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상반기를 달군 기술을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인공지능’(AI)을 들겠다. ‘알파고’가 뒤집은 건 바둑판만은 아니었다. 인공지능은 고도화된 사고 능력이 필요한 인류의 마지막 유희 영역을 무너뜨렸다.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바싹 다가온 것일까. 지성계는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느라 분주하다.

기술은 인간의 영역을 대체할 것인가, 인간과 조화롭게 공존할 것인가.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 2016’은 이를테면 인류에게 닥친 이 난제에 대한 해법을 엿볼 수 있는 틈새다.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는 디지털 환경에서 이용자 주권과 기술의 가치를 높인 기업이나 기술을 찾고 널리 알리는 행사다. 한겨레미디어와 사람과디지털연구소가 주최·주관하고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후원한다. 지난해 첫 시상식을 열었으니, 올해가 2회째다.

정영무 한겨레신문 사장은 “최근 인공지능의 대두로 디지털 시대의 인간 삶은 무엇인가 성찰하게 됐다”라며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는 사람 친화적인 디지털 기술을 발굴해 기술과 삶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행사 취지를 소개했다.

구본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도 “우리는 늘 디지털 기술과 더불어 살고, 동시에 깊이 의존하고 있다”라며 “인간이 기술의 노예가 돼선 안 되겠다 생각해, 사람친화적인 기술을 발굴하고 널리 알리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휴먼디지털 어워드 시상 배경을 밝혔다.

심사는 6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쉽고 보편적으로 쓰고 있는지를 따지는 ‘편리성’,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차단이 쉬운지를 보는 ‘안정성’, 참신하고 독창적인지 살펴보는 ‘창의성’, 새로운 가치 발굴과 혁신 전파에 기여하는지 보는 ‘가치창출성’, 개방형 모델을 통해 참여와 공유의 가치를 증진하는지 따지는 ‘정보공유성’, 개인과 공동체가 추구해야 할 지속적 가치에 주목하는지 묻는 ‘공익성’이다.

윤종수 심사위원장도 “이용자 배려나 선택권, 창의성 못지 않게 안전성을 갖췄는지, 정보 독점이 가진 우위도 있지만 정보 공유의 잠재성을 실현하는지, 디지털 기술 발전에서 우리가 어떤 분들을 더 배려해야 하는지 계속 질문하며 심사기준 만들고 선정했다”라고 심사 기준을 밝혔다.

지난해 열린 첫 행사에선 ‘카카오톡’이 대상을 수상했다. ‘채팅방 재초대 거부’ 기능과 비밀채팅 기능을 도입해 청소년 사이버 폭력을 방지하려 노력한 점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사용자 친화 부문과 사회혁신 부문, 특별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 시상식에선 각각 네이버사전(네이버), 서울 정보소통광장(서울시), 행복을 들려주는 도서관(SK텔레콤)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여기에 이용자가 직접 투표를 거쳐 뽑은 인기상 등 모두 15곳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대상은 엔씨소프트 문화재단이 만든 ‘나의 AAC’가 차지했다. AAC(Argu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는 의사표현이 어려운 장애인이 상징 기호로 손쉽게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일컫는다. 우리말로 ‘보완대체의사소통’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 문화재단은 기초·아동·일반 세 버전으로 나눠 제품을 보급하고 있다. 일반 버전에 더해 상징 기호들을 종이로 출력해 카드로 만들어 의사소통할 수 있게 지원하는 PC버전도 선보였다.

엔씨소프트 문화재단이 만든 장애인 의사소통 도우미 프로그램 '나의 AAC'

엔씨소프트 문화재단이 만든 장애인 의사소통 도우미 프로그램 ‘나의 AAC’

윤송이 엔씨소프트 문화재단 이사장은 “AAC는 영어권에선 많이 만들어졌지만, 우리는 한국어 대상자가 적고 정확한 요구 파악이 어려워 수익을 도모하는 기업이 선뜻 만들기엔 한계가 있었다”라며 “몇몇 기기가 나왔지만 가격이 비싼 탓에 장애인 가정에서 접근하기 어려웠다”라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비영리재단으로서 수익보다는 제품이 미칠 효과를 고려해 전문 개발자와 일선 학교, 장애인 교사와 학부모와 협업해 만들게 됐다”라며 “사람이 중심이 되는 기술을 계속 개발, 보급하는 것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며, 근본적인 치유 방법을 찾고자 기초과학 연구도 지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이용자 부문, 사회·공공 부문, 특별 부문별로 모두 16개 수상작이 선정됐다. 부문별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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