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 번쯤 해 봤을 게다. 자녀 PC나 휴대폰을 슬며시 뒤져보는 일 말이다. 내 자녀는 PC에서 뭘 보고, 어떤 웹사이트를 돌아다니고 있을까. 혹시 은밀한 성년의 세상을 흘낏흘낏 엿보고 있지는 않을까. 머릿속엔 ‘아이들의 사생활을 존중하라’는 이성이 힘겹게 외치지만, 부모로서 타고난 걱정과 불안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물론, 이런 행동이 소용없는 짓임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부모의 도덕적 의무감을 가볍게 뛰어넘는 컴퓨터 실력을 갖춘 아이들을 어찌 당하랴.

마이크로소프트가 오지랖이 넓은 걸까. 이런 부모들을 위한 ‘안전핀’을 강화할 모양이다. 앞으로 나올 운영체제 ‘윈도우8′에서 말이다.

6월 첫쨋주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윈도우8 릴리즈 프리뷰(출시 맛보기판)’ 소식을 살펴보자. MS 윈도우8 블로그는 윈도우8 릴리즈 프리뷰에 들어갈 ‘패밀리 세이프티’ 기능을 5월14일 소개했다. 내 아이가 PC로 온라인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부모가 들여다볼 수 있는 기능이다.

패밀리 세이프티는 MS 윈도우 라이브로 먼저 선보인 서비스다. 윈도우7에서도 ‘자녀보호 설정’이란 이름으로 비슷한 기능을 제공했다. 윈도우8에 들어갈 ‘패밀리 세이프티’ 기능은 PC나 윈도우를 잘 모르는 부모도 어렵잖게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자녀를 위한 별도의 계정(아이디)를 만들면서 체크 박스를 눌러 패밀리 세이프티 기능을 활성화하면 된다.

이제 윈도우8은 이 계정으로 접속한 자녀가 PC로 어딜 돌아다니는지 기록해뒀다, 부모가 미리 지정해둔 e메일 주소로 보고서를 보내준다. 보고서엔 자녀가 매일 몇 시간동안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냈는지, 웹에서 뭘 검색했고 어딜 문턱이 닳도록 방문했는지 기록돼 있다. 아이들이 즐겨 이용하는 게임 목록도 부모에게 일러바친다.

부모가 취할 ‘조치’는 뭘까. 쉽게는 자녀의 PC 이용 시간을 부모가 제어할 수 있겠다. 특정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거나, 자녀 나이에 맞지 않는 게임을 즐기지 못하게 막을 수도 있다. 게임에 대한 선험적 거부감이 강한 학부모들에게 특히 ‘먹히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따져볼 일이다. 이런 종류의 기능들이 이름대로 험악한 e세상으로부터 가족을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을까. 이런 감시를 뛰어넘는 기술적 조치를 찾기란 어렵잖다. ‘구글링’ 정도는 초등학생도 다 하잖는가. 오히려 부모의 지나친 ‘간섭’으로 받아들인 자녀와 감정의 골만 깊어지는 경우가 더 잦지 않을까. 부모에겐 심리적 안정제로, 제조사엔 도덕적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는 줄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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