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제작할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탐색 중입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발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창업자 겸 CEO가 6월30일 한국을 찾았다. 올해 1월 한국 서비스를 정식 시작한 지 6개월 만이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선두주자다. 6개월 전 한국 서비스를 시작할 때만 해도 반응은 뜨거웠다. 하지만 초기 성과는 여전히 물음표다. 리드 헤이스팅스 CEO의 방한 시점은 그래서 눈길을 붙잡는다.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 대한 넷플릭스의 ‘복안’을 들을 기회였다.

봉준호 감독 ‘옥자’ 내년 넷플릭스서 개봉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넷플릭스는 20년 전 DVD를 우편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로 시작했고, 2007년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2010년에 미국 외에 처음으로 캐나다 시장에 진출했다”라며 “한국 오게 돼 기쁘지만, 좀 늦어서 죄송하다”라고 말을 뗐다. 그는 “충분히 콘텐츠에 투자해야 하기에 늦었다”라고 이유를 댔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창업자 겸 CEO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창업자 겸 CEO

무엇보다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이번 방한에서 한국 관련 콘텐츠 확충 계획을 강조했다. 대표 사례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계획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배급하는 영화나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일컫는다. 헤이스팅스 CEO는 국내 감독이나 제작사, 배우와 손잡고 영화부터 드라마, 쇼까지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센스8’이란 작품의 배경이 됐습니다. 몇 달 뒤면 ‘시즌2’를 찍기 위해 돌아올 예정이에요. ‘드라마월드’란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한국드라마 팬이 본인이 좋아하는 드라마 속으로 들어가는 환상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이 역시 한국에서 첫 프리미어를 할 예정입니다. 한국어와 영어로 제공할 예정이고요. ‘얼티밋 비스트마스터’ 쇼도 진행합니다. 한국 참가자만으로 구성된 대형 콘테스트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찍고 있는데,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 동시에 한국 참가자들의 경연 모습이 방영될 예정입니다.”

넷플릭스는 또한 봉준호 감독과 손잡고 영화 ‘옥자’를 제작 중이다. ‘옥자’는 특이한 동물과 소녀의 우정을 그린 영화다. 헤이스팅스 CEO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를 보고 감독에게 매료됐다”라며 “내년에 ‘옥자’를 출시할 때면 넷플릭스가 정말 많은 홍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어·지역 장벽 넘어 전세계 시청이 장점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넷플릭스의 강점으로 ‘개인 맞춤 서비스’와 ‘전세계 배급’을 꼽았다. “인터넷의 장점 중 하나가 선형 방송 형태가 아니라 개인화된 형태로 제공되는 점입니다. 서비스를 개인화할 수 있죠. TV를 반쯤 보다가 저녁 준비하고,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다른 기기에서 본다 해도 정확히 누가 어디까지 시청했는지 다 안다는 건 큰 장점입니다. 넷플릭스를 더 많이 사용할 수록 여러분의 선호도나 취향을 잘 알게 됩니다. 역사물을 좋아하는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지, 어린이 콘텐츠를 좋아하는지 더 잘 알게 되고, 그런 학습효과를 통해 더 잘 추천해주게 됩니다.”

넷플릭스는 탄탄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바탕으로 전세계에 두루 걸친 서비스 망을 갖춘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는 국내에서 넷플릭스 플랫폼에 올라타려는 방송사자 제작사에도 매혹적인 요소라고 헤이스팅스 CEO는 강조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왼쪽)와 테드 사란도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COO).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왼쪽)와 테드 사란도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COO).

“넷플릭스는 전세계에 너무도 큰 관객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방송사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죠. 궁극적으로 우리의 목표는 이용자에게 더 나은 시청 경험을 제공하도록 혁신을 지속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질 좋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다른 스튜디오보다 훨씬 자유로운 환경에서 제작을 합니다. 이렇게 만든 콘텐츠는 전세계에 4K UHD 화질로 제공합니다. 전세계 190개 나라 8100만명의 시청자가 우리의 고화질 콘텐츠를 안방에서 시청하고 있는 겁니다.”

‘시즌’ 단위 제작 방식, 창작 환경 혁신 가져와

넷플릭스의 또다른 특징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시즌’ 단위로 한꺼번에 제공하는 점이다. 이용자는 한 회를 시청한 뒤, 다음 회가 공개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줄거리에 빠져 ‘정주행’할 수 있고, 도중에 끊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다음 장면부터 이어서 ‘완주’할 수 있는 것이다.

“‘하우스오브 카드’ 이전에는 다른 채널에서 본 영상을 광고만 빼고 넷플릭스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며 방식을 바꿨습니다. 소비자 선택을 위해 한 시즌을 모두 묶어 내보내기로 말입니다. 우리로선 현실적인 결정이었지만, 시청이나 제작 방식에 큰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시청자는 스토리 단위로 영상을 소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제작자도 훨씬 자유로운 환경에서 시즌 단위로 시간을 융통성 있게 배분해 제작할 수 있게 됐고요.”

그는 이런 문화가 넷플릭스 사무실에도 깃들어 있다고 말했다. “기업 문화는 혁신과 자유, 책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직원들에게도 허락받는 걸 기다리지 말고 의사결정을 스스로 내리는 걸 장려합니다. 우리가 5년 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과감히 결정한 것처럼요. 좀 특이한 문화일 수도 있는데, 우리에겐 잘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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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에선 여전히 넷플릭스의 성장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케이블TV 중심의 국내 시청 환경과, 초고속망을 기반으로 한 다운로드 문화에서 넷플릭스가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 때문이다. 이에 대해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되며, 넷플릭스 뿐 아니라 많은 콘텐츠 사업자가 동반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라며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이 발달돼 있고 시청자 눈높이가 첨단화돼 있기에, 더 높은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현재 190여개 나라에서 8100만명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광고나 약정 없이 월정액 방식으로 무제한 시청 서비스를 제공하며 매일 1억2500만시간 이상의 시청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2013년에는 첫 오리지널 콘텐츠 ‘하우스 오브 카드’를 선보였으며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과 ‘마르코폴로’, ‘마블 데어데블’, ‘비트 벅스’ 등 다수의 자체제작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지금까지 150여개 넷플릭스 작품이 에이미상 후보에 올랐으며, 이 가운데 오리지널 콘텐츠도 39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다. 이 밖에도 4년 동안 20개 작품이 골든글러브 후보에, 4개 작품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다.

이번에 방한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1997년 넷플릭스를 공동 설립했다. 1991년 퓨어소프트웨어를 창업해 1995년 기업공개를 했다. 퓨어소프트웨어는 1997년 래쇼날소프트웨어에 인수됐다.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에서 활동했으며, 현재 페이스북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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