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세계를 놀래키다…도날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지지’

올해 7월 공개된 이 ‘뉴스’는 제목대로 세계를 깜짝 놀래켰다. 진원지는 ‘WTOE 5 뉴스’란 웹사이트. 이름만 보면 온라인 뉴스 서비스 같지만, 알고보니 가짜 뉴스를 만들어 뿌리는 곳이었다. 이 거짓 정보는 순식간에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졌고, 수십만 건이 넘는 공유를 기록했다. 대통령 선거에 미친 영향을 계량화할 순 없지만, 여론에 영향을 미쳤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지난해 10월에는 ‘내셔널 리포트’란 웹사이트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버니 샌더스를 대통령으로 공개 지지했다’는 뉴스를 보도하기도 했다.

‘가짜뉴스 퇴치’는 미디어의 오랜 숙제다. 가짜뉴스는 의도적으로 양산되기도 하지만, 팩트(사실)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부주의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그래서 ‘팩트체크’는 미디어의 기본 임무다. ‘팩트체크닷오아르지’나 ‘폴리티팩트’처럼 언론사가 대학과 협력해 사실 검증팀을 운영하기도 한다. 구글과 미국 텍사스대, 듀크대, 스탠포드대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클레임버스터’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문장을 자동 분석해 사실적 문장인지 아닌지를 구분해 준다.

하지만 가짜뉴스를 걸러낸 뒤에도, 이미 퍼져나간 거짓 정보를 회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실 검증은 뉴스가 작성된 뒤가 아닌, 작성 이전과 작성 중에 작동해야 제 효력을 발휘한다. 그 과정에 정보기술이 도우미로 투입된다.

FiB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재학생 나바니타 드, 큉린 첸, 마크 크래프트, 어난트 고엘이 함께 만든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요즘 뉴스 유통의 대세, ‘페이스북’을 겨냥했다. 웹브라우저 크롬의 확장기능 형태로 제공되는 FiB를 설치해 보자. FiB는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글, 이미지, 외부 링크를 서버로 전송해 신뢰 여부를 판별해 믿을 만한 정보는 ‘확인’(verified)을, 의심되는 정보는 ‘미확인’(not verified) 메시지를 띄운다.

페이스북에서 글을 올릴 때도 FiB는 실시간 감시 역할을 맡는다. 작성 중인 글에 미심쩍은 정보가 포함된 걸로 판단되면 FiB는 챗봇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내준다. 개발팀은 마이크로소프트 이미지 분석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텍스트 분석 API, 빙 웹검색 API, 트위터 검색 API, 구글 세이프 서치 API 등 다양한 API를 조합해 신뢰도 판별 정확도를 높였다. FiB는 지난 11월 중순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열린 해커톤에서 ‘베스트 문샷’상을 수상했다.

<로이터>는 지난 2년여 동안 개발한 ‘로이터 뉴스 추적기’(Reuter News Tracer)를 최근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트위터 글(트윗)을 분석해 스팸을 걸러낸 뒤 비슷한 단어를 기반으로 트윗 묶음(클러스터)을 만든다. 그런 다음 묶음을 주제별로 분류하고, 짧은 요약을 만든다. 이 요약 가운데 ‘테러’나 ‘폭발’ 같은 단어가 들어가면 로이터 뉴스 추적기는 해당 묶음을 ‘테러 위험군’ 식으로 잠재 분류한다. 여기에 트윗의 위치나 신원, 확산 방식과 정보의 재확인 여부 등을 각각 점수화해 신뢰도를 높였다. <로이터>는 알고리즘을 기자처럼 생각하도록 훈련시켰다. 정보의 중요도와 사실 부합 여부를 판단하는 몫을 알고리즘에 일부 나눠준 셈이다.

사람의 편견을 배제하는 것도 가짜뉴스의 양산을 차단하는 방법 중 하나다. <AP>는 지난해부터 자연어처리 전문기업 오토메이티드인사이트와 손잡고 알고리즘을 속보 작성에 활용하고 있다. 프랑스 <르몽드>는 가짜로 의심되는 뉴스를 자동으로 표시해주는 웹브라우저 확장기능을 개발 중이다. 이 확장기능은 2017년 1월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페이스북도 가짜뉴스 걸러내기에 골몰하고 있다.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가짜뉴스에 화들짝 덴 페이스북은 인공지능을 소방수로 투입할 심산이다. 페이스북은 특정 단어를 미리 입력해 가짜뉴스나 폭력적 동영상을 걸러내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페이스북은 자칫 검열 이슈에 부딪힐까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 11월 중순, 가짜뉴스를 유통하는 웹사이트를 자사 광고 네트워크에서 삭제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겨레21> 제1142호, 2016년 12월26일자)

FiB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