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깨나 만든다는 그래픽 아티스타나 개발자라면 이 색다른 행사에 눈을 돌려봐도 좋겠다. ‘리버레이티드 픽셀컵‘은 게임 개발 경진대회지만, 흔히 보는 대회와는 성격이나 취지가 다르다. 뛰어난 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가 참여해 승리를 거머쥔 게임이라면 대개 적잖은 몸값을 매겨 시장에 나오게 마련이다. 리버레이티드 픽셀컵에서 공개될 게임은 다르다. 이른바 ‘능력자’들이 참여해 만든 게임이지만, 누구나 무료로 즐기고 소스코드를 가져다 자유롭게 변형해 더 나은 게임으로 만들어도 된다.

이번 대회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와 오픈게임아트자유소프트웨어재단이 공동 주최한다. 대회는 두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게임에 들어가는 그래픽을 제작하는 부문과, 이를 바탕으로 실제 게임 프로그래밍을 하는 부문이다.

그래픽 예제가 재미있다. 마치 16비트 고전 게임 화면을 보는 듯하다. 다소 거칠고 조잡해보이는 이같은 그래픽 방식을 콘셉트로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게임 장르에 관계없이 다양한 게임들을 협업으로 손쉽게 만들도록 한 조치다.

여럿이 협업으로 게임을 만드는 만큼, 진행 방식도 독특하다. 본격적인 그래픽 제작에 앞서, 주최측은 통일된 그래픽 작업을 위한 전제조건인 스타일 가이드를 만들게 된다. 이를 위해 일부 아티스트들이 미리 참여해 기본 스타일 가이드를 준비한 상태다.

제작 가이드가 정해지면, 그에 따라 아티스트들이 본격 그래픽 작업을 진행한다. 완성된 작업물은 오픈게임아트 홈페이지에 올린다. 이렇게 올라온 작품들은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용‘의 CCL3.0 조건과 GPLv3 라이선스를 적용해 모두에게 공개된다. 이 개별 작품들은 게임 그래픽을 위한 질료가 된다. 참가자들은 팀 또는 개인 단위로 이들을 뒤섞고 조합해 6월말까지 게임 그래픽을 완성하면 된다. 물론, 그래픽 제작에 포함되는 이미지나 오디오는 모두 저작권에 저촉되지 않는 공개된 형식을 써야 한다.

Liberated Pixel Cup example outdoor artwork. Lanea Zimmerman. CC BY-SA 3.0

대회에 올라온 최종 그래픽 후보들을 토대로 7월 한 달 동안 게임 제작이 진행된다. 개발된 코드들은 모두 소스코드를 공개해야 하며, 개방형 플랫폼에서 제대로 돌아가도록 제작돼야 한다. 게임을 돌리기 위해 특정 플랫폼이나 기술이 필요하다면, 심사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주최측이 “확실히 해두자면 플래시나 실버라이트, XNA, 유니티, 윈도우, 맥OS, iOS, 오라클 JVM 등은 허용할 수 없다”라고 조건을 못박은 이유도 이와 같다.

스타일 가이드 제작에 참여한 아티스트나 최종 우승팀엔 상금도 수여된다. 상금은 대회의 취지를 지지하는 자발적 후원자들의 기부금으로 마련된다.

리버레이티드 픽셀컵은 개발자와 아티스트가 더불어 참여하는 대회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스스로 참여하고, 무료로 즐기고, 자유롭게 재창조하는 ‘자유 문화’의 정신을 담은 점에서 뜻깊은 행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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