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네이버 ‘뉴스스탠드’가 탈바꿈한다. 살짝 개선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뉴스스탠드는 네이버 초기화면 중앙 상단에 자리잡은 뉴스 노출 영역이자 서비스다. 네이버에서 가장 알토란같은 영역에 둥지 틀고 있다.

네이버는 애초 이 공간에 ‘뉴스캐스트’란 이름으로 언론사 주요 기사를 무작위로 노출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4월부터 이를 ‘뉴스스탠드’로 개편했다. 기사 제목을 노출시키는 대신, 보고픈 매체를 누르고 기사를 읽는 식으로 바꾼 것이다. 요컨대 기사 중심에서 매체 중심으로 바꾼 것이다.

하지만 이 개편은 지금까지 잡음을 낳고 있다. 네이버가 ‘캐스트→스탠드’로 갈아타며 내세운 명분은 ‘선정적 기사 퇴출’이었다. 주요 매체들이 독자의 클릭을 유도하는 이른바 ‘낚시성’ 기사를 앞다퉈 네이버 대문에 내걸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니 자극적 문구로 점철된 기사 제목을 첫화면에서 빼고, 기호에 맞는 매체를 골라 기사를 읽으라는 게 네이버의 주문이었다.

뚜껑은 열렸고, 예상은 빗나갔다. 무엇보다 뉴스 소비가 한층 불편해졌다. 예전엔 네이버 첫화면에서 제목을 보고 관심 있는 기사를 눌러 읽었는데, 이젠 매체를 고르고 한 단계 더 들어가야 제목이 뜬다. 읽는 입장에선 번거롭고 불편하다. “뉴스스탠드로 전환하면 뉴스 소비가 줄 것”이란 예측은 개편 이전부터 나왔지만, 트래픽 하락폭은 훨씬 컸다.

선정성 기사가 사라진 것도 아니었다. 애초 자극적인 제목으로 독자를 유혹하려던 매체에겐 스탠드든 캐스트든 문제될 게 없었다. 매체를 누르면 뜨는 뉴스스탠드 가판대는 온통 헐벗은 언니들이 차지했다. 황색 언론들의 몸부림은 처절하고 집요했다. 네이버조차 혀를 내두르고 두 손 들 정도였다. 일부 몰상식한 언론 때문에 뉴스스탠드는 ‘포르노스탠드’란 오명까지 얻었다.

그럼에도 예전 트래픽의 단맛을 잊지 못하는 언론사들은 여러 채널로 네이버를 압박했다. 트래픽과 돈, 두 마리 토끼를 거머쥐고 싶어했다. 언론사끼리 손 잡고 이런저런 모임을 만들어 네이버를 찔러대는 풍경도 벌어졌다. 네이버는 뉴스스탠드를 6개월 정도 운영해 본 뒤 개선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변화는 없었다. 그 첫 ‘응답’이 이번 개편안이다.

먼저, 이번 개편안의 주요 내용을 보자. 개편안은 예전 뉴스캐스트 방식 일부를 뉴스스탠드에 소환했다. ‘MY뉴스’를 설정한 이용자에겐 매체명 대신 주요 기사 제목을 곧바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MY뉴스는 이용자가 보고픈 언론사를 최대 5개까지 설정하면, 이 이용자가 네이버 첫화면에 접속했을 때 해당 언론사를 뉴스캐스트 화면에 먼저 띄워주는 기능이다. 이런 식으로 MY뉴스를 설정한 이용자에겐 언론사 로고 대신 예전처럼 기사 제목을 바로 노출해 주겠다는 것이 이번 개편안의 뼈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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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스탠드’ 예상 개편안.(자료 : 네이버)

하지만 이 조차 단편 처방일 뿐이다. 뉴스를 보려면 로그인하라는 것 자체가 이용자 친화적이지 못한 정책이다. MY뉴스 설정 비중은 여전히 턱없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MY뉴스 누적 설정자가 200만명에 이른다고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밝혔지만, 정확한 비율에 대해선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이번 개편은 결국 뉴스스탠드 개편시 네이버가 호언장담했던 MY뉴스 설정 비중을 인위적으로 높이려는 방책에 가까워 보인다.

그렇다면 이번 개편이 ‘포르노스탠드’란 뉴스스탠드의 오명을 벗길 순 있을까. 이 또한 회의적이다. 애당초 뉴스캐스트에서 뉴스스탠드로 갈아탄 전제는 ‘뉴스캐스트가 선정성 경쟁을 부추긴다’는 것이었다. 이 정책을 1년 만에 소환한다는 건 곧 선정성 경쟁을 방치하거나 외면하겠다는 뜻에 다름아니다. 물론, 가장 큰 책임이 언론사에 있는 건 분명하다. 머리를 즐겁게 해 주는 기사가 아니라 눈만 즐겁게 해 주는 기사를 도배하는 언론사는 독자가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또 하나, 모바일 서비스는 이번 개편에서도 빠졌다. 요즘 뉴스 소비는 PC웹에서 모바일로 넘어간 지 오래다. 네이버 주요 유입 경로도 2012년부터 모바일이 PC웹을 제친 것으로 알려졌다. 출퇴근길 대중교통 안에는 신문이나 잡지 대신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읽거나 만화를 보는 직장인이 그득하다. 요즘 뉴스 소비는 그렇게 이뤄진다. 최근 주요 조사기관의 미디어 사용시간 변화 자료만 봐도 한눈에 들어온다. 2009년부터 TV, 온라인, 라디오, 인쇄매체의 사용시간은 꾸준히 줄어든 반면, 모바일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3년 들어 모바일 미디어 소비량은 온라인, 즉 PC웹을 제쳤다. 네이버는 대세가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모바일 뉴스 유통망은 여전히 굳게 쥐고 있다. 네이버 모바일웹과 앱에선 모든 뉴스가 네이버 울타리 안에서만 빙빙 돈다.

뉴스 소비가 줄어든 걸 두고 네이버만 탓하려는 건 아니다. 독자가 읽고픈 기사를 만드는 책임은 오롯이 언론사에 있다. 하지만 좋은 기사를 쓴다고 해서 저절로 읽히는 건 아니다. 공들인 기사를 독자에게 잘 전달하는 ‘유통망’도 중요한 요소다. 국내에서 가장 큰 뉴스 유통망은 네이버다. 책임감 있는 유통망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 네이버 몫이다. 이는 언론사 뿐 아니라 독자에게도 도움 되는 일이다. 언제까지 ‘언론사는 콘텐츠로 승부하라’는 말로 면책할 생각인가. 그런 점에서 이번 개편은 줄곧 지적돼 온 ‘뉴스친화적이지 못한 뉴스스탠드’란 문제를 푸는 데는 한참 못 미친 모습이다. 이번 변화가 ‘호박에 줄 긋기’ 정도로 그칠 것으로 내다보는 까닭이다. 언론의 해묵은 죄는 제쳐두더라도.

이참에 언론사도 고질적인 환부에 칼을 댈 각오를 하자. 네이버에 뉴스 유통을 지나치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형적 유통구조 말이다. ‘누군들 벗어나고 싶지 않겠냐’고 하소연하는 건 공허할 뿐이다. 네이버가 뉴스 정책을 조금이라도 바꿀 조짐만 보이면 촉각을 곤두세우고 징징대는 일을 언제까지 반복할 텐가. 힘들더라도 발버둥치지 않으면 영원히 헤어날 수 없다. 콘텐츠를 가다듬고 플랫폼을 혁신해야 한다. 낡은 조직은 수술하고,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투자하자. 모바일과 소셜미디어에도 공들여 씨를 뿌려야 한다. 당장은 불모지일 지 모르나, 미래엔 풍성한 결실이 될 것임을 의심치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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