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웹창고 서비스 이용자들에겐 영화 DVD 타이틀이 출시되는 날이 이른바 ‘대목’이다. DVD가 뜨자마자 전문가급 ‘작업팀’들이 PC용 고화질 영화파일로 변환해 올려주기 때문이다. 외화의 경우 친절하게 자막까지 곁들인다. 음성으로 유통되는 고화질 영화들의 시장규모는 짐작조차 못할 정도로 크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불법 음성 유통시장을 대체할 유료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가 시작됐다. 지난 6월20일 씨네21i가 첫 물꼬를 틔웠고, KTH도 8월초 비슷한 서비스로 영화 다운로드 시장 확보에 동참했다.

이같은 실험의 첫 성적표가 나왔다. 결론으로 건너뛰자면, 출발은 일단 합격점을 줄 만하다.

씨네21씨네21i가 8월27일 공개한 보도자료를 보자. 서비스를 시작한 지 2개월이 지난 현재, 씨네21i가 온라인 판권을 확보한 영화들을 내려받은 건수는 하루 평균 5천건, 전체 30만건에 이른다. 금액으로 치자면 6억여원 규모다.

씨네21i는 현재 32개 업체와 계약을 맺고, 이 가운데 18개 업체가 기술개발을 마치고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유료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에 대한 웹창고 서비스 이용자들의 거부반응도 당초 걱정했던 수준은 아니라고 씨네21i쪽은 분석했다.

씨네21i 담당자는 “웹하드의 이용자 댓글들을 살펴보면 아직까지 유료서비스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합법적으로 컨텐트를 이용하는 데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변화와 사회적 분위기가 점차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상당히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씨네21i의 만족스런 성과 배경에는 무엇보다 <추격자>의 공이 컸다. 극장개봉 당시 507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이며 올 상반기 최고 흥행작으로 주목받은 <추격자>는 정식 DVD 출시에 앞서 온라인으로 고화질 파일을 유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새로운 실험을 시도했다. 3천원이란 ‘적잖은’ 금액을 매겼음에도 <추격자> 유료 다운로드 숫자는 12만건을 넘어섰으며, DVD 출시 이후 2천원으로 요금을 내렸음에도 꾸준히 다운로드 숫자가 늘고 있다.

추격자

흥미로운 건, 극장 개봉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던 중소규모 영화들이 오히려 온라인에서 실적이 좋다는 점이다. 씨네21i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소규모 극장개봉 영화를 내려받는 비율은 적게는 극장 관객수의 20%에서 많게는 65%에 이르는 작품들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극장 수입에 의존하던 기존 수익구조에서 부가판권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을 엿본 셈이다.

양동명 씨네21i 콘텐츠기획팀장은 “앞으로 독립영화나 소규모로 상영관을 잡을 수 밖에 없는 영화들은 온라인에서 수익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다양성 영화 제작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온·오프라인 동시개봉 등을 기획해 매출을 더욱 극대화시키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온라인 영화 유통 시장의 주요 대안으로 떠오른 건 일명 ‘웹하드’로 불리는 웹창고 서비스다. 웹하드는 애당초 불법 영화 유통의 온상으로 지목받은 서비스다. 하지만 서비스 업체들이 통합 파일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이용자들이 영화 파일을 내려받을 때 자동으로 요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수익을 웹창고 서비스 업체와 나눠가지면서, 불법이 난무하는 장터를 합법적인 수익창구로 바꿔나가고 있다.

kth-fm이 같은 통합 파일관리 시스템의 핵심은 판권을 확보한 영화 파일을 자동으로 인식해 요금을 부과하는 기술에 있다. 씨네21i와 KTH는 각각 AFAS(Any File Accounting Service)와 FM(Fine Movie)이란 통합 파일관리 시스템을 선보였다. 둘 다 영화 파일을 인식하는 기본 방식은 똑같다. 영화 고유의 ‘헤시’값을 분석해 저작권 여부를 가려내는 방식이다. 이 경우 이용자는 음지에서 올라온 불법 파일이든, 판권을 가진 업체가 올린 합법 파일이든 똑같은 요금을 내고 내려받게 된다. 그러니 품질이 보장되지 않은 불법 파일보다는 이왕이면 믿음직한 판권업체의 합법 파일을 자연스레 내려받게 되리라는 게 판권업체들의 설명이다.

씨네21i의 AFAS의 경우 이용자가 파일 다운로드를 클릭하면 업로더가 올린 파일이 전송되는 게 아니라 다운로드 URL을 통합 파일센터로 연결해 통합 파일센터의 영화 파일이 실제로 다운로드된다. 통합 파일센터의 영상파일은 씨네21i가 자체 인코딩한 고화질 파일이다. 유료 이용자들은 품질이 보장된 영화를 내려받는 이점이 있고, 권리자들도 DRM을 통해 저작권을 보호받게 되는 식이다.

하지만 DRM에 관해선 일괄 적용하진 않을 방침이다. “현재 음악을 비롯한 콘텐츠 시장이 ‘DRM 프리’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용자 저변확대와 저작권 보호의 갈림길에서의 선택은 권리자들이 직접 할 수 있게 길을 열어둘 예정”이라고 씨네21i는 설명했다.

씨네21i는 위디스크, 엠파일, 파일노리 등 32개 웹창고 업체와 계약을 맺고, 20여개 사이트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나우콤(피디박스), 소프트라인(토토디스크) 등과도 추가 계약을 마치고 서비스를 곧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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