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운영체제(OS)는 어느 OS보다 장애인을 잘 배려한다. 시·청각장애인이나 신체장애인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PC를 이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도록 장애 환경별로 세심하게 지원한다. 장애인도 기기나 SW 주요 기능을 이용하도록 돕는 ‘접근성’은 이젠 배려가 아닌 의무다. 2007년 4월 제정된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에관한법률’은 2013년 4월부터 개인 웹사이트를 뺀 국내 모든 웹사이트가 장애인 접근성을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iOS는 일찌감치 ‘손쉬운 사용’이란 이름으로 장애인 접근성 기능을 제공해 왔다. ‘설정→일반→손쉬운 사용’으로 들어가면 장애 유형에 따라 접근성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다. 이 기능은 비장애인에게도 유용하다. 시끄러운 대중 공간에서 이어폰 없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동영상을 보는 사람이라면 일시적인 청각 장애 환경에 놓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럴 때 ‘자막’은 이용자의 ‘동영상 접근성’을 보장하는 유용한 기능이다.

애플은 iOS를 판올림할 때마다 접근성 기능도 개선했다. 올해 애플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공개된 ‘iOS8’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공개된 ‘iOS7’보다 접근성 기능이 더욱 세밀하고 탄탄해졌다. iOS7까지 기본 제공되던 접근성 기능도 그대로 물려받았다. 화면 속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보이스오버’ 기능이나, 어지러움증을 줄여주는 ‘동작 줄이기’, 기본 글꼴을 더 크거나 굵게 바꿔주는 기능 등은 여전하다. 기본 iOS 접근성 기능은 유지하면서 글자나 화면을 장애 환경에 맞게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여러 기능이 덧붙은 모습이다.

애플이 개발자에게 미리 공개한 ‘iOS8 베타’는 한글 메뉴를 지원하지만, 접근성 메뉴는 아직 한글 번역이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한글 메뉴는 최종 iOS8버전에서 일부 용어가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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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백 화면

iOS8의 접근성 메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흑백 화면’(Grayscale)이다. iOS7은 저시력자나 색맹 이용자를 위해 화면 색상을 반전하거나 대비를 조정하는 기능을 제공했다. iOS8은 아예 전체 화면을 흑백으로 쓸 수 있는 기능을 덧붙였다. ‘손쉬운 사용’에서 ‘흑백 화면’을 활성화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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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화면’ 기능을 켠 모습.

■ 사용법 유도

‘사용법 유도’(Guided Access) 기능도 정교해졌다. 사용법 유도는 ‘iOS6’부터 추가된 기능이다. 주로 기기 단추나 앱의 특정 기능을 못 쓰도록 잠그는 데 쓴다. 예컨대 아이들이 ‘전화’ 앱에서 통화 단추를 장난삼아 누르지 않도록 잠가두는 식이다. 사용법 유도를 적용할 앱을 연 상태로 홈 단추를 3번 연달아 누른 뒤, 화면에서 비활성화할 영역을 원으로 표시하면 된다.

앱 안의 특정 기능을 잠그는 데 그치지 않고, 앱 자체를 아예 벗어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누군가에게 내 아이폰을 빌려줄 때 특정 앱만 쓸 수 있도록 제한할 수 있다. 접근성 측면에선 자폐성 장애인이 앱을 쓰는 도중 실수로 화면이나 홈 단추를 눌러 끄지 않도록 방지해 준다. 사용법 유도로 기기에서 제한할 수 있는 기능은 ▲잠자기/깨우기 단추 ▲음량 단추 ▲가로·세로 전환이나 회전 등의 동작 ▲키보드 ▲터치 등이다.

iOS8에선 사용법 유도 항목에 ‘시간 제한’(Time Limit) 기능이 덧붙었다. 앱과 특정 기능을 잠그는 시간을 지정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전화’ 앱에 사용법 유도를 활성화한 뒤 시간 제한을 15분으로 설정하면, 15분 동안만 잠금 기능이 작동한다. 사용법 유도 기능을 해제할 때도 4자리 숫자로 된 비밀번호 대신 지문인식 기능인 터치아이디를 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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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활성화할 기능을 원으로 표시하면 해당 영역이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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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제한’ 기능으로 일정 시간 동안만 기능을 잠그거나 앱을 벗어날 수 없도록 할 수 있다.

■ 화면 읽어주기

iOS7에서 ‘선택 항목 말하기’와 ‘자동 텍스트 말하기’로 나뉘어 있던 기능이 iOS8부터는 ‘말하기’(Speech) 메뉴 안에 포함됐다. 이 ‘말하기’ 안에 ‘화면 읽어주기’(Speak Screen) 기능이 덧붙었다. ‘설정→일반→손쉬운 사용→말하기’로 들어가 ‘화면 읽어주기’를 활성화하면 된다.

iOS에서 화면 속 글자와 단추 등을 읽어주는 기능은 이전부터 지원했다. ‘보이스오버’ 기능이다. 이 기능을 켜고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위로 쓸어내리면 화면 속 단추나 그림 설명, 텍스트 등을 음성으로 읽어줬다.

화면 읽어주기 기능은 보이스오버와 달리, 화면 속 텍스트만 음성으로 읽어준다. 예컨대 화면 읽어주기 기능을 켜고 ‘메모’ 앱을 연 다음, 알림센터를 열듯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려보자. 화면 읽어주기 조절 막대가 뜨며 메모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음성으로 읽어준다. 이용자는 조절 막대로 읽기 속도를 조절하거나 되감기·빨리감기 등을 조절하면 된다. 화면 읽어주기 기능은 26개 언어를 지원하며, ‘미리알림’이나 ‘날씨’, ‘아이북스’ 등에서 쓰면 유용하다. 화면 읽어주기 기능은 ‘시리’에게 음성 명령으로 실행할 수도 있다. 두 손가락 제스처 대신 시리를 실행하고 “화면을 읽어줘”라고 말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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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읽어주기’(Speak Screen)는 26개 언어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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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막대에서 읽기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시리 음성명령으로 실행할 수도 있다.

■ 확대/축소

‘확대/축소’(Zoom) 기능은 iOS7에도 들어 있었지만, iOS8에선 보다 세밀해졌다. iOS7은 화면 전체를 확대/축소하는 기능을 제공했다. iOS8은 선택한 영역만 돋보기(창)로 확대해 보는 기능이 덧붙었다. ‘렌즈 모드’에서 창(Windowed) 모드와 전체화면(Fullscreen)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기본 조작법은 iOS7과 똑같다. ‘확대/축소’ 기능을 켜고 화면에서 확대해 보고 싶은 곳을 세 손가락으로 두 번 연달아 터치(더블탭)하면 해당 영역이 확대돼 보인다. 원래 상태로 축소하려면 다시 세 손가락으로 화면을 더블탭하면 된다. 확대/축소 배율도 이용자가 조정할 수 있다. 최대 15배까지 화면을 확대해 볼 수 있다.

‘초점 추적’(Follow Focus) 기능도 새롭다. 이 기능을 켜두면 글자를 입력할 때 커서 위치를 따라 돋보기 창이 이동한다. 긴 글을 입력할 때 커서 위치가 돋보기 창에서 밀려 사라지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이다.

‘렌즈 효과’도 iOS8부터 새로이 지원됐다. 렌즈 효과는 화면 채도나 색조를 바꿔주는 기능이다. ‘세피아’나 ‘흑백’ 모드 같은 카메라 필터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iOS8은 모두 3가지 렌즈 효과를 제공한다. 기본 화면 외에 ▲흑백 ▲흑백 및 색상 반전 ▲색상 반전 등이다. 저시력자가 화면 속 글자나 아이콘을 보다 쉽게 볼 수 있게 돕는다.

‘줌 컨트롤’ 단추도 새로 생겼다. 세 손가락으로 화면을 한 번 탭하거나 돋보기 창 화살표(^)를 누르면 줌 컨트롤 창이 뜬다. 화면 가운데에 까만 풍선창 형태로 뜨는 이 메뉴를 이용하면 터치 한 번으로 ▲창 모드와 전체화면 모드 전환 ▲렌즈 효과 전환 ▲줌 컨트롤 단추 켜고 끄기 ▲돋보기 창 열고 닫기를 조작할 수 있다. 줌 컨트롤 창에 달린 슬라이드 막대는 확대/축소 배율을 조정하는 데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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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축소’는 돋보기 창과 전체화면 모드를 지원한다. 창틀을 눌러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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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틀의 화살표(^)를 누르면 팝업창 메뉴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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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추적’ 기능을 켜두면, 커서를 따라 돋보기 창이 움직인다.

애플은 앱 개발자들이 장애인 접근성을 보다 잘 지원하도록 관련 API를 개방하고 있다. 이 API를 활용하면 앱 개발자가 화면에 뜨는 텍스트 창의 투명도나 채도, 대비를 조절하거나 글자를 더 굵게 보여주는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 iOS 앱 개발자라면 애플이 공개한 ‘iOS용 접근성 프로그래밍 가이드’도 확인해 보자. iOS와 새 iOS8의 접근성 기능은 애플이 공개한 올해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 공식 동영상에도 소개돼 있다. iOS 앱 개발자라면 딱 1시간만 투자해 동영상을 확인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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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창의 투명도 기능을 끈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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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투명도를 없애고 대비를 증가시키면 글씨와 단추가 더 또렷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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