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같기도 하고 커뮤니티 같기도 한 3차원 가상공간에 전세계가 풍덩 빠졌다. 낯설고 매혹적인 이 공간에 접속하는 순간 신세계가 열리고 ‘제2의 삶’이 시작된다. 달리 표현할 말을 찾기 힘들다. ‘열광’이라는 단어 외에는…. 세계가 앞다퉈 달려가는 이 새로운 질서이자 신경제 시스템은 다름아닌 ‘세컨드 라이프‘다.

세컨드 라이프는 한마디로 ‘3차원 가상 세계’다. 가상의 공간이되 엄연한 질서가 존재하는 세계다. 이 곳에서도 기업이 있고, 주민이 있고, 집과 땅이 있다. 사람들은 물건을 사고팔고 친구를 사귄다. 화폐가 통용되고 경제권이 형성되며, 부와 권력이 현실과 똑같이 존재한다. 

세컨드 라이프 로고 린든랩이 2003년 창조한 세컨드 라이프는 2005년부터 전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며 본격 성장세를 탔다. 2007년 지금은 700만명의 주민이 들어선 거대한 세계로 성장했다. 기업들은 앞다퉈 세컨드 라이프에 영토를 확보하고 울타리를 쳐서 자신만의 공화국을 건설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엿본다. 어떤 기업은 시간을 정해두고 부서내 회의를 세컨드 라이프 사무실에서 열기도 하고, 직원모집 공고를 낸 뒤 가상 면접실에서 면접을 보고 채용하기도 한다. 사심없이 조그만 거주지를 마련하고 친구를 초대해 파티를 열거나 수다를 떠는 지극히 개인적인 주민도 상당수다. 게임같은 공간이되, 현실같은 생활이 들어선 곳이다.

이 세컨드 라이프가 최근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한 린든랩 본사의 결정이다. 린든랩 한국 지사장을 맡은 김율(37) 매니저는 요즘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 이곳 저곳에서 세컨드 라이프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세컨드 라이프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어떤 식으로 세컨드 라이프를 활용하면 좋은지 궁금해하는 기업들의 문의다. 언론 인터뷰도 꽤 밀린 상태다. 김율 지사장은 사무실도 아예 세컨드 라이프 안에 마련하고, 혼자 발로 뛰며 세컨드 라이프를 알리고 컨설팅하는 중이다. 김율 지사장의 입을 빌어 이 거대한 신천지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김율 린든랩 한국지사장

Q. 세컨드 라이프는 어떤 곳인가.

한마디로 ‘3차원 가상세계’라고 하겠다. 우리가 아는 인터넷은 2차원이다. 텍스트와 그림, 동영상 등을 중심으로 링크를 따라 움직인다. 세컨드 라이프는 우리가 아는 인터넷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3차원 환경이다. 커뮤니티도 꾸릴 수 있고 e커머스로도 활용 가능하다. 기업 홍보 홈페이지처럼 홍보공간으로도 많이들 이용한다. 자선단체나 교육단체도 있다. ‘3차원 인터넷’인 셈이다. 미국 MIT에서 발간하는 <테크놀로지 리뷰>가 재미있는 단어를 끄집어냈는데, 우리가 아는 인터넷은 WWW(월드 와이드 웹)인데 머잖아 WWS(월드 와이드 시뮬레이션)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했다. 이 3차원 시뮬레이션 공간이 말하자면 세컨드 라이프같은 세계다.

Q. ‘3차원 가상세계’란 컨셉트의 서비스는 예전에도 있었잖나.

글박스01 그렇다. 국내에서도 1999년에 ‘다다월드’란 비슷한 서비스가 나왔다. 3차원 시뮬레이션 게임도 많다. 겉보기엔 가상세계를 지향한다는 면에서는 같다. 차이점이라면, 철학을 꼽겠다. 세컨드 라이프는 가상세계에 직접 컨텐트를 만들지 않는다. 하늘과 땅, 그리고 컨텐트를 만드는 도구만 제공한다. 건물이나 기타 모든 아이템은 이용자가 직접 만든다. 이렇게 직접 만든 컨텐트는 이용자가 소유권을 갖는다. 3D 게임은 아이템을 게임개발사가 만든다. 이용자는 개발사가 제공하는 아이템에 종속된다. 그래서 제3자가 아이템을 거래하는 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세컨드 라이프는 플랫폼일 뿐이다. 모든 컨텐트 소유나 거래는 이용자 자율에 맡긴다. 물론 가이드라인은 있다. 세컨드 라이프는 일종의 플랫폼이자 오픈마켓이다.

Q. 국내에선 아직 세컨드 라이프 참여도가 외국만큼 활성화되지 못한 느낌이다.

내가 한국에 들어온 것이 올해 1월이다. 한국어 서비스도 아직은 시범 운영중이다. 서비스 초창기로, 국내 가입자수도 5만여명 수준이다. 한국은 린든랩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지만, 상대적으로 세컨드 라이프에 대한 이해도나 시장의 받아들이는 태도가 아직은 우호적이지 않은 편이다. 지금의 인터넷 서비스나 게임과는 전혀 다른 형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열린 플랫폼이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떠맡지 않고 이용자에게 넘긴다. 그게 기업이나 시장 입장에선 낯선 모양이다.

Q. 그래서 세컨드 라이프가 국내에선 성공하기 힘들 거라는 얘기도 들린다.

한국은 ‘가상세계’란 개념을 적극 알리고 퍼뜨리려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한 곳이라 생각된다. 사실 2005년 초반에 린든랩 본사의 필립 로즈데일 사장과 윤진수 부사장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사흘 정도 머무르며 국내의 유명한 게임업체는 죄다 만나봤는데, 하나같이 세컨드 라이프는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본사에서도 그때 한국시장이 진입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인상을 받은 듯하다. 내가 지사장으로 따로 파견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한국 이용자는 소비하는 데 익숙하다. 직접 뭔가를 만들어 파는 개념을 귀찮아하거나 익숙해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을 서서히 바꿔나가는 작업을 하는 게 나의 일이다.

Q. 세컨드 라이프에 사무실을 내거나 집을 지으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

글박스02 회원가입을 하고 세컨드 라이프를 내려받아 설치한 다음 접속하면 기본적으로 무료 사용자(베이직 사용자)로 접속하게 된다. 가장 먼저 ‘오리엔테이션 아일랜드’에서 움직이는 법이나 대화하는 법 등 기본 조작법을 배운다. 그런 다음 ‘헬프 아일랜드’에서 컨텐트를 만드는 방법과 같이 좀더 자유로운 사용법을 익힌다. 그런 다음 본 랜드로 간다.

그 상태로 원하는 곳을 돌아다니면 되는데, 랜드마크라고 해서 웹브라우저의 북마크처럼 자주 가는 곳을 등록해두고 손쉽게 이동하는 기능이 있다. 베이직 이용자로 생활하다보면 홈페이지같은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열망이 생긴다. 그러려면 땅을 구입해야 한다. 세컨드 라이프는 512평방미터가 기본 단위인데, 이 땅을 구입하려면 매달 9.99달러를 지불하는 프리미엄 사용자로 전환해야 한다. 토지관리비 개념이다.

그런 다음 사무실이나 집을 짓는다. 자신이 직접 짓기 힘들면 쇼핑몰에 가서 남들이 만들어 파는 걸 그대로 사다 옮겨도 된다. 아니면 템플릿만 사서 수정해 자신만의 집이나 꽃, 대나무를 꾸밀 수도 있다. 공간을 활용하는 것은 현실 세계와 똑같다. 거기 모여 팀 회의를 해도 되고 손님을 초대해 차를 마셔도 된다.

세컨드 라이프는 현실과 동떨어진 공간이 아니다. 현실의 또다른 분신이다. 현실 세계에서의 생활은 세컨드 라이프에서도 똑같이 영위할 수 있다. 사무실에서 하루 업무를 보듯, 세컨드 라이프에서도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다.

Q. 한국어 서비스가 문을 열었다. 남다른 특징이 있다면.

세컨드 라이프의 가장 큰 장점이 글로벌하다는 것이다. 서비스의 핵심을 변경하는 건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개방된 글로벌 플랫폼이다. 물론 문화적인 면에서 아바타의 생김새 등이 이질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한국시장만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면 또다시 문을 닫아거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문화적 이질감을 느끼는 현상이 있다. 린든랩은 글로벌한 장점을 더 크게 보고 있다. 그 대신 국내 사용자를 위한 별도의 한글 메뉴와 도움말, 채팅 등을 제공한다. 별도의 한글 매뉴얼도 제작중이다.

Q. 다국어 자동번역 서비스도 제공된다고 들었다.

김율 린든랩 한국지사장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아랍어, 일본어, 한국어, 중국어 등의 실시간 자동번역을 지원한다. 이용자는 입력 언어와 출력 언어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어떤 말로 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언어로 출력 가능하다. 세계 어느 나라 주민과도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자동번역 시스템은 우리가 직접 만든 게 아니라 ‘바벨피쉬’라는 공개 동시통역 엔진을 썼다. 다만 웹페이지에서는 영어, 독일어, 일본어, 한국어 등 4개국어를 지원한다.

Q. 세컨드 라이프를 온라인게임으로 여기는 사람도 많다.

그건 지금까지 나온 이런 식의 컴퓨터 3D 화면이 모두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이용자에게 학습이 돼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는 달라질 것이다. 세컨드 라이프가 바꾸는 게 아니라 IT 환경이 그렇게 바뀌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테이블톱 컴퓨터나 구글의 스트리트 뷰, 구글앱스 등 3D 애플리케이션이 일상화되고 있다. 휴대폰 화면도 3D가 도입되는 추세다. 인터페이스 방식도 키보드나 마우스에서 홀로그래피나 멀티터치, 공간 스크린 등으로 바뀔 것이다. 현재로선 3D 환경이 실패한 모델처럼 보일 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메가트렌드가 3D로 바뀔 것으로 본다.

Q. 수익모델은 무엇인가.

세컨드 라이프 수익의 80% 정도가 땅 분양 및 임대수익이다. 또 세컨드 라이프에서 통용되는 ‘린든달러’라는 가상화폐가 있다. 270린든달러가 미화 1달러에 해당한다. 이용자는 린든달러를 환전소인 린덱스(LindeX)에서 미국 달러로 환전할 수 있는데, 그 환전 수수료도 우리 수익이다. 프리미엄 이용자가 내는 월 사용료는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편이다. 린든랩은 2005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Q. 세컨드 라이프를 활용하는 대표적 사례들을 소개한다면.

세컨드 라이프 홈페이지 IBM은 아예 넓은 땅에 사무실과 홍보공간, 직원채용 공간 등을 마련해두고 있다. 직원들만 접근할 수 있는 비즈니스센터도 따로 있다. 홈페이지의 사이트맵처럼 자체 ‘아일랜드맵’도 구비해두고 있다. 여기서 인터뷰를 하고 회의도 하고 직원도 뽑는다. 세컨드 라이프가 음성지원 기능이 있어서 회의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그냥 회의실에 접속해 마이크로 실시간 회의를 진행하면 된다.

언론사 가운데는 <로이터>가 처음으로 세컨드 라이프에 지사를 냈다. <로이터>는 아예 기자 1명이 상주하면서 세컨드 라이프 안에서 벌어지는 일만 취재해 소개한다. 지난 6월23일이 마침 세컨드 라이프 탄생 4주년이었다. 그래서 세컨드 라이프 안에서 4주년 생일 이벤트를 벌였는데, 가는 곳마다 <로이터> 기자 눈에 띄더라. <와이어드>같은 IT 전문매체도 주재원과 세컨드 라이프 지국을 두고 있다. <월스트리트>나 <뉴욕타임즈> 등 굵직한 매체는 다 들어와 있다. 기자회견 장소도 따로 있다. 대개 세컨드 라이프 입점 기업은 우리랑 상의하지 않는다. 그냥 땅을 구입해 원하는 걸 지으면 되기 때문에 우리에게 별도로 협력을 요청하거나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도 신문을 보고 입점 사실을 안다.(웃음)

린든랩도 본사는 세컨드 라이프에 있다. 샌프란시스코나 한국, 일본 등은 모두 지사인 셈이다. 우리 회사명이 린든랩인데, 모든 사무실이 ‘랩’ 개념이다. 한국랩, 일본랩, 핀란드랩… 이런 식이다.

Q. 세컨드 라이프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도 많을 것 같다.

실제로 많은 비즈니스가 이 안에서 이뤄진다. 델은 세컨드 라이프 안에 사무실을 두고 실제로 조립컴퓨터를 판다. 세컨드 라이프에 들어오고 싶은 기업들을 위한 전문 컨설팅 회사도 있다. 이들을 ‘디벨로퍼’라고 부르는데, 기획부터 제작, 사후관리와 세컨드 라이프 내 홍보 마케팅까지 전과정을 대행한다. 국내에서도 애시드 크레비즈(Acid Crebiz)라는 에이전시가 세컨드 라이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최고 갑부도 있다. 주민 가운데 앤쉬 청(Anshe Chung)이란 세컨드 라이프 네임을 쓰는 이용자가 있는데, 서비스 초창기부터 부동산 개발을 해서 100만달러 이상을 벌었다. 말 그대로 돈을 투자해 땅을 산 다음 잘 꾸며서 비싼 값에 되파는 식이다. 이 분은 지난해 <비즈니스 위크> 표지로도 나왔다. 실제 사진이 아닌 아바타로.

Q. 세컨드 라이프가 거대한 공화국을 독점하는 새로운 권력이 되는 것은 아닌가.

글박스03 다시 말하지만 세컨드 라이프는 플랫폼이다. 우리는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드릴 뿐이다. 필립 본사 사장의 비전도 ‘우리의 역할은 점점 작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수도 지금의 160명 수준에서 유지하려 한다. 세컨드 라이프는 PC에 설치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오픈소스로 개방하고 있다. 클라이언트 소스를 누구나 다운받아 모듈을 수정해 자체 퍼블리싱할 수 있다. 예컨대 네이버가 소스코드를 수정해 ‘네이버 세컨드 라이프 버전’을 만들어 뿌려도 된다.

이 클라이언트 프로그램 뒷단의 서버에 연결된 3D 인터넷을 ‘세컨드 라이프 그리드’라고 하는데, 지금은 기업이 세컨드 라이프에 들어오려면 그리드에 땅을 사서 들어오는 식이다. 우리는 이 그리드도 오픈소스로 공개할 예정이다. 기업이 서버 코드를 다운받아 자기네 기업 서버에 별도의 버추얼 월드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전세계 세컨드 라이프 네트워크에 연결만 돼 있으면 된다. 그건 인터넷의 비전과도 맞닿는 일이다. 린든랩이란 작은 회사가 전세계 세컨드 라이프 네트워크를 독점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세컨드 라이프를 만들라는 것이 우리 정책이다.

Q. 또다른 가상세계라면, 부작용도 있을 것 같다. 예컨대 음란·사행성 사업이나 사기행각, 치안문제 같은….

린든랩은 기본적으로 가이드라인만 제공하고 내부 질서에 맡긴다. 예컨대 치안 문제는 버추얼 경찰같은 기능을 제공하고, 필요한 기업이 가져다 치안을 유지하도록 한다. 만약 누군가 IBM 아일랜드 안에서 욕을 하거나 반사회적 행동을 한다면 그것도 사이버 범죄행위의 일종이다. 이런 사람들은 추방하거나 영구제명하는 식의 장치를 갖고 있다. 성인인증 시스템같은 장치도 물론 마련하고 있다.

글박스04 린든랩은 우리만의 기준을 세워 다른 주민들에게 따르라고 하지 않는다. 되도록 땅주인이 스스로 행동반경이나 기준을 세워 관리하게 맡긴다. 예컨대 어떤 유럽 기업은 굉장히 자유롭게 땅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기업 아일랜드에 누드비치를 운영하는 곳도 있을 정도다.

기본적으로 모든 세컨드 라이프 이용자나 기업은 자기 나라 법을 따라야 한다. 한국 기업이 세컨드 라이프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한국법에 따라 영업을 하고 그에 따른 세금을 한국정부에 내야 한다. 정부부처도 이런 의견을 말씀드리면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현실의 법을 사이버 공간에 그대로 적용하는 건 맞지 않으므로, 어떤 식으로 법을 적용할 지 고민하고 있는 듯하다.

Q.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아직까지는 세컨드 라이프같은 참여형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편이다. 이용자에게 설명해드리는 것도 쉽지 않다. 심지어는 네트워크가 느리다든가 하는 문제를 서비스 제공자가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인식도 많다. 이용자가 잘못된 게 아니라, 지금까지 인터넷 환경이 그랬다. 세컨드 라이프는 서비스 사업자가 해결해주기보다는 이용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질서를 만들고 문제를 해결한다. 이런 걸 받아들이는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 게임처럼 미션이 뚜렷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뭐 이런 게임이 다 있어’라고 이용 첫 5분에 실망하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면 힘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다.

Q. 한국에 별도의 지사를 두는 까닭은.

사실 버추얼 월드는 오프라인 지사를 따로 둘 필요가 없는 시스템이다. 다만 한국은 린든랩 입장에서 중요한 전략 요충지다. IT 강국이고, 중국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징검다리이기도 하다. 일본은 세컨드 라이프를 열광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관리 차원에서 지사를 별도로 냈다. 핀란드도 IT 선두국가로 유럽에서 앞선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많다. 이렇게 지금은 한국, 일본, 핀란드가 지사를 내고 있다. 영국도 최근 지사를 마련했고, 미국 여러곳에서도 준비 중이다.

Q. 린든랩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2005년까지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 해외사업팀에서 일했다. 그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나가서 싸이월드 미국법인 설립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그러다가 SK커뮤니케이션즈를 그만두고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개인사업을 1년 정도 하면서 현지 인맥들을 쌓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윤진수 린든랩 부사장을 알게 됐다. 그 때는 내가 린든랩에 가서 싸이월드 성공사례를 설명하곤 했는데….(웃음) 그러다가 한국에 들어올 시점에서 린든랩 한국지사 설립 제의를 받고 기쁜 마음에 동참하게 됐다.

Q. 앞으로 국내 서비스 일정은.

글박스05 현재로선 한글화 작업이 최우선이다. 1차 한글화 작업은 얼마전 끝났다. 이제 2차 한글 고도화 작업에 들어가, 웹페이지와 매뉴얼 한글화 작업을 시작한 상태다. 매뉴얼의 경우 기존에 없는 걸 한국 이용자들을 위해 처음부터 새로 만들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는 끝내는 것이 목표다. 그 기간동안 성인인증 등의 시스템을 마련해 도입할 계획이다. 오는 10월께 필립 로즈데일 사장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그 때에 맞춰 마케팅도 본격 진행할 예정이다.

Q. 한국 이용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조바심을 내고 이벤트나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를 한꺼번에 유입하고 싶지는 않다. 꼭 세컨드 라이프가 아니더라도 가상세계 내지는 3차원 인터넷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제대로 전파시키면서 한 사람씩 끌어들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컨드 라이프가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는 감히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움직임의 하나일 뿐이다. 단, 차근차근 이용자를 모으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는데, 그걸 성급하게 ‘실패했다’, ‘한국시장에 맞지 않는다’는 식으로 단정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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