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 곰즈게임스튜디오 대표와 프레드릭 페드로 폼스튜디오 대표는 이매진컵에서 두 번 만났다. 둘은 4년 전인 2008년 프랑스에서 열린 이매진컵에서 각각 한국과 프랑스팀 선수로 마주쳤다. 김동훈 대표는 곰즈(GOMZ)팀 리더였고, 페드로는 에코씽크(ECOthink)팀으로 프랑스 예선을 거쳐 게임개발 본선에 진출해 있었다. 당시 곰즈팀은 환경 정화를 소재로 한 3D 액션게임 ‘클린업’으로 게임개발 부문에서 3위에 올랐다. ‘에콜로지컬 타이쿤’이란 타이쿤 장르 게임으로 도전했던 에코씽크팀은 4위로 만족해야 했다.

그로부터 4년 뒤, 둘은 거짓말처럼 이매진컵에서 다시 만났다. 이번엔 호주 시드니에서다. 둘 다 선수가 아닌 멘토로, 벤처기업 대표로.

“2008년 당시 저는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에 참여하며 삼성전자 입사가 확정돼 있었어요. 그래도 이매진컵에서 1등 해서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본사에 입사하는 게 당시 목표였습니다. 스스로 실력을 입증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요. 아쉽게 3등에 그쳤지만요.”

김동훈 대표는 2008년 이매진컵이 끝난 뒤 삼성전자에 입사해 일하다,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인 벤처 도전에 나섰다. 곰즈게임스튜디오 설립을 앞두고, 게임디자인 부문 한국대표 가온누리팀 멘토로 올해 다시 이매진컵 행사장을 밟았다.

“2008년 대회에서 곰즈팀이 내놓은 ‘클린업’ 게임을 보았던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곰즈팀 게임은 당시 매우 수준이 높았습니다. 매우 인상깊었어요. 곰즈팀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 못해’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당시 우리 팀 게임은 경연 기간동안 8번이나 오류가 났습니다. 그때그때 고치느라 혼났어요, 하하.”

페드로 대표는 2008년 이매진컵에서 4위에 그쳤지만, 그 뒤로도 여러 번 이매진컵 행사장을 찾았다. 지난해 뉴욕 대회에선 프랑스 기콜로직(Geekologic)팀 멘토로 ‘브레이너지’(Brainergy)란 환경 관련 게임으로 게임디자인 부문에 도전했고, 올해엔 프랑스 스위프트티어(Swifttear)와 에코지아(Ecosia) 두 팀 모두에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2008년 당시 계획은 이매진컵 끝나고 1년 안에 회사를 설립하고 게임을 정식 출시하는 것이었는데, 예정대로 되지 못했어요. 그래서 MMORPG 게임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경험을 쌓은 뒤, 2010년 4월 지금의 폼스튜디오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두 대표에게 ‘선수’로서의 이매진컵과 ‘멘토’이자 CEO로서 바라보는 이매진컵은 어떻게 다를까. “예전까지는 학생들을 위한 경진대회란 느낌이 강했어요. 올해부터는 경진대회 이후를 염두에 둔 인식을 키워가는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창업이나 수익모델 등을 부쩍 강조하는 분위기예요. 특히 외국 친구들 보면 ‘포스트 이매진컵’에 대한 구체적 목표를 잡고, 이곳에서도 자신에게 필요한 비즈니스 관계자를 만나는 모습이 눈에 띄더군요.”(김동훈 대표)

“해마다 이매진컵 수준이 쑥쑥 올라가고 있는 걸 느껴요. 2008년과 비교하면 경쟁 분야도 다양해지고 학생들 수준이나 숙련도도 높아졌어요. 멘토 수준도 그만큼 높아졌고요. 지난해 뉴욕 이매진컵에서 2위를 한 팀의 멘토는 디즈니 분이었어요. 프랑스만 봐도 그렇습니다. 제가 선수로 출전했던 2008년까진 이매진컵 행사 자체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분위기였어요. 지금은 메이저 이벤트로 당당히 대접받고, 인디게임 페스티벌(IGF) 같은 유명 게임관련 경진대회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을 정도니까요.”(프레드릭 페드로 대표)

이매진컵 덕분에 인생 물길이 바뀐 만큼, 두 대표에게도 이 대회가 갖는 의미는 남다른 눈치다. “제겐 이매진컵에 참여하는 게 일종의 향수예요. 비즈니스상 중요한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자산이고요. 가장 중요한 건 제가 가진 경험이나 노하우를 공유하고프기 때문이에요. 평소 프로그래밍에만 빠져 있다가 이매진컵 와서 생각을 환기하는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프레드릭 페드로 대표)

“저요? 진정한 멘토가 되고 싶으니까요. 이매진컵에 멘토로 참여하는 건 제 두 번째 직업입니다, 하하.”(김동훈 대표)

김동훈 대표는 올해 앱센터운동본부와 서울스페이스가 공동 진행하는 스타트업 활성화 프로그램 ‘K스타트업’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곧 정식 법인을 띄우고 새 게임도 선보일 예정이다.

프레드릭 페드로 대표는 2010년 폼스튜디오를 설립한 뒤 지난해 ‘아스타 라 무에르테’(Hasta la Muerte)란 게임을 윈도우폰과 X박스 라이브용으로 선보였다. 올해 6월에는 아이폰·아이패드용 게임으로 애플 앱스토어에도 등록됐다.

“게임 이름은 번역하자면 ‘죽을 때까지’란 뜻인데요. 제목은 섬찟할 지 몰라도, 실제 게임은 아름답고 환상적인 내용을 담았어요. 그래픽도, 조작법도 독특하고 참신합니다. 참, 일주일만 기다려보세요. 한국어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에요.”

▲김동훈 곰즈게임스튜디오 대표(왼쪽)와 프레드릭 페드로 폼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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