어이고 티스토리는 웹에 구현된 블로그 서비스이지만 두 도구 간의 데이터는 상호 교류가 가능하다. 태터툴즈와 티스토리에 올려진 콘텐츠는 모두 클릭 한 번이면 PC에 저장할 수 있다.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도구를 이용해 자신의 콘텐츠를 발행하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삭제할 수 있다.

Comments

  1. 역시 인수 얘기가 있었군요.
    어제 다음 블로거 뉴스 계획을 보았는데, 티스토리에 플러그인을 장착한다고 하더군요.
    http://media20.tistory.com/238

    이글루스의 경우는 독립된 상태에서 SK에 들어간다고 하니
    SK가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서 사람들이 우왕좌왕했습니다.
    거기다 싸이월드나 통(tong)과 같은
    웹 2.0이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 SK였기에 불안감은 더욱 컸습니다.
    하지만 다음은 처음부터 같이 하였기에 혼란은 전혀 없을 듯싶습니다.^^

    PS
    아직 파폭에서 덧글이 안 달아지네요.ㅜㅜ

  2. 서비스는 섞더라도 티스토리의 독립성은 계속 유지돼야겠죠.

    파폭 문제는… 유구무언입니다. 개편까지 조금 더 기다려주십사 하는 당부 외에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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