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웹브라우저 시작페이지는 어디인가? 네이버, 다음 혹은 조선일보, 인터넷한겨레? 그런데 네이버 검색엔진에 e메일은 다음의 한메일을 쓰면서 조선일보 경제기사와 한겨레 정치기사를 초기화면에서 한번에 볼 수는 없을까? 거기에 나만의 일정관리 달력이나 날씨 안내창까지 귀퉁이에 붙여놓을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는데….

이런 이용자의 가려움을 시원하게 긁어줄 서비스가 국내에 있다. 위자드닷컴이다. 위자드닷컴은 이처럼 원하는 기능이나 콘텐츠만 모아 ‘나만의 시작페이지’를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이른바 ‘웹2.0 서비스’를 꼽을 때면 어김없이 한 자리 차지하는 이름이다.

지난해 8월 첫 서비스를 선보일 때부터 위자드닷컴은 대표적인 한국형 개인화 서비스로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이나 포털업체들의 입질도 끊이지 않았다. 독특한 서비스만큼이나 화제를 모은 게 또 있다. 개발업체인 위자드웍스 표철민(23) 사장의 남다른 이력이다.

표철민 위자드웍스 사장

약관을 조금 넘긴 나이에 앳된 얼굴을 깔보고 어기대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표철민 사장은 중학교 3학년인 지난 2000년에 벤처기업을 창업한 ‘국내 최연소 CEO’의 주인공이다. 그가 만든 도메인 등록대행업체 ‘다드림’은 한때 국내 3위에 오를만큼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렸다. 창업 당시는 국내 IT산업이 뭉게뭉게 부풀어오르던 시절이었다. 그땐 어렸고, 무서울 게 없었다.

연세대 입학 이후 평범한 대학시절을 보내던 표 사장이 다시 벤처창업의 칼을 뽑아든 건 ‘웹2.0’이란 새로운 물결을 마주한 직후였다. 거대한 변화의 신호탄을 직감했고, 주저 없이 흐름에 몸을 내맡겼다. 첫 도전이 척박한 토양에서 출발한 IT 부흥기였다면, 두 번째 도전은 웹2.0에 올라탄 IT 전환기인 셈이다. 어엿한 ‘중견 CEO’ 대열에 들어서는 표철민 사장을 연세대 벤처창업센터 사무실에서 만났다.

▲ 위자드닷컴을 가리켜 ‘대표적 웹2.0 개인화 서비스’라고들 한다.

그렇게 어렵게 설명하면 잘 이해 못하시는 분들이 많다. (웃음) 사람들에게는 ‘나만의 시작페이지를 쉽게 꾸밀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 여기서 ‘나만의’를 붙인 건 개인화를 의미하고, ‘시작페이지를 꾸민다’는 건 여러 사이트 정보를 모아놓은 요약본의 느낌을 주려는 것이다.

▲ 대개는 포털사이트를 시작페이지로 쓰지 않나.

그렇다. 네이버를 예로 들어 설명드리곤 한다. 네이버는 콘텐츠를 누가 결정하는가? 사업자가 결정한다. 검색창이 중앙 상단에 붙고, 그 밑에 뉴스나 각종 정보가 붙는 식의 배열은 이용자 여러분이 선택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의 포털 서비스를 꾸미도록 서비스한다. 위자드닷컴은 내 선호가 반영된 서비스다. 그게 뉴스든, 블로그든, 검색이든, 메일이든.

▲ 이전에는 국내에서 못본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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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처음이다. 지난해 8월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물론 국내에도 구글 개인화 서비스나 MS 라이브닷컴 등이 있었지만, 이들은 미국에서 개발된 서비스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들이다. 순수하게 자체 프레임워크로 개발해 서비스한 건 위자드닷컴이 국내 최초다.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는 건, 중소업체를 다 포함해도 우리가 세계 8번째로 나온 서비스란 거다. (웃음)

▲ ‘국내 최연소 CEO’란 기록을 갖고 있다가 도중에 학생으로 돌아갔는데, 어떻게 다시 창업을 생각하게 됐나.

처음 운영했던 다드림은 2003년까지 열심히 하다가 접었다. 제법 잘 됐는데, 내 얘기가 이곳저곳에 기사로 나간 뒤 사정이 바뀌었다. 다드림은 법인회원 매출이 절반 이상이었는데, 기사에서 내가 어리다는 걸 알고 나서는 회원들이 슬슬 떠나더라. 덕분에 많이 배웠다. 조용히 살아야겠다고. (웃음)

한동안 대학생활 열심히 하면서 열심히 살았다. 지난해 초에 군 입대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웹2.0 바람이 불었다. 이거다 싶었다. 다드림 처음 할 때 도메인 사업에서 봤던 것과 똑같은 기회를 느꼈다. 한 마디로, 느낌이 딱 왔다.

▲ 개발 과정을 소개해 달라.

사실 처음에는 구글처럼 웹OS를 생각했다. 웹이 일종의 플랫폼이 되지 않을까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니 프로젝트가 너무 크고 어려운데다, 벤처기업이 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요소가 많았다. 그래서 웹OS의 효용가치를 부분적으로 제공하면서 신생업체가 파고들기 좋은 아이템으로 잡은 것이 개인화 페이지다. 지난해 4월부터 프로젝트를 띄웠다. 사무실을 얻고 개발팀을 꾸린 게 6월이었으니 개발기간이 2달 정도 걸린 셈이다.

▲ 야후나 구글같은 외국 서비스도 개인화를 내세운다. 위자드닷컴은 이들과 어떤 점에서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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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차이가 있다. 구글이나 야후도 기술은 비슷하다. 그런데 서비스 정신에서 절대 우리를 못 따라오는 게 바로 ‘자유도’다. 구글 개인화 페이지는 라이브닷컴 검색을 넣을 수 없고, 라이브닷컴은 G메일을 기본으로 제공하지 않는다. 자기네 서비스만으로 꾸미도록 해 놓았다. 그들은 인터페이스의 개인화일 뿐이다. 우리는 다음 메일, 네이버 검색, 싸이월드 서비스 등 서비스가 어느 한 곳에 종속되지 않는다. 인터페이스의 개인화가 아니라 철학의 개인화도 가능하다는 게 제일 큰 차이다.

시간이 지나면 많은 서비스들이 개인화 서비스를 내놓겠지만, 그들은 자기네 서비스를 밀어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용자가 개인화 서비스를 쓸 이유가 줄어든다. 개인화하려는 이유는 여기저기서 돌아다니는 시간과 비용 줄이려는 것인데, 근본적인 철학이 잘못됐다.

▲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면면이 쟁쟁하다던데.

사무실에 같이 있는 친구들이 모두 파워유저다. 김현철 개발팀장은 중3때 ‘이지클린’이란 레지스트리 청소 SW를 개발해 7년동안 줄곧 인기 1위를 달리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그 밖에도 한국정보올림피아드 수상자, 연세대 정보특기자회 회장, 전국 웹디자인 경진대회 수상자 등 쟁쟁한 친구들이 기꺼이 합류해주었다. 늘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휴~ 수없이 많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레퍼런스(모범사례)가 없었다는 점이다.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해야 했다. 모든 걸 실험을 통해 해결해야 했던 게 어려웠다. 실험하고 수정하고, 또 실험하고 수정하고….

▲ 그렇게 만든 위자드닷컴의 장점은 뭔가.

우리가 나름대로 내세우는 건, 모든 웹 환경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윈도나 리눅스, 매킨토시같은 운영체제 뿐 아니라 브라우저도 인터넷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오페라, 사파리까지 오류 없이 지원한다. 이용자는 그게 얼마나 힘든 작업인지 모른다. IE용으로 개발하면 만들기 쉬운데, 다양한 브라우저를 지원하려면 공력을 4배는 더 쏟아야 한다. 처음부터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그 점이 다른 서비스에 비해 개발에 있어 힘든 점이다.

▲ 그건 웹표준을 지키면 해결된다고 하던데.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웹표준을 지킨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더라. 웹표준대로 만들면 다른 데선 문제가 없는데 IE에서 화면이 깨진다. (웃음) 웹표준을 지키면서도 우리만의 ‘꼼수’가 살짝 들어가 있다. 어찌 보면 그게 우리의 노하우다.

▲ 여기저기 서비스를 갖다 쓰려 해도 상대가 그걸 허락해줘야 하는 문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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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모든 콘텐츠를 RSS로 들여온다. 어떤 업체들은 ‘파싱’이라고, 콘텐츠를 무단으로 긁어다 분석해 가져오는 방식을 쓰는데 그건 문제가 될 수 있다. 자의적인 편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백퍼센트 RSS만 지원한다. RSS는 해당 사업자들이 콘텐츠를 배포하기 위해 지원하는 규격이다. 우리는 RSS를 지원하는 매체라면 그것이 뉴스든, 블로그든, 메일이든 뭐든 가져올 수 있다. 또 우리는 그저 아웃링크만 걸어주고 트래픽은 해당 사이트에 몰아준다.

한국에서도 RSS를 폭발적으로 도입하는 추세인데, 정작 이를 소비해줄 장소가 없다. 위자드닷컴은 말하자면 RSS의 소비처다. 파워유저가 아닌 다음에야 아직까지 RSS 리더로 주소를 등록해두고 구독하는 일이 익숙지 않다. 우리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RSS란 말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예컨대 이용자는 블로터닷넷 기사를 위자드닷컴에서 클릭 한 번으로 받아볼 수 있지만, 그 사람은 RSS를 등록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마우스를 클릭해 블로터닷넷 뉴스를 추가한다’고 여긴다. 그냥 캐주얼하게 원하는 서비스를 즐기라는 뜻이다. 또한 들어와서 뉴스만 보고 싶은 이용자는 없을 테니, 검색도 하고 날씨도 확인하고 스케줄도 체크하도록 위젯을 계속 만들어 추가하는 것이다.

▲ 이용자의 반응은 어떤가.

초보자들은 일단 깜짝 놀란다. 가장 많은 반응은 “아, 이게 어떻게 움직입니까”이다. 내용을 보는 것도 아니다. 플래시도 안 썼는데 뭐가 막 움직이네, 움직였는데도 내용은 그대로 저장돼 따라가네, 거기에 놀란다.

사실 메타블로그 서비스나 블로그 툴을 보여주면서 이게 웹2.0이오, 라고 해도 초보자들은 쉽게 와닿지 않는다. 그런데 위자드닷컴을 보여주면 아, 이게 웹2.0이구나 라고 이해한다. 초보자들에겐 아주 단순하지만 차이가 있다. 이들에겐 참여, 공유, 개방이 웹2.0이 아니라, 움직였는데 저장되는 게 웹2.0이다.

▲ 아직은 시범서비스다. 정식 서비스는 언제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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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께 2.0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땐 지금과 또 다른 모습을 보실 것이다. 몇 가지만 말씀드리면, 우선 검색엔진을 탑재한다. 자체 콘텐츠와 제휴사 콘텐츠가 검색되는 검색엔진을 개발중이다. 웹2.0 검색엔진이라 봐도 무방할 거다. 지금의 포털 검색엔진은 웹2.0 서비스라 할 만 한 의미 있는 데이터를 잡아내기엔 다소 부족하다. 우리는 검색엔진 내에서 시멘틱 웹 내용이 최대한 검색되도록 할 것이다. 네이버 검색과 위자드닷컴 검색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용자는 매일 위자드닷컴 검색서비스를 이용할 필요는 없다. 그냥 필요할 때 이용하면 된다.

검색이 가능하도록 하려면 전반적으로 데이터를 정렬해야 하므로 플랫폼이 열려 있어야 한다. 그래서 2.0 버전에는 열린 플랫폼으로 간다. API도 공개해 자신만의 위젯을 만들어 활용하거나 공유하도록 할 것이다. 개인페이지 구성 기능도 지금은 로그인해야 하지만, 2.0에선 좀 달라질 것이다. 로그인하지 않아도 내 페이지를 남에게 보여주고 그걸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간다.

지금까지 위자드닷컴이 나만 존재하는 개인화 플랫폼이었다면, 2.0 부터는 나 이외의 사람들도 존재하는 개인화 플랫폼이 될 것이다.

▲ 외부의 투자제의 소문도 들리던데.

공식적인 답변을 드리기엔 한계가 있겠지만, 이곳저곳에서 제안이 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에 관해선 공개할 만한 시점이 되면 먼저 말씀드릴 것이다. 다만 지금 생각으로는, 위자드웍스의 경영권까지 넘기는 방식의 펀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여기 친구들은 떼돈을 벌려고 모인 사람들이 아니다. 자기가 해보고 싶었던 서비스들을 직접 만드는 기쁨으로 힘든 여건을 참으면서 일하는 식구들이다. 그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 앞으로 위자드닷컴 외에 더 해보고 싶은 서비스는 없나. 

너무 많아서, 하나를 딱 집어 말씀드리기 힘들 정도다. (웃음) 지난 1년6개월동안 미국에서 엄청난 서비스들이 나왔지만, 아직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것들이 훨씬 많다. 국내에서 도입한 것이래야 메타블로그 서비스나 RSS 정도다. 문제는, 해보고 싶은 서비스 하나하나가 위자드닷컴처럼 다른 서비스보다 공력을 5배는 더 쏟아부어야 하는 것들인데, 그걸 어떻게 다 하나 싶다.

사실 지금도 고민중이다. 서비스의 라인업을 늘리는 게 웹2.0 기업에 좋은 일일까, 아니면 하나를 제대로 잘하는 게 바람직한 것일까. 지금까지 사업 공식은 하나만 잘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롱테일 모델이 나오고 나서는 잘 모르겠다. 특히 웹2.0 서비스에선 진짜 모르겠다. 미국에서 나온 서비스만 해도 정말 틈새서비스가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Comments

  1. 기사를 보고 바로 써보고 있는데 상당히 깔끔하고 구글 개인화 서비스보다 속도도 훨씬 빠르군요. 대성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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