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크롬을 즐겨쓰시는가. 그렇다면 나와 같은 불만을 품고 있는 이들이 적잖을 터. 이 불만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를 공유하고자 한다. 올해 12월 바뀐 구글 크롬 ‘새 탭’ 페이지 얘기다.

12월3일. 구글이 윈도우·맥·리눅스용 ‘크롬33.0.1726.0’을 판올림한 날이다. 맙소사. 크롬이 ‘새 탭’ 페이지를 바꿔버렸다.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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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문제냐고? 문제다. 그것도 심각한 문제다. 왜인고 하니….

먼저 옛 ‘새 탭’ 페이지부터 보자. 예전 크롬 새 탭에선 두 방식의 새 탭 페이지를 제공했다. ‘자주 방문한 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페이지다. ‘자주 방문한 페이지’는 말 그대로 크롬으로 즐겨찾는 웹사이트 8곳을 썸네일 형태로 보여줬다. ‘애플리케이션’은 이용자가 크롬 웹스토어에서 설치한 웹 앱 목록을 띄워줬다. 이용자는 둘 중 즐겨쓰는 페이지를 고정해 두고 새 탭에서 곧바로 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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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탭 페이지 하단에 있는 ‘다른 기기’와 ‘최근에 닫은 탭’ 메뉴도 꽤나 유용했다. ‘다른 기기’는 지금 쓰는 PC 뿐 아니라 다른 기기의 구글 크롬에서 열어둔 웹페이지를 바로 띄울 수 있는 기능이다. 예컨대 스마트폰 구글 크롬에서 봤던 웹페이지를 노트북에서도 곧바로 띄울 수 있다. 여러 기기를 오가며 웹을 탐색할 때 쓰면 편리하다.

바뀐 ‘새 탭’ 페이지는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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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예전 ‘새 탭’의 ‘자주 방문한 페이지’가 기본 페이지로 고정되고, 그 위에 구글 검색창이 붙었다. 화면 위 오른쪽에 달린 큐빅 모양 아이콘을 누르면 구글의 주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웹 앱 목록이 뜬다. 애플리케이션 화면이 사라진 대신, 웹브라우저 북마크 바에 ‘애플리케이션’ 북마크가 생겼다.

가장 큰 문제는 크롬이 자랑하던 웹 앱으로 접근하는 단계가 하나 더 늘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크롬 웹 앱을 쓸 때 ‘새 탭을 띄워→원하는 앱을 실행’하는 식으로 2단계만 거치면 됐다. 바뀐 새 탭은 ‘새 탭을 띄워→북마크 바의 애플리케이션 북마크를 누르고→원하는 앱을 실행’해야 한다. 3단계로 늘어난 것이다. ‘겨우 한 단계 늘어난’ 거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2단계와 3단계가 주는 차이는 크다.

구글은 윈도우 ‘시작’ 단추와 비슷한 ‘크롬 앱 실행기’를 제공한다. 3단계를 거쳐 크롬 웹 앱을 띄우기 번거로운 사람은 크롬 앱 실행기를 설치하면 된다. 윈도우 실행표시줄이나 맥 바탕화면 독에서 ‘시작’ 단추 누르듯 애플리케이션 목록을 띄워 실행하면 된다. 허나 이 또한 크롬 앱 실행기란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불필요한 프로그램을 PC에 설치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에겐 영 내키지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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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탭’에 등장한 구글 검색창도 생뚱맞기는 매한가지다. 구글은 크롬 웹브라우저 주소창을 검색창으로 이용할 수 있다. 크롬에서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로 설정해뒀다면, 굳이 새 탭을 띄워 구글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 주소창에서 바로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뜨니까. 크롬 검색엔진을 네이버나 다음으로 설정한 이용자들도 구글 검색을 이용하게 하겠다는 심보인데, 아무리 그렇다 해도 이렇게 새 탭에 강제로 고정하는 건 폭력이다. 더구나 효용성도 떨어지는데. 옛 새 탭과 바뀐 새 탭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라도 해 줘야 하지 않나.

새로운 ‘새 탭’이 12월 초에 처음 등장한 건 아니다. 구글은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정식 출시되지 않은 기능을 슬쩍 적용하고 반응을 살피는 실험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9월께부터 일부 이용자는 어느 날부터인가 이 낯선 ‘새 탭’ 화면으로 바뀌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엔 구글 크롬 설정을 살짝 만져서 이 기능을 끌 수 있었다. 크롬 주소창에 ‘chrome://flags’를 입력해 실험실 기능 설정 페이지를 띄운 다음, ‘순간검색 확장 API 사용’(Enable Instant Extended API) 옵션을 ‘사용 안 함’(Disable)으로 설정하면 예전 새 탭 메뉴를 계속 이용할 수 있었다. 당시에도 ‘새 탭’ 실험 대상이 된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예전 ‘새 탭’으로 되돌릴 수 있는 팁이 외신 기사로 뜨기도 했다. 그런데 이 실험실 설정 메뉴가 12월3일 판올림된 크롬33.0.1726.0부터는 사라졌다. 이용자들은 꼼짝없이 크롬이 제공하는 ‘새 탭’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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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과민반응을 보인다고? 구글에서 ‘bring back chrome new tab’을 검색해 보라. 지구촌 곳곳에서 토해낸 크롬 ‘새 탭’에 대한 볼멘소리들이 주르륵 쏟아진다. 크롬 판올림 소식을 전한 구글 크롬 블로그에도 똑같은 불만을 제기하는 댓글이 여럿 달려 있다. 크롬이 판올림한 지 나흘 만인 12월7일에는 구글 코드 웹사이트 크로미움 페이지에 ‘예전 새 탭을 돌려달라’는 이슈가 등록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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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은 간단하다. 구글이 ‘새 탭’에서 예전처럼 애플리케이션 목록이나 자주 방문한 페이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해 주면 된다. 하지만 실험실 기능 설정 페이지에서 관련 옵션이 사라진 지금은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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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용자’께서 방법을 찾아냈다. 크롬 웹스토어에서 ‘새 탭 전환’(New Tab Redirect!)이란 앱을 설치하고, 옵션에서 전환될(리다이렉트) 주소를 ‘chrome-internal://newtab’으로 지정해 주면 된단다. 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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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돌아 우리는 익숙했던 예전 크롬 ‘새 탭’으로 돌아왔다. 지금도 새로운 크롬 ‘새 탭’ 앞에서 당황하거나 짜증내고 계신가? 얼른 돌아오시라. :)

Comments

  1. 허…… 그런거였군요 아이콘은 어디가고 최근 들어간 사이트만 남았나 했떠니..ㅠㅠ

    1. 나쁜 구글 녀석이 크롬을 다시 판올림하며 ‘chrome-internal://’ 스키마를 제거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저 방법으로도 예전 새 탭을 돌릴 순 없습니다. 다만 리다이렉트 주소를 ‘chrome://apps’로 하면 새 탭 기본값으로 앱 목록 탭을 열 수 있습니다. 단, 하단 ‘자주 방문한 페이지’나 ‘다른 기기’ 메뉴는 쓸 수 없고요. 도움이 되시길~

      1.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ㅠ 다시 되돌릴 방법 없을까요? 저는 어제부터 그렇게 설정되어버렸어요ㅠ

      2. 현재로선 ‘chrome://apps’로 리다이렉트 주소를 넣어 앱 목록 탭을 쓰는 도리밖에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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