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내 집을 꼭 마련하자.’

서민이라면 이런 새해 결심 새겨놓고 어찌 가슴 한켠이 뻐근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집을 얻는 일은 그리 녹록한 여정이 아니다. 예산을 맞추느라 머리는 복잡해지는데다, 따져볼 요건도 산더미다. 교통은 불편하지 않나, 교육 환경은 어떤가, 빛은 골고루 따숩게 들어올까. 집 앞에선 누구나 깐깐하고 꼼꼼해진다. 한 번 구하면 족히 1~2년은 살아야 하는 보금자리 아닌가. 꼭 내 집을 사지 않더라도, 보금자리를 찾는 모든 이들의 공통된 숙제다.

“지금까진 부동산 전문 정보 서비스들이 인터넷으로 매물 정보를 올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매물 위치가 공개되지 않았고, 허위 매물도 더러 있었죠. 네이버에선 담당자가 일일이 허위 여부를 확인하고 아파트 동 단위까지 알려주는 확인매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지난해부터 이를 모바일로 보고 싶다는 요구들이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네이버 부동산’ 응용프로그램(앱)이 나온 배경이다. 네이버 부동산은 스마트폰으로 각종 매물정보와 주변 정보, 시세나 교통정보 등을 확인하게 돕는 앱이다. 이름만으론 딱히 새로울 게 없어보이는데, 뭐가 다를까. 연성훈 NHN 부동산팀장은 간단해보이는 앱 속에 들어간 기술과 기능을 눈여겨 봐 달라고 당부했다.

“모바일 앱의 핵심은 현장감입니다. 우리는 지도 위에 실제 매물 정보를 뿌려줍니다. 이건 단순히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하느냐의 문제가 아니에요. 신뢰도 높은 정보를 현장감 있게 보여주는 게 핵심이죠.”

부동산팀은 ‘증강현실’(AR) 기술에 주목했다. 네이버 부동산 앱은 지도 위에 매물 정보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직접 건물을 비춰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용자가 대개 낯선 지역으로 매물을 보러 가는 경우가 잦다는 점에 착안해, 지도로 확인하기 어려운 지형이나 건물 위치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직접 비춰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건물 안에서 카메라를 비추면 더 흥미로운 정보가 펼쳐진다. 해당 건물에서 하루에 해가 어디서 떠서 어떻게 지는지 궤적을 보여주는 일조량 정보가 카메라 화면 위에 뜬다. 현재 위치를 중심으로 태양 위치 정보를 직접 계산해 데이터베이스화해 넣었다고 한다. AR 기술을 맛보기 식으로 접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정보를 소화하는 데 유용한 핵심 기술로 녹여낸 점에서 눈길을 끈다.

복잡한 기술을 구겨넣다보면 자칫 앱이 무거워지지는 않을까. “일조 정보를 표현할 때는 게임 개발에 많이 쓰이는 오픈GL을 사용해 속도와 안정성을 높였습니다. 나침반 정보도 중요도에 따라 업데이트 주기를 다르게 설정했어요. AR이 적용된 곳에선 해당 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업데이트 주기를 짧게 주고, 실시간 정보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메뉴에선 주기를 길게 설정하는 식이죠. 이렇게 이용자가 앱을 쓰면서도 버벅거리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했습니다.”

배터리 소모량에도 신경썼다. “AR이 적용된 메뉴에선 화면 이동에 따라 연산 작업이 늘어나게 마련입니다. 그러면 버벅거림도 심해지고 배터리 소모량도 많아지죠. 그래서 단지와 중개업소 정보는 3D처럼 보이지만 2D로 동작하게 만들었고, 화면 프레임 갱신 주기와 기기 정보 업데이트 주기를 반복해 튜닝하는 작업을 거쳐 최적의 동작 지점을 찾아냈어요.”

세심한 기능들도 신경써서 다듬었다. 내 위치를 중심으로 카메라를 좌우로 비출 때마다 화살표로 방향을 실시간 표시해주거나, 카메라를 켜고 이동하면 화면 속 거리도 실시간 바뀌는 식이다. 한 아파트 단지에 여러 개의 매물 정보가 등록돼 있을 땐 이를 그룹화해 보여준다. “PC웹에서처럼 미리 그룹화해둔 정보를 뿌려주는 게 아니라, 앱에서 실시간 계산해 그룹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연성훈 팀장은 설명했다.

지난해 11월21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첫선을 보인 네이버 부동산 앱은 출시 2주 만에 무료 앱 16위까지 올라갔다. ‘경제’ 부문에선 출시 초반 톱을 거머쥐기도 했다. 집을 사고 팔거나 구하는 사람이나 쓸 법한 특수한 앱이란 점을 감안하면, 꽤나 괜찮은 성적이다.

네이버 부동산 앱은 올해 3월께 안드로이드용 앱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아파트 단지 정보도 동 번호와 함께 층 수까지 알려주는 식으로 보다 정교해진다.

▲네이버 부동산서비스개발팀. 김태영과장, 윤기영 대리, 성현탁 팀장, 박준하 과장, 한지훈 수석, 송태화 사원(왼쪽부터)

▲연성훈 네이버 부동산팀 팀장

▲증강현실 기술로 구현한 단지 정보. 한 단지 내 여러 매물이 있으면 실시간 그룹화해 보여준다.

▲카메라를 비추면 현재 건물의 날짜별 일조량 정보를 화면에 띄워 보여준다.

▲가까운 중개업소명과 거리를 카메라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업소명을 누르면 상세 정보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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